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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의 후기로 생각되는 빠이어님의 ER입니다...

........2000.12.12 21:18조회 수 259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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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번호: 561 (2000/06/12,19:51:10)
작성자: 빠이어(bul@catholic.or.kr)
행성 'ER'

prologue;
늘 그렇듯 바쁘고 혼란스러운 지구의 아침이 시작되었다.
항로를 꽉 메운채 들어찬 비행정들로 정체를 겪고 있는 88번 공용항로변 NueNARU 스테이션.
조금은 낯선 개인비행정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내 소형쾌속정 1기, 중형 수송선 1기, 소형카고쉽 1기로 나눠타고 어디론가의 비행을 시작했다.


#1; 출항(出航)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이다.
총통 직할 기사단장 클리프의 직접 지휘로 철저한 보안아래 각 분야에서 무작위로 선발된 13명의 정예가 홀릭총통을 호위하여 모종의 임무수행을 위해 첫걸음을 내딛는 날이며, 그 일원으로 내가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보안문제로 목적지를 밝힐 수 없는 외유에 대해 제기하는 친지들의 무수한 의문을 무마하느라 새벽까지 마셔댄 술이 온 머리를 울리고 있지만 무언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으리란 막연한 기대에 내 가슴은 묘한 흥분으로 떨리고 있었다.

드디어 출항의 시간이 왔고, 총통이 탑승한 쾌속정을 호위하며 Subdue! East River라 명명된 우리의 선단이 장엄한 위용을 자랑하며 머나먼 우주로의 여행을 시작했다.
여행 중 급유나 비상 체력충전용 아이템을 사기위해 정박할 때 마다 총통은 수송함과 카고쉽을 오가며 대원들을 친히 격려했다.
때로는 파행적인 행동으로 오히려 대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누구도 그 사실을 입밖에 낼 순 없었다...

항해는 순조롭게 지속되었고, 기나긴 워프홀들을 여러개 통과하며 지구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얼마만큼의 시간동안 항해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감각이 점차로 무디어지고 있었다.


#2 KWD 성운 JS 태양계 East River 행성

기나긴 여행이 끝나갈 무렵 그제서야 우리는 우리가 수행해야 할 임무와 목적지에 대한 브리핑을 받을 수 있었다.
스스로, 또는 인공으로 조차 정화의 능력을 상실한 지구로부터 인류가 새로이 정착할 행성을 찾고자 하는 일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었지만 총통이 직접 나서 확인을 할정도로 진척이 있다는 사실에, 그런 중차대한 임무에 선발되었다는 사실에 우리는 매우 고무되었다.
한껏 설렘을 지니고 진입한 행성 KWD성운 JS태양계 East River는 역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너무나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주었다. 우리는 환호성을 올리며 기나긴 항해의 끝과 미지의 신세계에 대해 자축했다.


#4 탐사

선발대가 구축해 놓은 베이스 캠프의 위치를 확보하고 짐을 풀 새도 없이 우리는 바로 첫번째 목적지로 출발했다. 선단이 더이상 나아갈 수 없는 곳에 이르러 개인배행정으로 옮겨탄 일행은 지원대원 둘을 남겨놓은채 줄지어 출발했다. 대기 상태는 지구와 흡사했으나 산소 함유량이 훨씬 높았으며 아황산이나 질소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으므로 매우 쾌적했으며, 기후역시 양호한 편이다. 대체적으로 험한 지형이 계속되어 힘이 좀 들긴 했지만 순조로운 탐사가 계속되었고 고도가 높아질수록 아름다워지는 경관에 대원들은 입을 다물 줄 몰랐다.


