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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fore 280 (랠리도 끝난 마당에 후기도 아니고..)

위윌락규2009.07.02 11:52조회 수 1003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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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쓴 글 퍼 나른지라, 말투에 경어가 없습니다.

그냥 독백이라 생각하시고 이해를 :)

사적인 글을 왈바 게시판에 올린건.. 보셔야 할 분이 있어서 입니다.

보셔야 할 분이 뉘신지는... 밝히지 않습니다 ^▽^

 ./././.

 

서울 돌아오는 길에 상현님 가라사대.

"낙규씨, 집나오면 개고생 랠리는 집 나오는 순간부터 시작이라고들 해요." 

동감이다. 달리는 것보다 오가는게 더 힘들단 생각이 들었으니. (랠리를 대충 뜃 탓일까;)


./././.

1. 세팅

자전거 최종 점검차 25일 일산에 올라갔다. 림의 손상으로 인해 테스트라이딩 중 찢어진 타이어 교체, 그 외 패니어 장착 문제를 포함한 잡다한 문제거리는 랠리를 이틀 남겨둔 시점에서도 모두 해결되지 않았으니, 처음 참가하는 랠리에 대한 정보 부족과 한편으로는 본인의 게으름 탓이리라.

프레임에 패니어 장착홀이 없고, 싯포스트 클램프에 패니어를 고정하려니 QR이 아닌 볼트온 방식이라, QR방식으로 클램프를 바꾸려 해도 싯포스트 직경이 26.4mm라, 맞는 클램프 찾기가 별 찾기다. 결국 패니어에 알루미늄 환봉을 하나 걸고, 환봉과 프레임을 케이블 타이로 묶어서 고정. 케이블타이가 끊어질 것에 대비해 여분의 케이블타이를 몇 개 더 챙겼다. (폭 4mm 케이블 타이 4개의 내구성은 마지막까지 전혀 문제가 없었다.)

타이어 선택에 조금 고민이 많았는데, 자잘한 노브의 스몰블럭8은 분명 노면을 불구하고 코너링시 대단한 접지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테스트라이딩 중 싱들트렉의 부드러운 노면의 짧은 업힐구간에서 뒷바퀴의 잦은 슬립을 느꼈기에 다른 타이어로의 교체를 신중히 고려중이었다. 물론 모든 구간에서 완벽한 타이어란 존재할 수 없기에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법. 다만 포기해야 할 것이 다운힐의 컨트롤이 아닌 업힐의 추진력이기에, 타이어의 부족분만큼 내 실력으로 보완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아예 극단적인 선택을 해보기로 했는데, 앞바퀴 타이어는 스몰블럭8을 계속 사용하고, 뒷바퀴는 큼직한 노브를 사용하여 직진 업힐에서의 추진력을 극대화 - 고속 코너링에서 뒷바퀴의 슬립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지만 이는 무시하기로 - 하는 방향으로 컨셉을 잡았다. 오로지 재미를 위해 타는 자전거다. 자극받는 호기심을 그냥 놔두면 다음번 타이어 교체시까지 좀이 쑤실게 뻔하니 일단 시도하고 보는게다.

뒷바퀴 용으로 선택한 것은 쉬발베 노비 닙 (Nobby nip) 타이어. 노브가 큼직큼직하고 간격이 벌어진게 도로에선 어지간히 안나가게 생겼다. 앞쪽 2.35, 뒤쪽 2.25 라는 타이어 크기도 제정신인 XC라이더의 선택지는 아닌 듯.
아무렴 어떠랴, 재미있어 보이는걸.
하드테일 프레임 갖고 산도 타고 물도 건너고 절벽도 기어오르고 뛰어내리려면 이정도 타이어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2. 숙박

상현님 가라사대, 왈바 랠리는 새벽에 시작하게 되니, 랠리 전에 미리 늦게자고 늦게 일어나서 랠리에 적합한(?) 상태를 만들어 두라고. 딱히 머물 곳이 있어 올라온 일산이 아니기에, 근처 찜질방 가서 밤을 지새려 했는데, 그다지 재미난 선택은 아닌 듯 하다. 시계를 보니 10시, 딱히 할 일이 없는데 늦잠 자려면 고역 아니겠는가? 자전거와 짐은 샵에 맡겨놨으니, 재미나게 놀 만한 곳을 떠올리니 왈바카페 (합정역 1번 출구로 나와 작은 언덕 하나 넘어 내려가다보면 산부인과 간판 보이는 골목에서 좌회전) 가 생각난다.
저녁도 못먹었는데 가서 스파게티라도 먹자. 메뉴의 스파게티는 하나 뿐인데, 거기서 '생크림 빼고 건강식으로 만들어 주세요' 하면 소금으로 간을 맞춘 해물 스파게티 특별판이 나온다. 이게 진짜로 맛있다. 다른 가게에선 맛보기 힘든 시크릿 테이스트!! (이렇게 광고를 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홀릭님이 그동안 가게를 잠시 쉬셨다가 오래간만에 문을 여셨단다. 그래서 장을 못보셨단다. 초저녁부터 유독 '여학생'들이 많이 찾아오더란다. 5명, 8명 그룹으로 찾아왔다고 한다. 다들 스파게티를 주문했다고 한다. 어딘가에 '왈바 카페 스파게티가 정말 맛있다' 라고 소문이 나서 그걸 먹으러 멀리서 찾아왔다는데...

홀릭님이 장을 안봐두신 탓에 다들 못먹고 다음을 기약하며 떠나갔단다... 나는 순진하게도 스파게티를 시켰다.
...아직 장 안보셨단다.

