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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 바이러스올시다.ㅎㅎ

靑竹2009.05.06 20:22조회 수 1394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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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의 마지막 수확물들. 가시가 좀 있긴 하지만 "가시를 피해 혀를 기막히게 놀려 잎사귀만 따 먹는 기린을 상상하십시오"라는 갑장의 조언이 아니어도 맛있게 잘만 먹었다.ㅋㅋ


약수터에 배낭을 놓고 내려오는 통에
초입부터 다시 업힐, 죽어라 페달을 밟느라 초죽음이 되질 않나,
꽤 쌀쌀한 날씨에 라이딩하다 장갑을 어디다 벗어놓은 것도 모르고 집을 향하다
맨손으로 전해져 오는 금속 브레이크 레버의 차디찬 촉감에도
전혀 깨닫지 못하고는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엇따, 오늘따라 왜 이렇게 손이 시린 거야?"

하지만 마누라는 이내 사태를 눈치챈다.

"아니? 장갑은 어쩌시고?"

"옴마야! 그러고 보니 장갑이..이런이런!"

"저냥반이 늘 그렇지. 하여간 집 찾아서 오시는 것만으로도 신통한 거유."


주위 사람들에게 이러한 증상이 가벼운(강조)건망증의 일종이라고
누누이 설명을 하지만 생각처럼 잘 먹혀들지 않을 뿐더러
치매 증상이 거의 확실한 것 같다며 다수결을 무기삼아
나로선 상당히 억울한 진단을 내리곤 한다.

그런데 같이 자주 다니다 보니
이 증상이 동행에게 옮아간 것 같다.
집에 오면 휴대폰을 두고 가시질 않나,
차의 후미등을 켜 놓은 채로 지방 출장을 가시질 않나,
열쇠를 차안에 두고 차문을 잠그시질 않나,
휴대폰을 산에 두고 왔다며 같이 찾을 겸해서 라이딩을 가자시질 않나.
이냥반의 최근의 맹활약은 마치 나의 증상이 차도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였으니...

그런데 요즘 새로 알게 된 싱글코스를 타기 위해
흥복산을 거의 다 올라갔는데
이냥반이 고글을 산아래 어딘가에 벗어두고 오르신 바람에
둘이서 오르던 길을 되밞아 다시 내려갈 수밖에 없었는데
결국 중간에 찔레순을 맛보기 위해 임도 도랑을 건너
잠시 入山(?)했던 장소에 떨어진 고글을 찾을 수 있었다.

두 번째 업힐을 하면서 심각한 대화가 이어졌다.

"갑장께선 원래 이런 증상이 있으셨던가요?"

"아닙니다. 아무래도 청죽님으로부터 옮은 것 같습니다.
책임을 단단히 지십시오. 흐흐"

"그런데 요즘 갑장님을 뵈니 제 증상보다 훨씬 심각하신 것 같은데
혹시 다른 증상이거나 제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부터 옮으신 것 아닙니까?"

"발뺌할 생각 마세요. 이 치매바이러스가 제게서 변종 바이러스로
업그레이드 되어서 그렇지 감염 경로는 청죽님이 맞습니다."


그의 주장에 좀 억울한 면도 없지는 않았지만
예전에 내가 깜빡 잊은 물건들을 워낙 여러 번 찾아 주신
고마운 일들이 떠올라 별반 대꾸도 못했다.

덕분에 산을 두 번 올랐는데  별로 나쁘지 않았다.
꽤 짙어진 활엽수의 무성한 잎을 뚫고 그늘진 지면까지 내려오는
요 며칠 한낮의 열기는 꼭  한여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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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
  • ㅋㅋ 저도 요즘 심각합니다.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증세가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서요.
    그래서, 징코맥스 골드라는 은행잎 추출 재료로 만든 약(?)을 먹고 있는데, 아직 효험은 그리 모르겠네요. 그래도 약 이름 외우는 거 보면 좀 괜찮은 거 같기도 하고요. ^^
  • 우와~ 군대있을때 따서리 초장 찍어먹던 생각이 뭉게뭉게 떠오릅니다.
    정비반 준위가 근무서던 뒷동산에서 팔뚝만한 더덕을 발굴(?)했던게 너무나 배아프던 기억도...T.T
  • 금방 밥먹었는데 갑자기 또 밥생각이......ㅠㅠ; 이건 뭥미....
  • 靑竹글쓴이
    2009.5.6 21:43 댓글추천 0비추천 0
    저야 어려서부터 늘 이모양이니 새로울 것은 없습니다.ㅎㅎㅎ
    은행잎 추출물은 혈액순환에 탁효라는 이야길 들었습니다. s5454s님^^