#5 악천후

정상으로 보이는 곳의 2/3지점에 이르렀을때 우리는 매우 빠르게 변화하는 기상상태에 약간의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내 한두방울씩 떨어지던 빗방울이 굵어지더니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일행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던 때 마침 그곳을 지나던 행성인을 나포하여 조금 아래쪽 예전에 쓰던 벙커가 있다는 정보를 얻어낼 수 있었다. 서둘러 벙커를 찾아 대피한 일행은 벙커의 지붕을 부숴버릴 듯 엄청나게 쏟아 붇는 폭우에 넋을 놓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급격히 변화하는 기후에 체온이 떨어지고 더불어 체력도 떨어져 감을 느낀 대원들은 비상용 체력보충아이템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떨어지는 체온은 어쩔 수 없었다. 벙커의 음침한 분위기와 낯선곳에서의 조난에 대한 두려움으로 패닉이 발생하려는 상황이었다. 이때 구석에서 잠잠히 있던 M4대원이 체력 아이템의 포장용지를 모아 불을 피우기 시작했다. 비웃던 대원들이었지만 벙커안의 나뭇조각 등으로 점차 커지는 불가로 모여들어 심신을 녹일 수 있었다.
그칠 줄 모르는 폭우와 추위에 지친 대원들은 하나둘 쓰러져 갔고, 날은 점점 저물어갔다. 그때 쓰러져 있던 팀닥터 Mr.장이 벌떡 일어나더니
"갑시다! 이까짓 고난에 쓰러질 수는 없습니다. 60억 인구가 우리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으아아아~"
울부짖었다. 대원들은 아무말없이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비장한 눈빛으로 장비를 챙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빗발이 조금 약해진 틈을 타 선단으로의 복귀를 시작했다. 모함에서 만나기로 하고 각자 엄청난 속도로 비행을 시작한지 얼마 않되어 또다시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발한이 용이하도록 특수제작된 우주복을 뚫고 빗방울이 스며들었고 그위로 다시 칼날같은 ER행성의 바람이 몰아쳐댔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참아내며 대원들은 오로지 전진, 또 전진이었다. 장엄한 광경이었다. 하나둘 모함으로 귀선을 하고 정신을 추스리는데 한참이 지나도 몇몇 대원과 총통의 모습이 보이질 않았다. 무리를 해서라도 선단을 이동해보자는 의견이 나올만큼 걱정이 되었을 무렵, 멀리 총통의 모습이 보였다. 선단에 복귀한 총통은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솔직히 나는 광포한 행성생물인줄 알고 뒤돌려차기 한방으로 보내버리려 했었다. 아뭏든 위턱과 아랫턱이 맞부딪히는 소음으로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지껄이는 총통을 강제로 탑승시키고 개인비행정을 카고에 실은 우리는 서둘러 귀환길에 올랐다. 귀환길에 밑바닥나버린 체력을 보충하고자 JS태양계의 한 행성을 점거하여 SGS라는 특수 아이템과 과다복용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RIS(Real I Suel)를 섭취했다. 짐승의 모습으로.

 

#6 총통의 파행

나는 가장 먼저 취침에 들었기 때문에 다른 대원에게 들은 것은 바탕으로 기록을 남기는 것임을 알린다.
폭우에 의한 후유증과 RIS과다 복용으로 심각한 정신적 공황을 겪고있는 총통을 바라보는 대원들의 눈에는 만감이 교차하고 있었다. 그를 어찌 다 말로 표현하랴...
대원들 각자가 대충 개인 정비를 마치고, 취침에 들거나 아직 모자란 듯 각종 아이템을 소비하던 중 총통의 정신이 분열이 이르른 듯, 야간 탐사를 주장하고 나섰다. 당연히 총지휘를 맡고 있는 기사단장과, 평소 용감무쌍한 ON대원이 수행을 자청했고, 몇몇이 마지못해 따라나선 듯 보인다. 그러나, 이내 총통의 비틀거리는 운항과 절벽돌진 등의 아찔아찔한 사태를 맞은 대원들의 만류로 베이스로 끌려들어와 사태는 일단락 되었다. 이렇게 탐사 첫날은 저물어 갔다...

#7 탐사 2일차

전날의 참담했던 기억을 뒤로한채 전 대원의 참가로 금일 탐사는 시작되었다. 베이스캠프에서 제공되는 아침을 먹고, 대원들은 개인 장비의 정비에 들어갔다. 총통은 어제 파행의 여파로 여전히 맛이 간 상태로 보인다. 걱정이다.
탐사가 시작되었고, 탐사 초입부터 거칠기 짝이 없는 항로는 대원들의 신체 특정부위에 집중충격을 가함으로써 참기힘든 고통을 유발시켰고, 어제와는 반대로 지구의 열대기후에 가까울 정도의 열기로 인해 오늘 탐사 역시 순조롭지만은 않을것음을 암시했다. 그러나 투철한 사명감과 정신력으로 무장한 대원들은 거칠것 없는듯 비행을 계속해 나갔다.

오늘 탐사의 목적지에 거의 다달아 대원들 대부분이 복귀를 걱정하여 귀환하고자 의견이 모아질 즘 ER행성의 특산물인 OD와 SDDG로 체력을 보충하느라 마지막으로 도착한 Mirror대원(본명은 따로 있으나 MIrror라 불리우는 이유는 후에 설명하겠다)과 D-form대원의 강력한 제의로 일행은 마지막 행군을 감행했다. 그 와중에 ww대원이 실종되었고, 안타까움을 뒤로한채 탐사는 계속되었다.
이어지는 코스는 매우 빠른 속력이 나는 항로여서 탐사단은 조심하며 비행을 하고 있었다. 그때 앞쪽에서 대원들의 비명소리가 들렸고 일행은 일제히 긴장하며 다가갔다. 이내 눈에 들어온 참담한 광경에 대원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급격한 코너를 도는 항로에서 소행성군에 휩쓸린 팀닥터의 개인 비행정이 그만 추락하고 만것이다. 개인비행정에서 튕겨나간 Mr.장의 몸은 소행성군과 마찰하며 산산히 부서져 나갔고 그의 비행정은 부스터를 추스리지 못한채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있었다. 당시 처참했던 상황의 이해를 돕고자 블랙박스의 분석 결과를 남긴다. 워낙 급박한 상황이었던 만큼 50%정도의 해석만이 가능하였음을 알린다.

"치익~ 치익~ 아, 아~ 악~ 조슴ㅎ롸~ 치익~ ㅅ행선구~ 치익~ ㅇㅇ ㅇ아아악~"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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