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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일탈....그게 화두입니다.

........2000.05.09 14:15조회 수 140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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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삶의 화두이자, 와일드바이크의 화두이죠,
일탈....
늘 일탈을 기도하며 살고 있지만, 최근 몇달간 너무 무력하게 살아서 조만간 사고를 쳐야할 것 같습니다.

일탈을 거름삼아 그 힘으로 간신히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요즘 너무 자주 받습니다.

아 사고치고 싶다.


onbike wrote:
>전 한참 저 자신에게 무력감을 느끼고 힘들때 잔차를 탔기 시작했습니다. 정선 가리왕산을 갔는데 마항친가 거기서부터 힘든 다운힐이 끝나고 내려꼿는 길이 시작됐습니다. 전 그 길을 미친듯이 내달리기 시작하면서 가리왕산이 떠내려갈 정도로 욕을 해댔습니다. 정말 속에 있는 것을 다 토해내듯이 두고 온 서울살이에 대해 입에 담기 힘든 욕들을 뱉어냈습니다.
>
>잔차는 제가 비굴하고 속없이 하루하루를 사는 것 같지 않게 살고 있을때 "살아있다는 느낌"을 준 것입니다. 아 미루님의 일상을 엿보다 이렇게 또 감동을 받는군요...
>
>미루님의 글을 보면서 일상 탈출 대자연의 품 운운하면서 레져 스포츠를 포장하는 문구가 우리에게 얼마나 어색한지를 깨달았습니다. 미루님에게나 저에게나 우리에겐 잔차가 일상 탈출의 수단이 아니라 일상 그 자체입니다. 참 이쁘고 소담스러운, 결코 권태롭지 않은 일상입니다.
>
>미루 wrote:
>>어제 오후 퇴근후 첼로(역삼동)에 들렸었습니다. 517 Red와 LX Rear Hub, Sporks, 등등의 금액을 알아보려구...오랜동안 잘 버텨주던 뒷바퀴가 드디어는 견디지 못하구 여기저기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처음 첼로로 향하면서는 위의 부품들을 구입하려고 했는데... 실제 금액도 마음에 들었습니다만...
>>막상 구입하려하니 이번달에 청구된 카드 사용액이 문득 떠오르더군요... "아~~ 더이상은 않된다..." 라는 생각에 구입을 포기했습니다. 구입하려던 부품들이 머리속에서 계속 맴돌았지만...
>>
>>집에 도착해서는 자전거를 꺼내놓고 수리를 시작했습니다. 뒷바퀴를 바라보니 찌그러 뜨려서 겨우 끼어넣은 스포크 한개가 유난히도 눈에 가득차는군요... 뒷드레일러를 완전 분해해서 휘발유에 담구었다가 청소해서 다시 조립하고, 스프로켓을 깨끗히 닦아주고, 체인도 휘발유에 담구었다가 청소해서 테프론으로 윤활해주고...
>>
>>그때쯤 홀릭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미루 : 여버셔여...김영홉니다.
>>홀릭 : 녜...안녕하셔여...홀릭인데여... 미루님 지금 구름산이나 한번쏘실레여?
>>미루 : 저 지금 잔차 분해혀서 수리중인디... 저희집으로 오셔여... 수리끝나구 같이 타져...
>>
>>10분쯤 지나자 야리꾸리한 엑소더스 헬멧에 아프리카 원주민의 토속화같은 무늬의 유니폼을 입고 홀릭님이 도착했습니다. 이번에 Mail Order로 구입하신것들이라구 ... 홀릭님께 잘 어울렸습니다.
>>
>>여기저기 분해되어 널려있는 부품들을 대충 정리해서 다시 조립하구... 홀릭님이 뒷드레일러 셋팅을 해주었습니다. 무척 마음에 들게 셋팅이 되었습니다.
>>수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와 시승해보니 정성들여 수리를 한 덕분인지 변속되는 감이 무척 부드럽게 느껴집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체인이 튀는것도 많이 줄었고...감사합니다. 홀릭님...^^
>>
>>철산동으로 이동해서 홀릭님의 단골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사서 한잔하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일요일 연합번개 이야기,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글에 대한 이야기, 경준님의 트라이얼 실력이 부쩍 늘었다는 이야기, 학산배 대회 이야기, 부처님 오신날에 있을 왕창님과 onbike님의 수원 번개 이야기, 초보맨님의 빠워(?)이야기, 고용주님의 가위잡이 사연 이야기, 등등... 모두가 입가에 기분좋은 미소를 만들어주는 이야기들 입니다....
>>
>>맥주를 끝내고... 제가 홀릭님께 복수전(?)을 제의했습니다.
>>
>>잠시후 PC방
>>미루 : 방을 만드시지요...
>>홀릭 : 들어오시지요...
>>미루 : ...
>>홀릭 : ...
>>미루 : ...
>>홀릭 : 뜨아~~ 싸워라... 어어어... 않돼....ㅠ.ㅠ
>>
>>복수전에 성공한 저는 잠시 승리감(?)에 도취해서 홈페이지에 승전보를 올렸습니다.
>>홀릭 : 산에서 봐여... 미루님...ㅠ.ㅠ
>>그말을 듣는 순간 제 등에서는 뭔지모를 공포감에 식은 땀이 흐러내렸습니다.
>>벌써 시간은 새벽 2시... 홀릭님과 헤어져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마눌님이 제 배에 올려 놓으신 허벅다리에 숨을 헐떡거리면서도, 오늘 있었던 야간번개(?)를 떠올려봤습니다....
>>
>>왜 자전거를 타냐구요?... 글쎄요...
>>페달질 삼매경이라고나 할까요...
>>온몸을 타고 흐르는 땀, 터질듯 박동하는 심장, 턱까지 차오르는 호흡, 뜨겁게 내리쬐는 했빛, 날리는 흙먼지, 피부를 간지르는 바람...
>>자전거를 타는 동안 제가 살아있다는 것을 강하게 인지할수 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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