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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순교자

키노2009.05.24 23:53조회 수 1000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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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거 관련, 가장 잘 정리된 기사입니다.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090524104001

2.
유언 관련, 진위 여부입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의 고통이 너무 크다>라는 제목이 붙은 유서의 전문입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이후의 내용은 누군가가 어떤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억지로 지어낸 어설픈 문장에 지나지 않습니다.
고인은 구차한 변명 따위 늘어놓지 않는 문장을 구사했습니다.

3.
저는 오늘 대한문에 다녀왔습니다.
긴 줄을 기다려서 분향하기에는 잔차가 걱정되어서 그냥 주변만 뻘쭘하게 돌아 다녔습니다.
전직 대통령의 서거를 자연스럽게 추모하는 자리를 철통같이 가로막고 서 있는 전경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이를 악물고 지켜보았습니다.

4.
비통, 애석, 참담, 울분, 분노, 애도.. 이런 표현을 하는 것도, 듣는 것도 이제 버겁습니다.
지겹습니다.
벌써부터 분열과 대립의 격화를 걱정하고, 화합과 이해를 바라는 약삭빠른 정치인들의 발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런 발언을 하는 자들이 누구인지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들이 고인을 죽인 범인들입니다.

5.
대통령 급의 정치지도자 자살은 현대사에서 히틀러가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히틀러가 어떻게 살다가 자살하였는가는 설명을 생략하겠습니다.
2인자인 총리 급의 자살은 역사상에 기록된 사례가 몇 있었습니다.
그만큼 이번 사건은 중차대하고,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한마디로, 국치입니다.

6.
쉽게 화해하고, 쉽게 잊혀질 만한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곪은 것들은 터뜨리고, 짜내고, 말끔하게 소독해야 합니다.
그래야 새살이 아름답게 돋아납니다.
그렇게 해야 고인에게, 역사에게 부끄럽지 않습니다.

7.
그런 의미에서

http://www.wildbike.co.kr/cgi-bin/zboard.php?id=Freeboard6&page=1&sn1=&divpage=16&sn=on&ss=on&sc=off&keyword=karis&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85103

http://www.wildbike.co.kr/cgi-bin/zboard.php?id=Freeboard6&page=1&sn1=&divpage=16&sn=on&ss=on&sc=off&keyword=karis&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85087

karis님의 의견에 대해 고인은 온몸으로 응답하신 것 같습니다.
저는 위 글이 고인을 궁구막추(窮寇莫追) 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진의가 무엇인지, 어디를 향하고 있는 건지 어렴풋이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딱 한가지는 증명된 듯합니다.
고인은 결코 karis님을 실망시키지 않은 듬직한 분이었습니다. 그쵸?

8.
개인적인 희망으론 분노의 불길이 들불처럼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서울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살펴본 시민들의 표정은 전혀 그럴 희망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혁명은 아직 요원하니, 여전히 벽지 무늬나 헤아려야겠습니다.

9.
소설가 이윤기씨가 예언한 대로 고인은 "거룩한 순교자"가 된 듯합니다.
우리의 비통한 상처를 조금이나마 씻어줄 유일한 글이라 퍼왔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005&aid=000016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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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헌철폐,독재타도를 형들이 외치던 87년6월 연산로타리의기억.. (by aprillia76) 5월 24일 CBS시사자키 시사평론가 김용민씨의 오프닝 & 사진 한 장 (by 맞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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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7
  • 사람이 자살을 할 때는 정말 엄청난 고뇌와 찢어지는 맘으로 선택을 했겠지만...남겨진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고 극단적인 죽음을 택했다는 거에 대해서 무지하게 화가납니다.
    그리고.... 순교는 아니죠..
  • 저들이 지래 겁먹는 어떤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말씀대로 장판 무늬나
    세면서 기다릴밖에요

    극단적 선택에 대해 화가 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산 사람으로써 부리는 이기심이라고
    봅니다. 저와 다른분들처럼 어쨌건 산 사람은 살만 하니까 살아 있는거 아닙니까?
    함부로 개인의 선택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건 도리가 아니라고 봅니다.

