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바다 성산포 Ⅲ
어망에 끼였던 파도도 빠져나오고
수문에 갇혔던 바다도 빠져나오고
갈매기가 물어갔던 바다도 빠져 나오고
하루살이 하루산 몫에 바다도 빠져나와
한자리에 모인 살결이 희다
이제 다시 돌아갈 곳이 없는 자리
그대로 천년 만년 길어서 싫다
꽃이 사람된다면
바다는 서슴지 않고 물을 버리겠지
물고기가 숲에 살고 산토끼가 물에 살고 싶다면
가죽을 훌훌 벗고 물에 뛰어 들겠지
그런데 태어난 대로 태어난 자리에서
산신께 빌다가 세월에 가고
수신께 빌다가 세월에 간다.
성산포에서는 설교는 바다가 하고
목사는 바다를 듣는다.
기도보다도 더 잔잔한 바다
꽃보다 더 섬세한 바다
성산포에서는 사람보다 바다가 더 잘 산다.
저 세상에 가서도 바다에 가자
바다가 없으면 이세상에 다시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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