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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전투화가 나왔다는 기사를 보면서...

bluebird2009.08.13 13:29조회 수 938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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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입대해서, 교육대에서 교육받으러 갔을때, 그곳에 먼저 교육받던 안좋은 인간들이,

신입병들을 머리박아 시켜놓고, 들고간 군장을 풀어놓으라고 한뒤에, 속옷이며

군화까지... 필요한것을 모두 가져가서, 곤욕을 치뤘습니다. 다른것들이야 그냥

쓴다고 해도, 군화가... 없어진겁니다. 할수 없이, 빈 내무반에 속이 썩어서 곰팡이로

가득찬 신발을 사용할수밖에...  그래서, 흔히 말하는 슈퍼 무좀에 걸려서, 발가락 사이가

금이가고 터져서 피고름이 생기는 고생을 했습니다.  그렇게 당했지만, 저는 신입병들에게

그짓은 안했습니다. 교육대에서 항상 1,2위를 차지해서, 특박을 여러번 받아 집에와서는

힘든것을 풀곤했지요. 

본대로 배치받아 갈때쯤, 빈내무반 신발중에 상태 좋은것을 골라, 햇볕에 잘 말려서

그것으로 생활을 했습니다. 그렇게 발이 고생해도, 제대하면 신으리라 하고는

새로받은 신발은, (이름을 까먹었네요..) 제 자리에 잘 모셔두었었습니다.

제대할때쯤에...  군대물품을 관리하는 하사관에게, 비교적 비싼 아이스크림을

하나 선물하고는, 갖고 있던 군화를 더 잘생긴놈으로 교환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일반 병사들과 하사관 그리고, 장교들과도 사이좋게 지내서,

모두가 그립고, 잘지내는지...  특히, 많게는 10년넘게도 차이가 나는

졸병들... 막내동생 같아서, 무척 잘해주었었고, 제대후에  우리집에 우르르

몰려와서, 제게 고마웠다고 하던 그 친구들 덕분에 어머님이 무척 흡족해 하셨던

순간이 떠오릅니다.  졸병들이 지금은 이 사회에서 다 잘 지내고 있는지,

무척이나 보고 싶고, 함께 고락을 같이 했던 사이좋았던 동기들도 모두

잘 있는지...

제대하고는,  카튜사에 있던 친구가 휴가차 집에 왔을때,

연한 가죽으로 만들어진 군화에 몹시 놀라고, 분리되는 깔창에 놀라고,

제조회사가 나이키에 또 놀라고, 미국에서 만들어진 그 신발의 품질에 감탄하고...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 새로운 군화가 나왔다고 하니, 새로 군생활 하는 사람들이 좋아할 일이구나...

싶으면서, 새로나온 군화는 뻣뻣한 가죽때문에, 길들이느라 고생을 안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불광내고 물광낼때 공기중에 날리는 왁스냄새가

좋았습니다. 그나마 그 시간에는 하기싫은 운동이나, 집합이 없으니 말입니다.

정말 많이 피곤했던 군생활이 살짝 그립기도 하고,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건

추억때문이 아니라, 그때가 우리들 남성에겐 너무나 소중한 젊은시절이기 때문이라

생각하며, 지금도 인생의 황금기를 붙태우고 있는 장병들에게 파이팅을 외치고,

그에 맞는 국가적, 사회적 대우가 확실하길 바랍니다.

시대도 많이 변했으니,  여성의 의무 복무도 희망하는 바입니다.

* 도서관에 왔다가, 본관 입구에서 줄담배 피우는 여러명의 나이어린  여성들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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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님...결국이 소리는... (by ........) 홀릭님.... (by 인자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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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1년정도 어려운 곳에서 힘드신분들을  도우는 봉사 활동도 좋지 않을까요

    공익근무 요원처럼요

  • bluebird님 덕분에 26년이나지난 군생활이 생각납니다. 의정부 한미야전사에 정보부대 파견근무 했었는데, 이한미야사 본부 중대가 뭐랄까 조선군이 아닙니다. 그 옛날에도 병장이 이병에게 존대를 하던 부대 였어요. 전투화 얘기가 나와서 딱 떠오르는 물건들이 있는데,. 제가 상병쯤 됐을때 모자모양이 바뀌었습니다. 각진 모자에서 둥근 모자로, 그런데 그 모자는 훈련소에서 신병만 쓰고 왔습니다. 완전히 전 육군모자가 바뀌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정확히 30개월입니다.  그때 마침 미군 짚차가 험머로 바뀌는 때였는데, 바꾸는데 든 소요시간은 하루에서 이틀이 걸린것 같습니다. 그때 '국력은 돈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 군대에서 반짝거리는 전투화에 목숨걸던일이 생각이 나네요... ^^; 근무 나가기 전에 늘 고참 전투화 광나게 딱아놓고, 저녁에도 자기전에 딲아 두고... 흠, 저는 헌병출신이라.... 근무와 전투복, 군화, 삽질, 그리고 칙칙한 영창... 뭐 이런거 빼면 기억에 남는것 없는 군생활 ^^ 

     

  • 문제는요 그런 것 보다 전투화 하나 바꾸는데 무슨 시간이 이리도 오래 걸리는지....

    제가 91년도에 입대 했는데 그때 전투모랑 전투화가 곧 바뀐다고 했는데 그게 10년도 더 걸렸다는게 문제지요

    군대 경험이 사회 생활 하는데 있어 개인적으로는 분명 플러스 요인도 있습니다만 전체의 사회를 볼때는 마이너스라고 생각합니다 선진국과 선진국이 아닌 나라의 차이는 아닌것은 아니다 라고 인정하는 사회라고 전 보는데요 멀쩡한 사람 도 군대라는 경험을 하고 나서는 아닌것도 맞다고 해야 한다는 사고를 갖게 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여성의 군복무는 까라면 까라는 문화가 아직 사라지지 않고 여군이라는 이유로 남군보다 혜택을 받고자 하는 사고를 가진 여군이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여군보다 훨씬 많은 현실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그런 것 보다 군으로 인해 개인이 잃어버리게 되는 2년~3년의 시간을 어떻게 보상해 줄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현실적이라 봅니다

  • 멋진 글입니다. 추천하나 꾹 누르고 갑니다 ^^

    헐 추천이 없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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