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그리운 바다 성산포#5

........2000.06.30 17:48조회 수 143댓글 0

    • 글자 크기


그리운 바다 성산포 Ⅴ

일어 설듯 일어 설듯 쓰러지는 너의 패배
발목이 시긴 하지만 평면을 깨뜨리지 않는 승리
그래서 네속은 하늘이 들어앉아도 차지 않는다.
투항하라 그러면 승리하리라
아니면 일제히 패배하라 그러면 잔잔하리라
그 넓은 아우성으로 눈물을 닦는 기쁨
투항하라 그러면 승리하리라

성산포에서는 살림을 바다가 맡아서 한다
교육도 종교도 살림을 바다가 맡아서 한다.
교육도 종교도 판단도 이해도
성산포에서는 바다의 횡포를 막는 일
그것으로 둑이 닳는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절망을 만들고
바다는 절망을 삼킨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절망을 노래하고
바다가 그 절망을 듣는다.

오늘 아침 하늘은 기지갤 켜고 바다는 거울을 닦는다.
오늘낮 하늘은 늦잠을 자고 바다는 손뼉을 친다.
오늘 저녁 하늘은 불을 켜고 바다는 이불을 편다.
바다가 산허리에 몸을 부빈다.
산이 푸른 치마를 걷어 오리며 발을 뻗는다
육체에 따뜻한 햇살
사람들이 없어서산은 산끼리 물은 물끼리
욕정에 젖어서 서로 몸을 부빈다.

목마를 때 바다는 물이 아니라 칼이다.
목마를 때 바다는 물이 아니라 양이다.
그릇 밖에서 출렁이는 서글픈 아우성
목마를 때 바다는 물이 아니라 갈증이다.
성산포에서는 사람보다 짐승이
짐승보다 산이 산보다 바다가
더 높은데서 더 깊은데서 더 여유 있게 산다.

성산포에서는 교장도 바다를 보고 지서장도 바다를 본다
부엌으로 돌아온 바다가 아내랑 나갔는데
냉큼 돌아오지 않는다.
다락문을 열고 먹을 것을 찾다가도
손이 풍덩 바다에 빠진다.
평생보고만 사는 내 주제를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나를 더 많이 본다.

하늘이여 바다 앞에서
너를 쳐다보지 않는 것을 용서하라
하늘이여 바다는 살았다고 용서하라.
너는 죽었다고 하는 것을 용서하라
너의 패배한 얼굴을
바다 속에서 더 아름답게 건져
내는 것을 용서하라
그 오만한 바다가
널 뜯어먹지 않고 그대로 살려준 것을 보면
너도 바다의 승리를 기뻐하리라
하늘이여 내가 너를 바다 속에서 보는 것을 용서하라.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드디어 복구했습니다. 와일드바이크 심폐소생의 변!39 Bikeholic 2019.10.27 2889
150379 20,000원의 참가비에 대한 .... jesslim 2003.09.22 260
150378 감사해유~~~[냉무] 사나이! 2005.10.22 205
150377 Re:우핫핫핫!! ........ 2001.03.16 142
150376 몇개나 만드시는데 금형제작까지 하시는지? 쟁이 2003.09.26 209
150375 너무 열받지 마세요~ frogfinger 2005.10.23 353
150374 Re: 여우님 안녕하세요.. ........ 2001.03.20 142
150373 밤 10시 넘어서..한강으로 집에 오다가... 재여리 2003.09.29 216
150372 Diablo Domination Series DH / 디아블로 다운힐 시리즈--동영상-- kmtbus 2005.10.26 389
150371 타코메타 고치니 좋군요... ........ 2001.03.23 141
150370 서울에 맛집없나요^^ kohosis 2003.09.30 202
150369 산악자전거로 히말라야 산맥을 넘었다. 마이클 2005.10.29 621
150368 그래도... ........ 2001.03.26 210
150367 제가 컴맹이라서........긁적 긁적....ㅡ,ㅡ 대포 2003.10.02 167
150366 길다닐 때 너무 위협하지 말아요~! metallion 2005.11.01 272
150365 Re:Re: 좋지요.... ........ 2001.03.29 188
150364 왜?고급잔차엔 스탠드가 안달려 있는거져? korgman 2003.10.05 350
150363 예전에 여자친구와 극장에서 봤습니다. eisin77 2005.11.04 283
150362 생활자전거 탔다고.... ........ 2001.03.31 143
150361 안면도... Fany 2003.10.08 171
150360 배가 시려워~ 꽁~ tourbike 2005.11.09 259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