  • 죽은 사람으로써 부리는 이기심이겠죠....그럼..죽은 사람은 죽을만 하니까...죽은거다..라는 말과 뭐가 다른지..........그리고 지금 모두가 개인의 선택에 대해 왈가왈부 하고 있지 않습니까? 맞바람님..
  • 키노글쓴이
    2009.5.25 01:44 댓글추천 0비추천 0
    순교(殉敎)
    [명사]<종교> 모든 압박과 박해를 물리치고 자기가 믿는 신앙을 지키기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일. 넓은 뜻으로는 주의나 사상을 위하여 죽는 경우에도 쓴다. -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 고노무현 전대통령이 자살한 것이 '순교'라 하면 지금까지 죽은 모든이들은 다 순교한 겁니다.
    저희 병원에 알콜중독으로 죽은 이는 '술'이 신앙이기에 그것을 지키려다고 죽었으니...순교라고 해야겠네요..그걸 먹으려고 목숨을 걸었으니...
  • 사랑하는 마음과 아끼는 마음이...........
    진실을 외면하지 아니하며, 왜곡되지 않을 것을 믿습니다.
    자신들의 차후 거취를 걱정하기 전에 한 인간으로 슬플땐 슬프다고 말하고 눈물 한줌 흘릴수 있길
    바랍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제 누가 어떤 출신이건 부자이든 가난하든 상관없이 조국과 민족을 위함인지를 고민을 할때입니다. 무엇이 과연 진정한 정치이며, 잘 하는 것인지 정말 궁금합니다.
  • 저는 '자살'에 대해 오죽하면 그러겠느냐 는 편 입니다. 산 사람으로써 죽을 힘으로
    살아보지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그건 각자의 가치관이니 왈가왈부 하지 않겠습니다.

    순교라고 하는 데는 조금 어폐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걸 굳이 알콜과 연결짓는 건
    반대를 위한 반대 하듯 어거지스러워 보이네요.

    이렇게 아웅다웅 하는 것도 산 목숨으로써 역겹다는 생각입니다.
  • 죽고 싶어도 못 죽는 사람이 있기에 하는 말입니다. 자살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회 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왈가왈부하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왈가왈부 안하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 상대가 전직이든 현직이든 우리의 국가원수입니다. 표현들이 심하십니다.
    바른말 자신의 소신대로 글을 적어 주심이 좋을 듯 합니다.
    최소한 예의는 있어야죠? 우리는 동방예의지국의 자손들이 아니신지요.
    슬프고, 우울한 시국임은 분명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
  • topgun-76 님이 계속 볼 수 있도록 저도 계속 왈왈 짖어대기로 했습니다.

    왈왈왈~
  • ㅎㅎ거 보십시오. 왈가왈부 하게 되지 않습니까? 맞바람님..ㅎ 계속 짖으십시오. 전 잘랍니다.
  • 키노글쓴이
    2009.5.25 03:36 댓글추천 0비추천 0
    거참, 순교의 사전적 해석을 마지막으로 좀 쉬려고 했는데..

    극단적 선택 또는 "자살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명제는 틀렸습니다.
    상대적입니다.

    이를 테면, 9.11 사건은 미국측에서는 자살테러일 겁니다.
    반대편의 시각에서는 숭고한 죽음이고 저항이며, 순교입니다.
    예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탱크에 맞서 폭탄을 가슴에 안고 돌진하여 장렬히 전사한 병사의 죽음도 순교입니다.

    현재 사안이 되고 있는 고인은 일개 범부가 아니었습니다.
    퇴임하신지 일년도 채 안된 전직 대통령이었습니다.
    일개 범부의 범주와 전직 대통령의 범주를 동일선상에 놓는 건 잘못됐습니다.

