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이 에어컨 바람을 싫어한다.
기계에서 나오는 계절을 거스르는 듯한
건조한 냉기가 왠지 싫은 것이다.
모름지기 사람에겐 계절다움을
고스란히 느끼면서 살아가는 게 가장 낫다.
아, 그러나 한여름밤의 열대야는 정말 견디기 힘들다.
베란다 창문을 열고 현관문을 열어 통기를 시켜도
이놈의 남아도는 몸안의 열기는 빠져나올 생각을 않으니
머리까지 멍멍한 상태가 된다.
'엣다 모르겠다.'
자전거를 끌고 무작정 집을 나섰다.
인적이 드물어진 야심한 밤에
중랑천 진입로를 신나게 달려내려가자니
지독한 더위는 어디로 가고 서늘함마저 느낄 정도의 맞바람이
셔츠 사이로 파고든다.
하천변에 나오면 유독 시원한 건
아마도 기화열 현상 탓이겠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자전거를 달리면서 만들어지는 맞바람의 영향도 크다.
찌는듯한 폭염 속에서 장거리 여행을 할 때
적어도 달리는 도중에는 더위를 못 느꼈으니까.
쉼없는 페달링으로 만들어낸 맞바람은
불필요한 몸안의 열기를 적절히 제거해 준다.
노폐물들과 함께 배어나온 땀으로 변신한 이 남아도는 열기는
맞바람을 맞아 비로소 소멸되고 마는 것이다.
집안에 들어앉아 아무리 물을 끼얹어도 그 효과는 잠시일 뿐이다.
시원한 중랑천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열대야를 물리치고 있는 자신을 돌아보자니
자전거를 탈 줄 알아 얼마나 행복한가를 새삼 다시 느끼다.
자전거를 타면서 비로소 살아있음을 느끼다.
다들 별고 없으시죠?
날씨가 무척 덥네요.
시절이 시큰둥하여 잔치질마저 별로 신명나진 않지만
그래도 잔차질은 떼놓을 수 없는 삶의 기제고
왈바 역시 마음의 고향처럼 여전합니다.
다들 여름철 건강에 유의하십시오.
나는 자전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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