배는 고프고,
여기까지 왔으니 맛있는 맥주 한잔은 해야한다는 천사와, 내일이 랠리니 알콜 섭취를 피하고 콜라나 마시라는 악마가 마음속에서 치열하게 맞붙는다. 인간의 마음은 원래 약한 법이다. 악마의 전공은 사람을 유혹하는 것이다. 약한 마음은 유혹에 쉽게 넘어가며, 사람은 그걸 알면서도 유혹에 지곤 한다. 유혹에 지지 않기로 했다.
 "홀릭님 생맥주 500cc요." "그거, 가게 문 닫느라 기계 뽑아놓고, 술 다 버렸어요."
...이노무 앙마시키. 참 부지런히도 일하는구나. 그렇다고 질쏘냐? 홀릭님이 강추하시는, 무려 한박스 사다놓고 홀릭님이 반박스를 드셔서 이제 3병밖에 남지 않았다는 S 모 맥주를 땄다. 왈바 카페선 병뚜껑 따는것도 놀이의 하나. 전혀 병따개처럼 안생긴 까만 자전거모양 팬던트로 병뚜껑을 따는데, 자전거 팬던트의 포크가 삐꺼덩~ 로드바이크가 TT 차가 됐다고 썰렁한 농담.

맥주 참 맛있었는데, 뒤에 계신 다른 손님 중 한 분이 맛있고 색다른 맥주를 찾으시기에 홀릭님이 가서 바로 그 S 맥주를 권하신다. 한 병 팔렸다. 냉장고에 한 병 남았다. 잔에 남은 맥주를 후딱 마시고, 그 놈을 또 시켜서 홀릭님과 반씩 나눠 마셨다. 홀릭님과 이신전심, '저분들 왠지 한 병 더 시키실 것 같네요.' 아니나 다를까, 3분 뒤 뒷 테이블 손님들,
 "이거 한 병 더 주세요." "아쉽게도 다 떨어졌습니다."
그저 이럴땐 한 모금 홀짝이며 랑라랑~

홀릭님이랑 테이블 사커 한 판, 뭔가 감이 안온다. 간단히 패하고, 다음 손님을 기다린다. 축구하러 오기로 한 학생이 하나 있는데, 안오고 미적댄다고 전화를 거시니 10분 뒤 테라칸 한 대가 가게 앞에 멈춘다.
테라칸에서 내린 맨발의 거한, 강원도 가서 한바탕 내리막질 하고 오시는 길이라는데, 뒷좌석 트렁크에 실린 터프한 그 녀석, 스페셜라이즈드 데모 나인. 왠지 전에 모 잡지 사무실에서 본 녀석 같은데.. (아실 분들은 아시리라.)

손님 오시고, 월드컵 끝나고, 손님 가셔야 하는데, 손님이랑 자전거 얘기에는 이미 불이 붙었고. 홀릭님, 찜질방 가서 자도 되고, 저 학생(?) 집에서 자도 되는데, 거기 가면 방이 아니라 자전거포라고 그러신다. 자전거 광들이 자전거포에서 자는데 꺼리낌이 있으랴. 기꺼이 가고, 안부르면 쳐들어가는게 동방국의 예의거늘, 초대 받고 공짜 잠자리(!)까지 제공해 주신다는데 마다할래야 마다할 정신이겠는가.

넓찍한 원룸, 겹쳐둔 프레임 한 열 대? 80년대 파나소닉 산악차, 알미늄 러그 카본 산악 프렘에 구형 부품 이것 저것, 잼나는 구경에 잼나는 얘기에, 시간까지 잘 간다. 이대로 자버리고 점심때 기상하면 랠리 준비는 완벽하다.

점심 때 즈음 해서 일어나, 일산으로 간다. 지하철 타고 가면서 상현님과 통화해보니 왈바 팀차 타고가면 교통비 굳는다고. 대략 4시 즈음 강남 성모병원으로 나가면 탈 수 있다는데, 4시 맞춰 가려고 나가며 팀차쪽에 연락 해보니, 벌써 강원도로 출발 했단다. 결국 동서울 터미널에서 평창군 가는 시외버스 신세다.
평소 청주서 대전으로 등하교길에 시외버스 트렁크에 자전거 넣고 다니기를 예사로 하다보니, 별 대책 없이 터미널로 왔는데, 고려고속인가 낡아빠진 버스 트렁크는 가운데를 쇠파이프 하나가 관통하는지라, 자전거 집어넣기가 아주 피곤하다. 평소엔 바퀴도 안빼고 트렁크에 넣고 탔거늘... 결국 앞바퀴를 빼야 하는데, 타이어 사이즈가 2.35라 브레이크 슈에 닿아 바퀴가 빠지지를 않는다. 결국 바람 빼고 뭐하고 난리를 치면서 자전거를 실었다.
여담이지만 새서울 고속, 금호 고속, 속리산 고속, 중앙 고속, 금남 고속 차에는 자전거 쉽게 들어간다. 전북 고속, 대원 고속, 경기 고속 차들은 조금 빡빡하지만 자전거 바퀴 안빼고 트렁크에 들어간다. 맨 뒤나 앞쪽이 넣고 빼기 쉬우니 참고하실 분들은 참고하시라.


p.s. 홀릭님 가게 닫으실 때 같이 나왔는데.. 맥주 값을 안냈다;
       맘 넓으신 홀릭님이 일부러 안 받으신거라 믿는다. 틀림없다. 아무렴.
       같이 있던 분이(성함은 안 밝힘) 그러셨다. '신경쓰지 마시고 나중에 드리면 되요. 나~~중에.'
       결코 돈을 떼먹겠다는 의도가 아니다. 정말이다.
       그리고 왈바에 글 올리면 홀릭님이 보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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