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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19+19=38

........2000.06.26 01:47조회 수 16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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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님 너무너무 잘읽었습니다.
19+19=38(녹차님+녹차님=와우입니다)
녹차님 보다는 곱절로 인생을 경험한 녀석이죠..후후...
하지만 지금돌아보면 너무 한것없이 지나간 나의38년 인것같아요.
열심히 누구나 열심히 사셨겠지만 참 힘든세상이죠^^
세상일이 자기뜻대로 되진 않으니깐요.
수없이 많은 다짐을 하면서도 자고 일어나면 또 하루가 지나가고
가장 무서운적은 바로 자기자신이라는 말이 정말 실감납니다.
자신를 극기한다는것 ~내마음속에 자리잡고있는 이눔과 평생을
싸우며 대결을하죠........
하지만 이눔과의싸움에서 과연 얼마나 이길까요..ㅎㅎ...
전 이눔과 싸우기보단 비겁하지만 항상 타협를 하고 산답니다.
그래서 요모양 요꼴이죠..ㅎㅎ..........................................
..................................................................................
젊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것은 바로"젊음"이라고 생각해요.
항상 열심히 할려고 하는것을 보면 저한데도 이런 막내동생이 하나
있었으면해요^_^(주책을 떨었군여)
8월에 미국에 가신다니 가시기전에 좋은 추억거리 많이많이 맹글어 가세요....


녹차 wrote:
>오늘은 큰맘 먹고 비싼 구구콘을 사들고 놀이터로 향했다.
>
>벤취에 앉아 인생에 대해 생각했다.
>
>점점 작아지는 구구콘을 바라보며 인생의 허무를 느꼈다.
>
>더할나위 없이 작아진 구구콘을 바라보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
>그때 저멀리서 미끄럼틀 타던 여자아이 하나가 다가온다.
>
>
>
>아이 : 아저씨 왜 울어?
>
>백수 : 아..아냐 아저씨 우는거 아냐.
>
>
>
>한창 자라나는 새같은 아이에게 작아지는 아이스크림 때문에
>
>운다고 할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
>아이는 날 계속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
>
>
>아이 : 아저씨 나 한입만...
>
>
>
>멈췄던 눈물이 다시 흘렀다.
>
>내 구구콘을 다 먹고 그아인 다시 미끄럼틀로 쭐래쭐래 달려갔다.
>
>순간 인생의 황당함을 느꼈다.
>
>조금 있다 보니 한아이가 헐레벌떡 내 앞으로 뛰어왔다.
>
>
>
>헐레벌떡보이 : 아저씨 여기 500원짜리 굴러오는거 못봤어요?
>
>
>
>순간 내 발밑에 뭔가가 반짝이는걸 발견했다. 다행히 그 아이보다
>
>먼저 발견했다. 나는 잽싸게 오른발로 동전을 덮고 말했다.
>
>
>
>백수 : 저쪽으로 가던걸?... ☞
>
>아이 : 고마워요.
>
>
>
>"자 이제 나와 동전아 나쁜사냥꾼은 갔어"
>
>그 아이가 사라지자 아까 아쉬웠던 구구콘을 다시 하나 사서
>
>벤취로 돌아왔다. 미끄럼틀 타던 그아이도 다시 돌아왔다.
>
>
>
>아이 : 아저씨...나 한입만...
>
>
>어제 과소비로 인해 오늘은 좀 싼 돼지바를 사들고 놀이터로 나갔다.
>
>어제 그 아이가 없음을 확인하고 안심하고 돼지바를 깠다.
>
>순간 뒤에서 누가 내눈을 가리며 뻔한 질문을 했다.
>
>
>
>?? : 누구게?
>
>백수 : 글쎄...
>
>
>
>하지만 "누구게?"란 목소리를 듣고 돼지바를 든 오른손엔 마비가 왔다.
>
>가슴도 철렁 내려앉았다.
>
>
>
>백수 : 혹시...
>
>
>
>난 오늘도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
>
>
>아이 : 아저씨..오늘은 돼지바네...한입만...
>
>
>
>오늘은 이 아이가 다 먹고도 가지 않고 내 옆에 바싹 다가앉는게다.
