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침침해... 차선을 이리저리 왕복하는 내 꼬라지가 가족태우고 사고 날까 싶어...
십 수어만원을 들여 맞춤안경 해주고 운전대를 내게 맡기고
잠들어버린 와이프 기대 저버릴까봐
조심해서 운전하고 다니느라 내눈은 더 충혈됩니다.
안경은 사물을 더 잘보기 위해 쓰는 도구인데...
나에게는 당신의 마음이 보입니다.
"안경이야 대충쓰면되지... 난 돗수 고글이 필요해"
"됐고! 어이 아저씨 저거 좋아보이네 그거 얼마예요?"
"당신 이게 어울려~!"
"아니라니까!"
이제는 밤에 잘때도 제눈이 된것처럼 관자놀이에 아무런 불편없이 잘끼고잡니다
오늘은 뭐살까 온라인 쇼핑몰 기웃거리고 좀 가격이 세다싶으면
안경 닦아가며 가격을 다시보곤합니다
워낙에 길치라 초행길에는 늘 와이프가 운전을 합니다
와이프도 초행길엔 뜻하지않은 교통상황엔 당황하는지라 불쑥 튀어나오는 차에는
아낌없이 쌍자음을 내뱉곤합니다.
이여자 거칠어졌네... 안경넘어로 물끄러미 봅니다
세월이... 16년
이제는 운전하다가 창문내리고 거침없이 말을 내뱉습니다.
눈가에 주름이 피어나고
평일 야근에 지친 난 주말엔 소파에서 어김없이 TV를 끼고 낮잠을 잡니다
그런 내개 짖궂게 얼굴에 방귀폭탄을 터뜨립니다
밤에는 자기가 끓인것보다는 내가 끓인 라면이 맛있다며 라면에 계란을 외치는
이사람...
고3때 개미밟을까봐 깡총걸음하던 첫사랑이 보입니다.
남자는 나이들면 눈물이 많아진다더니
이제는 드라마보며 꿀적거리는
뿌연 안경넘어로 첫 사랑이 다시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상 마흔줄에 들어선 못난이 남편이었습니다.
일상을 통해...은근이 자랑을 하시는...
부럽습니다.
생활의 모습, 그리고 글 맛이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