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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퍼온글] 아직도 세상은 아름답다. 오...좋은글입니다

........2000.06.14 14:27조회 수 18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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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물결이 철퍼덕 철퍼덕~ 하네여..-.-;
그런거 파는 분들, 좀 나쁘게 본적도 가끔있는데...다 열심히 살려는 사람들인것같습니다...
너무나 유유부단? 한 저의 모습을 뒤돌아 보게 만드네요... 악착갗이 살아야하는거겠죠..?

언제나 다름없이 생각만이 저를 채운 녹차...

미루 wrote:
>아직도 세상은 아름답다.
>
>친구를 만나러 집을 나서는 나를 붙잡고 어머니께서 말씀하시더군요.
>"얘. 오늘 오존주의보랜다. 괜히 싸돌아다니지 말고 일찍 들어오렴."
>공기 중에 오존이 너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사람들의 호흡기에 영향을 끼칠 정도가 되면 오존보의보가 떨어진다면서요.
>어쩌다가 마음놓고 밖에 나가지도 못할 정도로 무서운 세상이 되었을까요. 친구와 만나 영화를 보고 햄버거를 먹으면서도 기분이 영 께름칙해서 그냥 일찍 집에 들어가려고 친구와 헤어져 버스 정류장 앞에 서 있었습니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버스가 지나갈 때마다 뿜어대는 매연까지 가세해 정말 숨을 쉬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저쪽 길 모퉁이에서 사람들이 다투는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리더니 뭔가 부서지는 소리도 나고, 사람들이 몰려가는 등 한바탕 소란이 벌어지는게 아니겠어요.
>호기심 많은 내가 가만있을 수 없었죠.
>얼른 뛰어가서 사람들을 헤치고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곳에서는 서너 명의 단속반 아저씨들이 도넛과 샌드위치를 파는 작은 포장마차를 뒤짚어엎고 있었습니다.
>계란이 깨지고, 베지밀 병이 이리저리 굴러다니고, 도툼하니 맛있어 보이는 도넛들이 아무렇게나 길바닥에 쳐박혀 있었습니다.
>한동안은 단속원들에게 사정도 하고 울부짖으며 막무가내로 매달려 보기도하던 포장마차의 주인 아저씨는 모든 것을 포기했는지 그저 멍한 표정으로 땅만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왜 그때 저는 주위의 모든 것이 갑자기 정지해 버린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까요?
>포장마차에 있던 음식물을 차에 싣기 위해 길 한복판으로 옮기는 단속원들의 손길은 여전히 분주했고, 도로에는 변함없이 버스들이 우악스럽게 달려가고 있었는데 말이예요.
>마치 끓고 있는 압력솥 안에 서 있는 것처럼 숨이 막혔습니다.
>흙 묻은 도넛과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베지밀 병들이 오존주의보보다 훨씬 더 사나운 경보를 발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하는 짓일텐데 그사람 이제 그만 괴롭혀요."
>갑자기 한 아주머니가 갑자기 소리쳤습니다.
>목소리가 떨리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한참을 주저하다 나선 모양이었습니다.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 중 몇몇이 조그만 목소리로 그 아주머니의
>말에 동조했습니다. 사람들의 반응에 놀랐는지 단속반 아저씨들의 손길이 좀 멈칫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말쑥한 정장 차림의 한 50대 아저씨가 뚜벅뚜벅 걸어나오더니 길바닥에 뒹굴던 베지밀 세 병을 주워들었습니다. 그리고 멍하니 서 있던 주인아저씨의 주머니에 지폐 몇 장을 밀어넣고 돌아서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마치 그제서야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웅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까 소리쳤던 아주머니가 우유 몇봉지를 집어들고 주인아저씨에게 돈을 지불했습니다.
>이어서 아기를 업은 새댁이 삶은 계란 몇개와 바닥에 떨어지지 않은 도넛 몇 개를 샀습니다. 그 후에는 줄을 지어서 사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할아버지는 주인아저씨의 어깨를 한참 두드려 주다 가시기도 했습니다.
>저도 우유 한 봉지를 사들고 그 자리를 빠져나왔습니다.
>집에 가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제 마음이 얼마나 상쾌했는지 굳이 말해야 할까요?
>얼른 집에 가서 어머니께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
>오존주의보 보다 더 센 것을 발견했으니 세상은 충분히 싸돌아다닐 만하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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