    소설가 이윤기씨는 문학적 표현으로 순교자 운운했습니다. 또 서울신문의 기사는 말미에 저항 운운했습니다.
    저는 이것을 교묘히 차용하여 순교로 표현했습니다.
    이것이 topgun-76님의 심기를 건드릴 정도로 그다지 잘못된 것이라 여기지 않습니다.

    알콜을 신앙으로 가졌기에 순교했다는 topgun-76님의 예는 매우 부적절합니다.
    유감스럽지만, 제가 topgun-76님을 상대로 하는 이 모든 노력들이 별 효과가 없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topgun-76님의 그간 모든 글이나 댓글, 상대에 대한 대응방식 등을 살펴보면 그 됨됨이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순교의 사전적 해석을 댓글로 달면서도 이미 예견했던 바입니다.
    그냥 잠자코 입다물고 있거나, 한 수 배웠다 생각하고 주무시면 될 것을 이러쿵저러쿵, 됨됨이를 드러내는 되도않은 의견을 내놓는 것을 보면 그게 하루이틀 진행된 것도 아닙니다.

    topgun-76님께서 쓰신 글 중에서 아무 것이나 클릭해보면 대충 이런 댓글들이 평균적으로 달렸습니다.
    http://www.wildbike.co.kr/cgi-bin/zboard.php?id=Freeboard6&page=1&sn1=&divpage=14&sn=on&ss=on&sc=off&keyword=topgun-76&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74628

    장애우는 괜찮고, 저의 순교는 아니라는 말씀이죠?
    제가 생각하는 장애인은 이런 겁니다.

    http://ko.wikipedia.org/wiki/%EC%9E%A5%EC%95%A0%EC%9D%B8
    http://krdic.naver.com/search.nhn?query=%EC%9E%A5%EC%95%A0%EC%9A%B0

    물론, 쇠귀에 경읽기일 겁니다.
    한번쯤은 다른 분의 의견을 존중히 여기시고, 잠자코 계시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 ㅎㅎ키노님 글은 읽을 가치가 사실 없습니다.ㅎ 노무현 죽음으로 난리치는 사람들이 본인 부모들이 자살해도 이렇게 난리일지 궁금하네요.
  • 본인들이 존경하던 사람이 죽었으면 그냥 슬퍼하고 그 사람의 좋았던 점만 얘기하면 되지...자살한 것에 대해 뭔 그렇게 큰 의미를 부여하고 스스로들 우상화시키느냐 이겁니다. 그렇게 노무현의 죽음이 가슴아프면 봉하마을이라도 다녀오시고 입은 좀 다무시기 바랍니다. 나이도 많이 드신 것 같은데....그렇게 억울하면 청와대라도 찾아가던가요..
  • 시국도 어수선한데 탑건님 너무 잘나 척 하시는 것 아닙니까?
    귀하의 자게판의 글을 읽어보니 결국에 당신이 잘났다라고 외치는 것으로 사료됩니다.
    모든이가 자기 잘난 맛에 산다지만, 말과 글은 돈이 들어가지 않으니 표현과 글귀를 가려 사용하심이 교육이란 것을 받은 사람으로 마땅하다 여겨집니다.
    그리고 본인의 생각을 올리는 것은 자유이나 그 글에 대한 여론이나 댓글 역시 읽고 판단하는 사람의 몫이라 여겨집니다. 그부분까지 통제하시려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그럼 모두 당신의 글에 찬성해야 한다는 공산당적인 결론에 도달하니까요.
    불편하시다면 글을 올리지 않으시면 반박도 없을 듯 합니다.
    반박적 글을 올려 죄송하군요.
  • ㅎ그렇게 생각하시면 그건 본인 주관이니 누가 말리겠습니까? 죄송할 필요 없습니다.
  • 지금 이 순간, 머리를 스치는 단 하나....

    "이 쯤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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