>
>
>
>아이 : 아저씨는 뭐하는 사람이야?
>
>백수 : 글쎄다...
>
>아이 : 아저씬 늦게 들어가면 엄마한테 혼나?
>
>백수 : 혼나...
>
>아이 : 아저씬 이름이 뭐야?
>
>백수 : OOO.
>
>아이 : 아저씨 내가 귀찮아?
>
>백수 : 보기보다 똑똑하구나...
>
>아이 : 아저씨 여보 있어?
>
>백수 : 아직 여자친구라는 것도 없어.
>
>아이 : 왜?
>
>백수 : 아저씬 여자들이 좋아하는 돈 많은 사람이 아니거든.
>
>아이 : 그럼 내가 여자친구 해줄께.
>
>백수 : 조건은?
>
>아이 : 한입.
>
>
>
>우린 그렇게 어설프게 애인협정을 맺었다.
>
>다음날 부터 놀이터로 향하는 내 손엔 두개의 아이스크림이 항상
>
>들려져 있었다. 그 아인 항상 벤취에 앉아 날 기다리고 있었다.
>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나선 내 무릎에 누워 잠을 자기도 했고,
>
>어설픈 내 옛날얘기에도 그 아인 즐거워해줬다.
>
>
>
>5월 5일 어린이날.
>
>놀이터엔 애들이 하나도 없을꺼란 생각에...
>
>그리고 그 아이도 오늘만은 없을꺼란 생각에 아이스크림을 하나만
>
>사들고 놀이터로 갔는데 내 여자친구 은미가 혼자 벤취에 앉아
>
>있는 것이 아닌가....
>
>
>
>백수 : 오늘 어린이날인데...?
>
>아이 : 엄마,아빠가 바쁘셔...
>
>백수 : 그렇구나...
>
>아이 : 오늘은 한개네?
>
>백수 : 아..응. 니꺼야. 난 오늘 배가 불러서...
>
>아이 : 같이 먹어 그럼.
>
>백수 : 그러자! (활짝)
>
>
>
>아이는 내손을 잡고 연신 행복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
>내가 같이 있어주는것만으로도 내 애인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사실이
>
>나로써도 기쁜일 이었다.
>
>
>
>백수 : 우리 대공원갈까?
>
>아이 : 정말?
>
>
>
>아이를 기다리라고 해놓고 쏜살같이 은행으로 튀어갔다.
>
>10만원을 인출했다. 잔액 1630원....까마득했다.
>
>시골에 계시는 공포의 마더얼굴이 떠올랐다.
>
>
>
>'네 이 우라질 녀석! 서울가서 대통령이 되어 오겠다고 소팔아서
>
>올라가더니 다섯살짜리 지집에게 홀려 애미 피땀흘려 보낸돈까지
>
>다 말아먹는거냐!'
>
>'마마...그게 아니예요..그게...그게...'
>
>
>
>난 심하게 머리를 휘젓고 있었다.
>
>
>
>은행 안 경비원이 가스총을 찬채 바닥에 떨어지는 내 비듬들을 쓸고
>
>있었다. 휘젓던 머리를 추스리고 은행을 빠져나왔다.
>
>애인 은미를 목마태우고 대공원으로 향했다.
>
>놀이기구를 타며 엷은 웃음을 '활짝'지어보이는 내 애인 은미를 보며
>
>사뭇 흐뭇했다.
>
>
>
>'아...오늘은 체력의 한계다. 더이상 걷지도 못하겠어'
>
>
>
>놀이터 벤취까지 은미를 업어와서는 턱 주저 앉았다.
>
>은미가 내 곁에 다가오더니 내 볼에 살며시 입맞춤 하는것이 아닌가...
>
>볼을 어루만지며 멍하니 은미를 바라보고 있자니 은미도 부끄러운지
>
>얼굴이 붉어진 채로 "아저씨 오늘 재미있었어. 내일봐" 라며 손을
>
>흔들며 사라진다.
>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볼에서 손을 뗄수가 없었다.
>
>인생의 행복이란걸 느꼈다.
>
>
>
>어머니께 전화가 왔다.
>
>
>
>어머니 : 다음달까지 직장 못구하면 당장 시골로 잡아들일테다.
