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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거북벽(North Face, 2008)을 보고...

뽀스2009.05.20 08:42조회 수 1076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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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저자에게 양해를 구한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영화의 내용하고 조금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뒤...
산악인 쿠르츠에 대한 검색을 하던 중 발견한 글입니다.
가로폭이 맞지 않아, 글 내용의 수정없이 편집을 했습니다.


등정하시다 돌아가신 산악인을 묵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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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없이 등산도 없다

등산과 하산, 또는 등반과 하강은 알피니즘의 알파와 오메가요 기본 틀이다.

등산은 오르는 일을 목적으로 삼지만 필경은 하산이라는 수단으로 그 행위와 과정이 끝난다. 그래서 등산은 반드시 하산을 예상하며 하산은 언제나 등산이 그 전제가 된다. 등산과 하산 사이에는 원래 그 뜻에 경중이 없다. 그러나 이러한 등산과 하산의 상호 관계는 한낱 알피니즘의 외형일 뿐 알피니즘이 안고 있는 내부 세계는 이러한 형식 논리로는 알 수가 없다.

등산과 하산에는 저마다 독자적인 세계가 있으며, 그 가운데서도 하산이 등산보다 한층 더 심오한 정황을 연출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등산이 주개념인 데 대해 하산이 종개념이라는 숙명에서 온다.

'등산은 알피니스트의 수만큼 있다’고 기도 레이(Guido Rey․1861~1935)가 말했다.

등산의 형식과 내용이 산에 오르는 사람마다 다르다는 이야기다. 또 등산은 시대에 따라 그 생각과 어려움이 달라진다. 초등과 재등이 다른 것은 물론이고, 초창기 개척자들이 지녔던 등산관이나 그들이 부딪쳤던 곤란과 위험은 현대의 첨예 등산가들과 큰 차이가 있다.

1787년 알프스의 최고봉 몽블랑(Mont Blanc․4807m)을 두번째로 오른 스위스의 과학자 드 소쉬르는 이런 글을 남겼다. “인간의 영혼이 고양되고 넓고 장대한 지평이 눈앞에 벌어졌다. 고요와 장엄함이 주위를 감싸는 가운데 대자연의 소리가 바로 들려오는 듯했다.”그로부터 200여 년이 흐른 오늘날 몽블랑은 산을 조금 안다는 사람이라면 안내인을 앞세우고 어려움 없이 오르내리거나, 케이블카로 에귀 드 미디(3848m)에 올라 눈앞에 몽블랑을 바라본다.
그 옛날 공포와 미지의 세계였던 곳이 이제 일상 생활 속에 들어오다시피 했으니 드 소쉬르의 감동은 다시 느끼기 어렵다.

그런데 이것은 비단 몽블랑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지구의 어느 고산에서도 그렇게 고양된 감동을 토로하는 것을 보지 못한다. 인간으로 8000미터 고소에 제일 먼저 오른 것은 1950년 프랑스의 모리스 에르족과 루이 라슈날의 안나푸르나(8091m)등정이다. 그때의 감회는 어떠했는가.

“드디어 우리는 올랐다…안나푸르나 정상 8091미터에... 아아!!! 우리 대원들 모두가 이 기쁨을 알아주었으면…”

대장 에르족은 그토록 순수한 환희를 제일 먼저 대원들과 나누고 싶어했다. 한편 그의 가슴에 히말라야 선구자들의 모습이 스쳤다. 머메리, 말로리와 어빈, 바우어, 벨첸바하, 틸만 그리고 십튼 등등. 그 들 가운데 몇은 죽어서 히말라야 봉우리에 가장 아름다운 죽음의 터를 찾았다고 쓰는 일을 그는 소홀히 하지 않았다.

드 소쉬르와 에르족의 등정 소감은 무엇이 다른가? 그들의 차이는 알프스와 히말라야의 차이가 아니다. 드 소쉬르의 경우는 사람과 산의 첫 만남이고 에르족은 8000미터 고소를 처음 오른 성취감이 앞섰다. 소쉬르가 몽블랑 정상에서 영혼이 고양되고 자연의 장엄함을 느낀 데 대해 에르족은 등정 성취가 기뻤고 따라서 앞서 간 선배들이 생각났다.

