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그리운 바다 성산포 # 1

........2000.06.30 17:46조회 수 171댓글 0

    • 글자 크기


그리운 바다 성산포Ⅰ

아침 여섯시
어느 동쪽에나 그만한 태양은 솟는 법인데
성산포에서만 해가 솟는다고 부산 피운다
태양은 수만개 유독 성산포에서만
해가 솟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나와서 해를 보라
하나밖에 없다고 착각해온 해를 보라

성산포에서는 푸른색 외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
설사 색맹일지라도 바다를 빨갛게 칠할 순 없다.
성산포에서는 바람이 심한 날
제비처럼 사투리로 말을 한다.
그러다가도 해가 뜨는 아침이면
말보다 더 쉬운 감탄사를 쓴다.
손을 대면 화끈 달아오르는 감탄사를 쓴다.

성산포에서는 남자가 여자보다
여자가 남자보다 바다에 가깝다.
술을 마실 때에도 바다 옆에서 마신다.
나는 내 말을 하고 바다는 제 말을 하고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기는 바다가 취한다.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술에 더 약하다.

맨 먼저 나는 수평선에 눈을 베었다.
그리고 워럭 달려드는 파도소리에 귀를 찢기었다.
그래도 할 말이 있느냐고 묻는다
그저 바다만의 세상 하면서 당하고 있었다.
내 눈이 그렇게 유쾌하게 배인 적은 없었다.
내 귀가 그렇게 유쾌하게 찢어진 적은 없었다.

모두 막혀 버렸구나
산은 물이라 막고 물은 산이라 막고
보고 싶은 것이 보이지 않을 때에는 차라리 눈을 감자
눈감으면 보일 꺼다.
떠나간 사람이 와 있는 것처럼 보일 꺼다.
알몸으로도 세월에 타지 않는 바다처럼 보일 꺼다.
밤으로도 지울 수 없는 그림자로 태어나
바다로도 닮지 않는 진주로 살 꺼다.




    • 글자 크기
내일도 모레도 비비비비 (by ........) 그리운 바다 성산포 #2 (by ........)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드디어 복구했습니다. 와일드바이크 심폐소생의 변!41 Bikeholic 2019.10.27 3526
181929 Re: 저도 ........ 2000.06.30 154
181928 그렇군요.고맙습니다(내용무) ........ 2000.06.30 160
181927 내일도 모레도 비비비비 ........ 2000.06.30 173
그리운 바다 성산포 # 1 ........ 2000.06.30 171
181925 그리운 바다 성산포 #2 ........ 2000.06.30 152
181924 그리운바다 성산포 #3 ........ 2000.06.30 154
181923 그리운 바다 성산포 #4 ........ 2000.06.30 173
181922 그리운 바다 성산포#5 ........ 2000.06.30 152
181921 100원 ........ 2000.06.30 149
181920 요즘 홀릭님의 게시글이.. ........ 2000.06.30 179
181919 홀릭님이 한빛소프트 사라내요..^^ ........ 2000.06.30 324
181918 바이커님! GT-STS에 뭘 더 바래~(내용무) ........ 2000.06.30 175
181917 Re: 그것이 알고 싶다 ........ 2000.06.30 173
181916 방을 구합니다... ........ 2000.06.30 151
181915 관광번개....6/30 ........ 2000.06.30 193
181914 으음... 체인만....;;;; ........ 2000.06.30 186
181913 Re: 축하축하.. ........ 2000.06.30 153
181912 Re: 어제오늘 일이겠습니까? ........ 2000.06.30 153
181911 Re: 홀릭님 제것두... ........ 2000.06.30 159
181910 Re: `색시야 10만원만....` ........ 2000.06.30 158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