10여 년전 집사람과 종로에서 데이트중,
연애한지 이제 보름된 아내가
사진 배우고 싶다는 저의 말에 그자리에서 바로 구매 선물해준
당시 구매가 200만원 상당의 필름카메라,이름하여 니콘 F-90x.
많이 사진도 찍지 못하고
여러가지 이유로 반값에 카메라 점에 판매했다가
어제 다시 10여년만에 신품을 똑같은 모델로 구매했습니다.
옛 애인을 맞은듯 두근거리는 설레임.
똑딱이 디카도 1000만 화소가 넘는 시대에 밀려
풀옵션으로 구매해도 그 당시 가격에
10분의 1~2값 이면 살수 있는 황당한? 메리트까지......
아무것도 없던 정말 무 일푼에 직장도 없던 그때
아무말 없이 그자리에서 카메라를 사준 지금의 아내......
그 카메라의 덕인지? 3개월 만에 결혼하고
딸랑 500만원의 월세에서 시작했던 신혼에서
결혼 10주년이 지난지금 아내에게 충성하며 잘 살고 있답니다^^
지금도 합당한? 이유를 논리적으로 제시하면
아내는 비싼 자전거라도 잘 사줍니다^^.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준 게 있는데
정말 디카에서 찾기 어려운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더군요.
뭐랄까요.. 일견 시원하게 보이는 골프장을 만들기 위해
깡그리 밀어버리기 전의 자연 그대로의 야산을 보는 듯한
그런 기분이 들더군요.
마나님의 내조가 보통이 아니십니다.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