>
>백 수 : 어머니 제발 자식의 꿈을 그런식으로 .....
>
>어머니 : 꿈이고 나발이고 사발이고 니 통장 오늘 조회해봤더니 1630원
>
>남았더구나. 알아서해라. 이번주엔 돈도 안부칠테니까..!
>
>백 수 : 어머니...
>
>
>
>난 수화기에다 대고 침을 튀겨가며 절규했지만 이미 NO CARRIOR된
>
>상태였다.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
>잘쓰면 한달도 버틸수 있는 거금 10만원. 어제 하루사이에 다 썼으니...
>
>이것참 살길이 막막하다.
>
>게다가 애인 은미는 바라는것이 점점 더 많아진다.
>
>저 멀리편에서 한남자가 여자에게 꽃을 선물하는걸 보구선..
>
>
>
>아이 : 아저씨. 아쩌신 애인 은미한테 꽃 안사줘?
>
>
>
>그리고 아이는 보채기 시작했다. 꽃을 사달라고...
>
>난 이미 돈이 바닥난 상태였기에 어쩔수가 없어 말했다.
>
>
>
>백수 : 우리 헤어져.
>
>
>
>은미는 이럴순 없다며 땅을치며 통곡했다.
>
>
>
>나 역시 가슴이 아팠지만 냉정하게 뒤돌아서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요며칠 놀이터는 커녕 밖에조차 나가지 않고 방구석에 쳐박혀 병든
>
>병아리새끼 마냥 겔겔거리고 있다.
>
>눈을 감으면 은미의 활짝웃는 모습이 떠오르곤 한다.
>
>
>
>"은미는 어떻게 지낼까...그아이 감기나 걸리진 않았는지......."
>
>
>
>은미는 내 인생에 있어 한낮 장난에 지나지 않는 아이가 아니었다.
>
>오히려 삭막했던 내 인생에 끈끈한 정과 사랑을 알려준 작은 천사였다.
>
>여자와 이별후 힘들어하는 한남자의 유치한 괴로움이 싫어 여자도 멀리
>
>했던 내가 은미로 인해 사랑에 눈을 뜨게 된것이다.
>
>퍼뜩 신문을 펴 들었다.
>
>
>
>[인부모집. 일당 65000원...]
>
>
>
>이틀간 노가다를 뛰었다.
>
>
>
>플라워샵에서 튤립을 몇송이 사고 가게에 들러 구구크러스터를 하나
>
>사들고 놀이터로 향했다.
>
>뜻밖에도 은미는 벤취에 앉아 있었다.
>
>요 며칠 내가 안온사이에도 계속 나왔는가보다.
>
>가까이 가니 인기척을 느낀 은미가 고개를 들어 날 바라본다.
>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진 은미가 울먹거리며 내게 달려와 안긴다.
>
>미처 안아주지 못한탓에 은미는 내 가슴팍에 안기지 못하고 무릎에
>
>매달려 징징 운다. 내 무릎이 촉촉해져옴을 느꼈다.
>
>
>
>백수 : 은미야 선물.
>
>
>
>은미가 울먹거리며 내게 달려와 안긴다.
>
>뒤에 감추었던 튤립 몇송이와 구구크러스터를 은미앞에 내밀었다.
>
>그리곤 키를 낮춰 울고 있는 은미의 눈을 소매로 훔쳐주고 가슴으로
>
>안아주었다.
>
>
>
>아이 : 다신 떠나지 않을꺼지?
>
>백수 : 그럼.......
>
>
>
>벤취에 나란히 앉은 우리 위로 붉은 노을이 졌다.
>
>그날 이후 은미를 고아원에서 인계받아 우리집에서 같이 살게 됐다.
>
>
>지금 대학생인 아내 은미와의 첫만남을 서툰 글솜씨로나마 적어봤다.
>
>난 내가 죽는날까지 이몸하나 다 바쳐 은미를 사랑할것이다.
>
>앗... 은미 학교갔다 올시간이다. 밥 앉혀놔야 하는데..
>
>===============
>뭐...진짜 있었던 일은 아닌것같지만 (이런글은 꼭 마지막 몇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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