이러한 감동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 시대 알피니즘에는 순진무구하며 고귀한 정신이 그 밑바닥을 흐르고 있었다. 그러한 등산가들의 마음가짐은 적어도 미지의 세계가 있는 한 존속했다. 그런데 에르족으로부터 반세기가 지난 오늘, 히말라야 고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그것은 한 사람이 65,000달러를 주고 세계 최고봉에 오르는 상업주의 등반의 경우만을 두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제 등산은 도전이나 성취나 자기 극복의 차원을 벗어나 오로지 과시와 경쟁의 무대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20세기는 등산계에 획기적이고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다. 조지 말로리의 시신을 75년만에 찾은 것은 등산의 역사, 그 한 시대의 종언을 알리기에 충분했다. 1924년 말로리와 어빈의 실종은 원정 과정에 흔히 있는 조난 사건과는 달리 그것을 둘러싸고 그들의 에베레스트 등정 여부가 오랫동안 쟁점이 되어 왔다. 당시 에베레스트가 세계 최고봉으로 미답 상태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만일 에베레스트가 최고봉이 아니었던들 그리고 미답봉이 아니었던들 이러한 조난이 세기적 수수께끼로 번지고 반세기 동안 세인들의 관심을 끌어왔을 것인가? 그런데 알피니즘의 세계에서는 등산보다 하산 때 극적인 일들이 벌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산을 오를 때에는 목표를 지향하는 정신적 긴장과 왕성한 체력이 힘이 되는데, 산을 내려올 때에는 오랜 산행으로 그리고 목표를 달성했다는 안도감 내지는 실패로 인한 허탈감 등으로 심신의 긴장이 풀린다. 하산 때 조난 사건으로 역사적이고 기록적인 것은 1865년 마터호른(Matterhorn․4478m)에서 일어났다. 즉 윔퍼가 문제의 마터호른 등정에 성공하고 내려올 때 로프가 끊어지면서 일행 7명 가운데 4명이 1000미터를 추락했다. 당시 마터호른의 등정은 알프스 4000미터급 고봉으로 마지막을 장식하면서 이른바 등산 역사에서 ‘골든 에이지’를 기록하는 장거였다.

또한 하강 때 참사로 역사에 남은 것은 알프스의 아이거(Eiger․3970m) 북벽에서 일어났다.
1936년7월 독일의 힌터슈토이서와 쿠르츠는 오스트리아에서 온 라이너와 앙게러 2인조와 만나 함께 등반하고 있었다. 선등자 힌터슈토이서가 어려운 구간에 로프를 걸어 돌파에 성공하자 모두 무사히 건너갔다.

그런데 힌터슈토이서가 빨리 오를 생각만 하고 그 로프를 회수한 것이 끝내 화근이 됐다 그들이 전진을 계속하려고 했을 때 오스트리아 조가 낙석으로 부상하고 뒤에 처지는 바람에 그들은 클라이머의 우정과 의리로 등반을 중단하고 후퇴하기로 했다. 아이거 북벽에서 다시없는 참극이 이때 일어났다.

문제의 로프가 설치됐던 구간은 ‘힌터슈토이서 쿠베르강’으로 이름이 붙고 아이거의 명소가 됐지만, 이곳에서 초등을 노리던 4명의 클라이머가 결국 차례로 추락하고, 토니 쿠르츠만이 3일 동안 구조를 기다리며 안간 힘을 쓰다 꽁꽁 얼어서 로프에 매달린 채 숨을 거두었다. 쿠르츠의 악전 고투를 묘사한 하인리히 하러의 <하얀 거미>는 눈물 없이 읽을 수가 없다

등정의 경우 정상에서 흔히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그러나 여기 끌려가서 우는 독자는 별로 없다. 그런데 하산 기록에 독자가 감정 이입으로 목이 메는 수가 있다. 1953년 헤르만 불의 낭가파르바트 하산이 대표적이다. 불이 혼자 8125미터 정상을 밟고 내려올 때 그는 전무후무한 비박을 하고, 천신만고 끝에 고소 캠프로 돌아왔다.

