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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를 물리치는 잔차질

靑竹2009.08.01 15:24조회 수 812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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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이 에어컨 바람을 싫어한다.

기계에서 나오는 계절을 거스르는 듯한

건조한 냉기가 왠지 싫은 것이다.

모름지기 사람에겐 계절다움을

고스란히 느끼면서 살아가는 게 가장 낫다.

 

아, 그러나 한여름밤의 열대야는 정말 견디기 힘들다.

베란다 창문을 열고 현관문을 열어 통기를 시켜도

이놈의 남아도는 몸안의 열기는 빠져나올 생각을 않으니

머리까지 멍멍한 상태가 된다.

 

'엣다 모르겠다.'

자전거를 끌고 무작정 집을 나섰다.

인적이 드물어진 야심한 밤에

중랑천 진입로를 신나게 달려내려가자니

지독한 더위는 어디로 가고 서늘함마저 느낄 정도의 맞바람이 

셔츠 사이로 파고든다.

 

하천변에 나오면 유독 시원한 건

아마도 기화열 현상 탓이겠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자전거를 달리면서 만들어지는 맞바람의 영향도 크다. 

찌는듯한 폭염 속에서 장거리 여행을 할 때

적어도 달리는 도중에는 더위를 못 느꼈으니까.

 

쉼없는 페달링으로 만들어낸 맞바람은

불필요한 몸안의 열기를 적절히 제거해 준다.

노폐물들과 함께 배어나온 땀으로 변신한 이 남아도는 열기는

맞바람을 맞아 비로소 소멸되고 마는 것이다.

집안에 들어앉아 아무리 물을 끼얹어도 그 효과는 잠시일 뿐이다.

 

시원한 중랑천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열대야를 물리치고 있는 자신을 돌아보자니

자전거를 탈 줄 알아 얼마나 행복한가를 새삼 다시 느끼다.

 

자전거를 타면서 비로소 살아있음을 느끼다.

 

 

 

다들 별고 없으시죠?

날씨가 무척 덥네요.

시절이 시큰둥하여 잔치질마저 별로 신명나진 않지만

그래도 잔차질은 떼놓을 수 없는 삶의 기제고

왈바 역시 마음의 고향처럼 여전합니다.

 

다들 여름철 건강에 유의하십시오.

 

 

나는 자전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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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 한동안 잠수하시고.....

    요즘 열대야 없는거 같은데요 ^^;;  ㅎㅎ

    아침 저녁으로 약간 가을 느낌이 ...

  • stom(스탐)님께
    靑竹글쓴이
    2009.8.3 01:28 댓글추천 0비추천 0

    잠수랄 거야 있나요?

    그냥 조용히 지냈죠. 그간 별고 없으셨지요?

  • 靑竹님께
      잘 지내고 있읍니다....더위에 조금 둔감해 졌다는~~~~ㅎㅎ
  • 전 밤에 추버서 긴 잠옷 입고 자는데요 ^^;~~~
  • 쌀집잔차님께
    靑竹글쓴이
    2009.8.3 01:29 댓글추천 0비추천 0

    덩치가 큰 사람들이 대체로 더위를 많이 타던데요.ㅎㅎㅎ

    안녕하셨습니까?  요즘 쌀 시세는...

     

    =3=333=33

  • 무탈 하시죠? 우리 모두 변치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있고 싶습니다.
  • 잔차나라님께
    靑竹글쓴이
    2009.8.3 01:31 댓글추천 0비추천 0

    세상이 어찌 돌아가도 사람까지 변하는 건 아니겠죠.

    잔차나라님께서도 그간 별고 없으셨는지요?

    요즘 방학이라 조금은 한가하시겠네요.

  • 심야의 라이딩..세상을 나 혼자 점령한 것처럼 뿌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청죽님 건강하시고 힘내세요^^

  • 탑돌이님께
    靑竹글쓴이
    2009.8.3 01:33 댓글추천 0비추천 0

    허엇! 탑돌이님 반갑습니다.

    차나 한 잔 같이 나누고 싶은 분인데

    타국생활을 하시러 가신다기에 무척 쓸쓸한 기분이 들었는데

    이렇게라도 뵙게 됩니다. 그곳 생활은 좀 지낼 만하신지요?

    언제나 건강하게 지내시길 빕니다.

  • 아이구....정말 오랜만에 납시셨네요....무척이나 반갑습니다...^^

    갈수록 더한 시국의 어수선함에 우리가 타던 잔차질 까지 놓을 수는 없으니...

    하여간 무척 반가워유...지난주 금욜엔 혼자 야간에 앞산을 탔는데

    묘지도 지나고 제법 아리싸한 재미가 쏠쏠 하더군요.  거미줄ㄹ로 온통 몸을 감싸고 집에 왔습니다..^^

    건강하신 여름 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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