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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아쉽습니다.

onbike2009.04.26 01:17조회 수 1013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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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들어 놓은 정치 시스템이라는 게 참 불완전해서요...

서로 이해관계도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다 다르니...

어차피 모든 사람의 이익에 봉사하고 모든 사람의 생각에 다 들어맞는 대통령이 나올 수는

없으니 그냥 자신의 이익을 대변해줄 것 같고 자신과 생각이 통할 것 같은 대통령하고

각자 나라를 맹글어서 살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은 불가능할까요?

그래서 박정희를 숭상하는 분들은 박정희가 맹글어갈 나라, 박정희식 시스템 속에서 살고

노무현을 싫어하는 분들은 노무현 식의 지향과 이상을 향해 나아갈 나라에는 절대로

살지 말고....

그랬으면 참 합리적일 텐데요....

왜 이리도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못할 사람들이

억지 춘향으로 화합하고 용서하고 살아야 하는지..

왜 이리도 판이하게 다른 세계관과 판이하게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설득하려고 힘겨운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한분은 한 전직 대통령이 너무너무 싫다고 선언하셨습니다. 다른 한분은 또다른 한 전직 대통령이 너무너무 존경스럽다고 쓰셨습니다. 힘있는 문체나 제시하신 진위르 알 수 없는 에피소드들에도 불구하고 두 분의 주장은 개인적인 호불호의 표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습니다.

누구든 어떤 대상을 좋아하고 싫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걸 표명할 수도 있지요. 물론 아무도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불쑥 온갖 핏대를 올리면서 나 그분이 좋다 난 그넘이 너무 싫다 고래고래 소리질러 대기 시작하면 좀 쌩뚱맞아 보이긴 하겠지만 어쩌겠습니까? 또 뭐 다른 분들은 이 두 분의 개인적 선호와 반대되는 선호를 갖고 있을 수 있겠습니다.

그게 뭐 대수겠습니까? 그냥 개인적인 호불호의 감정일 뿐인데요.

제가 걱정스러운 것은, 그 개인적 호감이나 배척감이 숫자가 많아지고 누적되면 그때는 대수롭지 않은 선호가 아니라 하나의 거역할 수 없는 시스템이 되어 우리에게 다가온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박정희에 대해 개인적 호감이나 반감을 가질 수 있고 노무현에 대해 개인적 호감이나 반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만, 그것이 장차 (그렇지요, 지나간 정권들이 이제와서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또한 번 박정희 스러운 정권을 혹은 노무현 스러운 정권을 탄생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할 것입니다.

우리는 개인적으로 한 개인에게 호감과 악감을 가질 수 있지만, 결국 그것은 우리의 삶을 규정하고 옥죄는 정책의 형태로 되돌아올 것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제발 좀 진정들 하시고, 앞서간 대통령 개인의 아우라나 카리스마가 아니라 그들이 자기 사람들과 더불어 집권하고 있는 동안 이 나라 사람들을 대상으로 펼쳤던 정책의 성격에 주목하고 연구해주시기 당부드립니다.

박정희 정권이 추구했던 정책적 가치, 노무현 정권이 추구했던 정책적 가치에 대해 숙고해보시기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그들이 이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무엇을 했고 하려고 했는지, 그들이 이나라의 경제를 위해 무엇을 했고 하지 않았는지, 그들이 이 나라의 약자들을 위해 무엇을 했고 어떤 배려를 배풀었는지.... 그것을 도외시한 채 그들에 대한 개인적 호불호에 매몰되어 여론몰이는 하다보면, 우리는 마치 1년 전 어느날 처럼 우리가 꿈에도 원치 않았던 그런 경제체제, 그런 민주주의, 그런 분배구조 속에 내던져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지도자를 평가하는 것은 국민 개개인의 자유입니다만, 스마트하게 평가하는 국민만이 장차 더 나은 지도자를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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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멋진 글입니다. 지도자의 수준은 딱 그를 뽑은 국민들의 수준을 절대로 넘어서지 않습니다. 그리고, 언론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딱 그 수준에 맞춰서 언론도 존재합니다. 국민의 의식수준이 높은곳엔, 조작언론이 설 땅이 없습니다. 지금의 메이저 언론이라는 곳들이 국민으로부터 외면받아 모두 망하게 되는날, 우리나라의 선진국 진입은 실현될 것입니다.
  • 아래 논란에 동참할까 하다가 온바이크님 글 보고 자전거 타러 나갑니당~ ^^ 잘 지내시죠? 조만간 접선을~~
  • 그런 나라를 세우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나라도 가정과 비슷하지 않겠습니까..
    가정내에서도 다툼은 있을 수 있지만, 해결방식이 문제겠죠.
    아무리 관계가 좋거나, 나쁜 관계라도 "폭력"을 사용하면 좋지 않겠죠.
    한 일방이 상대방에게 경제적 주도권을 이유로 "침묵"이나 "복종"을 강요한다면
    비록 경제적으로는 윤택하다 할지라도 정신적으로는 고통이 있겠죠.

    지도자와 국민의 의식 수준의 관계는 정치지도들의 자기합리화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지도력이라고 하면 우습겠지만
    공신력 있는 분들의 이런 글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과거와 현재의 우리나라 정치는 후세 사람들이 잘 평가하겠죠.
    많은 분들이 조금만 목청을 낮추시고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필요한 때입니다.

    원색적인 비방을 한다면
    그 정치꾼들과 다른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차분한 온바님의 글 잘 읽고 갑니다.
  • 많은 공감이 가며 내공이 깊은 글 잘 보고갑니다.....ㅎㅎ
  • 온바님~~ 시원하네요...나도 조만간 접선을...ㅋㅋㅋ

    나도 자전거 타러 휘리릭..... 아~~ 추운데...
  • 자전거 타고 와서 읽어봅니다. 마음에 와닿는 참 좋은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 거듭 거듭 말씀드리지만 대통령이라도 민주화, 탈 권위 이런 수식어를 아무리 같다 붙여도 뇌물 받았으면 탐관오리고, 삥 뜯었으면 깡패고, 형님, 마누라, 아들, 조카, 그의 심복들이 삥뜯었으면 조직적인 범죄꾼들입니다. 죄를 지으면 벌을 받아야 하고, 특히 특권층서 삥바리로 개인 치부를 한 것은 용서 받을 수가 없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현재 펄펄 살아있습니다.

    30년 전 죽은 박통을 부활시켜 살아있는 사람과 호볼호, 정책적 가치 판단으로 한데 묶어 스마트하게 평가하자는 결론을 순수하게 받아 들이고 싶지만... 왠지 산사람과 죽은 사람을 섞어 유령선을 만드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외 밭에서 신발끈 고쳐 매지 말라는 속담이 생각나기도 하고요.
    온바님의 인격을 보건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요...
    -----------------

    제가 먼저 글을 올려 온바님에게 미안한 마음입니다.
    온바님이 모니터링 하는 줄 알았으면 정치적인 글은 접었어야 하는 후회도 듭니다. 단순히 너무 일방적인 편견이 게시판에 흐르고 있어 그렇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언제 시간이 되면 그냥 소주나 한잔합시다. 개뿔도 아닌 정치이야기에 각을 세우는 제가 참 거시기합니다. 그럼에도 자판을 두들겨야 하는... 인간 수양이 덜된 넘이라고 너그러히 봐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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