    산골짜기에 난 도로를 천천히 차로 달리면서 후각이 아주 예민한 분은
    더덕향이 난다며 킁킁거리더군요. 믿을 수가 있어야죠.ㅋㅋㅋ soulgunner님^^
  • 靑竹글쓴이
    2009.5.6 21:44 댓글추천 0비추천 0
    쌀집잔차님, 밥 한 공기 더 드십시오.
    사진으로 뵈니 지나치게 야위신 체격 같더군요.ㅎㅎㅎ

    =3=33=3333
  • 잔차를 타지않았으면 난지금 치매 병동 ? ㅎㅎㅎ 맞있어요 ? ^^*
  • 저 푸르스릅한 야채(약초?)가 두릅인것 같은데 아닌가요??

    어머니는 저거 아주 몸에 좋다고 야단이신데 ㅎㅎ
  • 흥~ 뭐 까시들도 있고.... 초장도 안 보이고....
    별로 맛 없어 보여요~ *ㅠ* ← 그러면서 군침은 왜 흘려?
    제가 사는 곳 근처의 고속도로 진입로 수풀 우거진 곳에선 봄철에 더덕향을 맡을 수 있어요.
    근데 그 수풀 너머에 공장시설이 있던데, 그 더덕향 같은 것이 공장에서 나오는 케미컬 냄새인지도....
    이거이 한국에서 맡아 본 그 더덕향과 같은 것인지, 이 동네 특유의 공장 냄새인지도 이젠 헛갈려요.
  • 함께(?)하는 갑장이 있으셔서 좋겠습니다.
    아침 나절이 즐거울 것 같습니다.

    너는 오늘 모처럼 가곡리임도 갑니다.
  • 그래도 찾으셔서 다행입니다.
    라이딩 하다 중간에 쉬게 되면 절대 헬멧 안벗습니다.
    그리고 배낭도 특별한 경우 아니면 메고 있습니다.
    식사라도 할 시간이면 헬멧 속에 두건을 맨 아래 그리고 장갑을 그 위에하고 고글을 넣어서
    한 몫에 보관을 합니다.
    경상도 말로 "단디" 챙기는 거죠.

    그래도 지난주 남해에 다녀 오면서 고글을 어딘가 분실을 했네요.
    라이딩 할땐 나름대로 규칙을 정해서 그나마 다행인데 차량으로 이동하다 보니 어디에
    흘렸는지 도대체 기억도 없고...

    뭐 딴거 있겠습니까?
    돈이 죽어 나죠..ㅎ~
  • 저도 여러번 건망증이 있었어요...지금도 있는지는 모르지만 반포 벤취에 배낭을 두고
    열심히 달렸는데 응봉동까지 갔는디 역쉬 등이 시원하다 했더니 배낭이...불나게 달려
    지갑도 들어있는 배낭 겨우 찾고...남산 정상에 헬멧 두고와서는 신나게 다운하고 이태원
    들어섰는데 역시 머리가 시원하다 했더니 헬멧을 꺼꾸로 거슬러 올라가느라 힘들었어요.
    매번 이런식의 건망증이 생기다 보니 종착지가 아니면 헬멧이든 배낭이든 몸에 걸려있는
    것들은 절대 내려놓지 않습니다. 이제 이게 습관이 되서리 힘든건 모르겠어요...
    물건을 내려 놓는순간 건망증이 생길지 모르겠네요...^^
  •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아~~치매엔 호두가 좋다고 합니다..하루 한알정도?..
    견과류가 좋데요...어디선가 들은 것 같은데 ..^^;;

    제 생각엔 아마도 격한(?) 라이딩 후에 오는 휴유증이 아닐까 생각 되는데요..
    뇌는 온통 근육정리(?)....에 신경쓰느라 그런 것이 아닐런지...
  • 청죽님....
    어깨위에 있는 무엇인가가 점점 장식품이 되가시는 듯 합니다....

    후다닥...
    =================33333333333333333333
  • 저걸 안주로 막걸리 한잔이면 캬~...

    자연산 두릅과 더덕같이 생긴 잔대...
    어릴때 고향산천에 저런게 지천으로 널려서 손도 안대었는데...
    요즘도 시골에는 노인양반들 밖에 살질 않아서 역시 마찬가지더라는...

    정말 맛있어 보입니다... 꿀커억~...
  • 靑竹글쓴이
    2009.5.7 17:54 댓글추천 0비추천 0
    이거 아무래도 내년부터는 수확을 대폭 늘려서
    왈바 회원 여러분께 나누어드려야겠습니다.^^
    (올리브님께 보내드리자면 다 시들어버릴 텐데..)
  • 두릅....저희 가족도 정말 좋아합니다....아들녀석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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