그때 그를 기다리던 친구가 불을 보자 등정 여부를 묻지 않고 살아 돌아온 것이 기뻐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극한의 세계에서 비로소 보게 되는 참다운 우정이요 인간미다. 그런데 1978년 세기적인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반 뒤 메스너가 하산 길 사우스 콜에서 쓰러지며 같이 갔던 하벨러에게 자기를 버리고 혼자 가지 말라고 울부짖던 장면에 눈물이 나지 않은 까닭을 나는 모르겠다.






gozldgkssha ehRlf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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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거를 쳐다보면 머리카락이 바짝 솟는것 처럼 온몸에 전율이 흐릅니다.
    제가 산을 알고 암벽등반을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인수봉을 깔딱고개에 올라서서 바라 봤을때가 이러한 숨막히는 전율이 흘렀었습니다.
    히말라야의 만년설을 처음 대했을때 그 웅장함에 감탄과 경외로움을 느꼈었지만, 전율을 느껴보지는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제 등반 인생에 인수봉과 아이거봉에 소름이 돋는 전율을 느껴 보았습니다.
    감히 인간이 정복이라는 말을 쓸수 없는.............
    세계적인 산악인중에 세계 최초로 자이안트급봉우리 14좌를 모두 오른 라인홀트 메쓰너를 최고로 말하고는 있지만, 저는 가스통 레뷰파 와 하인리히 하러를 가장 존경 합니다.

    또한 한때는 함께 등반도 했었던 등반 후배 엄홍길을 가장 좋아 합니다.^^
    이제는 전문등반을 할수없게 된 저의 환경을 안타깝게 생각 합니다.
    인수봉은 제게 감히 말할수 없는 감격과 소름 끼치는 전율을 주었지만, 또한 제게 더 이상은 등반을 할수없게 만들어 주기도 했습니다.
  • 제가 복학해서 받았던 후배가 지금 에베레스트 남서벽에 가있습니다...
    정상공격이 오늘 이었었는데... 아직 소식은 없네요...
    한국인 신루트를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후배가 보고 싶습니다..

    저는 1학년때 계조암 밑의 울산바위가 보이는 전경에서 울산암을 처음 봤을때와...
    토왕성을 처음 봤을때 전율을 느껴봤습니다...
  • 남서벽 소식이 아마 오후쯤 전해질꺼라고 들엇습니다...

    모두 안전등반하시길요...

    전 아직 배우는 중이라... 올해 토폭 무너질때 전율이랄까.....아니 무서웟습니다....

    다시 시작해야 되는데 우리 왈바 가족분들 힘을주세요..

    요즘 약간 멍하니~~~~ ㅋㅋ
  • 그 난공불락의 아이거도 온난화로 얼음이 녹아내려 등반금지라더군여
    조지말로이는 영국이 만든 픽션이라고 생각되고여
    남선우등 3인의 한국인의 아이거북벽 초등과 탈레이사가르에 도전했던 3인의 한국인의
    이야기가 가장 전율을 느낍니다,,,(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전 소질이 없지만 산악등반을 소재로 한 영화를 아주 즐깁니다.
    '그냥 산이 있기에 오른다'는 단순한 듯한 말 속엔
    산악인의 삶이 함축적으로 담겨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산에 베낭을 메고 오르거나

    산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메거나 들거나 비슷한 일이 겠지요.

    산에 열심히 다니신 분들이 많군요.

  • 6~7년전 과천터널을 빠저나와 사당으로 향하던중
    순백의 관악산이 호흡을 가쁘게 하더군요...
    자전거를 타면서 산을 다니지만
    가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만나는 풍경은
    경이롭기 그지 없읍니다.
    지금도 장농위 종이박스 안엔 5&10 암벽화와 안전벨트가 있네요...
    암벽등반 20회정도의 초자입니다.ㅋㅎㅎㅎ
    인수봉 2번 오른 기억이 있네요...
  • 아이거 북벽을 보면 등반은 파트너쉽으로 한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한사람이 등반시 다른사람은 빌레이를 봐야하고
    또한 서로 등반력이 비슷한 레벨에다
    성격도 맞아야 하죠
    안그러면 맨날 싸움만 합니다.
    혼자서도 즐길 수 있고 같이도 즐길 수 있는 산악자전거가
    더 좋습니다. 싸울 일이 별로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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