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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어지는 강촌 ...

........2000.12.18 16:40조회 수 199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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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의 후기입니다. 이러다가 "골-수-"가 되았심다. ㅎㅎ
99년 9월의 어느 일요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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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투어라 약간은 긴장도 되고, 혼자 빌빌대면
어떡하나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홀릭님은 치통 때문에 밤잠을 못 주무셨
다지만 저는 자면서도 걱정했습니다. ^^
강촌이라, 대학 때 엠티가서 놀던 곳. 이제 그 시절도 10년이 넘네요.
약간은 슬프군요. 하지만 아직도 젊죠 뭐, 자전거 갖고 이런데도 찾으니...

아침에 발딱 일어나, 말그대로 발딱 입니다. 보통때 일요일에 6시에 일어
나려면 열번도 더 뒤척여야 하는데, 준비를 했지요. 날씨가 추울것 같아
잠바도 하나 걸치고. 어제 저녁에도 반팔로 양재천에 나갔는데 무진장
춥더라구요. 잠실선착장에서 만나기로 했으니까 약속시간 25분전에 집을
나섰습니다. 조금은 쌀쌀하더라구요. 라이트가 없어 어두우면 어쩌나 했는데
이미 훤해 있었습니다. 선착장에 도착해서 레이다를 켰지요. 좌로 180, 우로
180. 김성민님을 찾았는데 아직 나오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주위를 어슬렁
거렸지요. 5분이나 지났을까, 언제 홀릭님이 말씀하신대로 아주 동안인
분이 복장 딱 차리고 혹시.. 라고 물어 오시는데 김성민님인줄로 팍 알아
차렸지요. 어제 김성민님이 바이크 등록해 놓은 것도 있고 해서.
가볍게 인사를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기다렸지요. 7시 5분쯤 잔차
두대를 실은 르망이 부지쪽으로 들어왔습니다. 김성민님이 금방 알아
차리더군요. bikeholic님, 초보맨 님을 처음 만났습니다. 매일 글만 보다가,
직접 만나서 인사를 하니 그것도 참 좋더군요. 처음보지만 오래전에 알고
있는 분들을 만난것 같았습니다.
홀릭님은 치통에도 잠까지 못자서 안색이 조금 창백한 것 같았어요.
미안하더라구요, 운을 띄웠기 때문에 책임감으로 출두하신것 같아...
강촌으로 달렸습니다. 아침일찍인데도 쌍쌍이 자전거 타는 사람도 많고,
유원지 분위가가 팍 느껴졌습니다. 이런데서 또 짠하고 쫄바지에 알록달록
한 jersey입고, 하이바 하나 딱 걸치고 나가면, 그런 기분이 또 멋지지요.
혼자면 좀 그렇지만, 이번엔 팀이잖아요.

이렇게 tour가 시작되었습니다. 코스는 자세히 설명을 하지 않으렵니다.
왜냐, 이미 홀릭님이 코스 aid에서 강촌 A로 잘 설명을 해 놓았기 때문에.
처음 14Km까지는 아주 좋았습니다. 강을 오른쪽으로 하고, 평평한 길을
포장으로, 자갈길로, 흙탕길로, 하여튼 상쾌했습니다. 하늘에는 구름한점
없고. It coldn't be better!!!
이제 조금 오르막입니다, 라는 홀릭님의 말과 함께 약간 질척거리는 넓은
오르막 길을 한 500m 쯤 올라갔다고 생각이 됩니다. 저는 여기서 거의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올라가자 마자 홀릭님의 한마다에 진짜 숨
넘어 갈 뻔 했습니다.
"여기는 진짜 up-hill이 아닙니다요, 여긴 그냥 도로잖아요."
순간 머리에 딱 떠오르는 생각이, 두가지였습니다.
일번, 그냥 나는 돌아가자. 여기까지 다운힐은 없었으니까 돌아가는 길은
내리막 아니면 평지다. 돌아가자.
이번, 아니다. 왕년에 나도 이것저것 한가닥 했는데 안힘든척하고, 끝까지
따라가자. 설마 죽을까...
저는 싸나이답게 이번을 택했습니다. :->
초보맨님이 주신 담배도, 성민님이 권하신 비스킷도 마다했습니다. 눈물 찍.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법,
신나는 on-road down hill 이 나타났습니다. 그냥 가만있는데도 58km가
나와습니다. 신났죠~~~
조그만 동네가 나오고 조금 지나자 개울이 나타났습니다. 물이 많이 불어
타고 지나가기는 힘이 들어 끌고 지났지요. 한번 발이 젖으니까 신다데요,
아무데나 첨벙거리면서 지나다녔습니다. 물이 차더군요.
홀릭님은 여기서 연출한번 했지요. 마치 개울을 타는 것처럼. 여러분, 다음에
사진 올라도 속지 마세요~~~
다음이 첫번째 업힐. 그나마 초반에 길을 잘못들어 100m쯤 저혼자 죽어라고
올라가고 있는데, 아닌것 같더라구요. 길에 바쿠자국도 없고. 근데 뒤에서
홀릭님의 air horn 소리가 났습니다. 그나마 올라왔는데 아니었구먼...
다시 백해서 up-hill 하는데, 초보맨 님, 김성민 님 잘 올라가시더군요.
홀릭님은 잘 올라 가셨나 모르겠어요, 올라가면서 한번도 보지를 못해서. ^^
반은 끌고, 반은 타고(평지 비스무리한데만) 올라갔지요. 그리 길지는
않아서 그런대로 탈만 했습니다. 오르막이 짧은 만큼 내리막도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더라구요.
또 개천을 하나 건너 포장된 도로가 있는 마을을 만났습니다. 가정리 라고
하는 곳일 겁니다. 아마도. 여기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휴식, 밥 시간을 맞
았습니다. 막국수를 먹었죠. 마지막 5Cm 건데기까지 남김없어 먹어 치웠
습니다. 맛있더군요. 3,000원인데도 참 맛있었습니다. 식사전에 화장실
가면서 혼자 생각했습니다. "막국수하고 라면도 하나씩 먹고, 좀 퍼질르다
가면 얼마나 좋을까..." 아침에 화장실에 갔는데도 장이 놀랐는지 속이 좀
불편했지만 식사는 잘 했습니다.
물도 채우고, 밥통(?)도 채우고 다시 출발, 마지막 업힐만 남았습니다.
여기서 개가 나오는 별장이 있었는지, 아니면 아까 처음 업힐 하는데서 나왔
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어쨋거나 오늘은 개가 우리가 갇혀있어 쉽게
지나왔습니다. 근데 개가 겁나게 크긴 하더라구요.
마지막 업힐은 오르막도 긴데다가, 왼쪽 무릅까지 맛이가서 그냥 마음을
비우고 초반부터 끌고 올라갔습니다. 10Kg 남짓한 자전거 끌고 가는 것도
힘들데요~~~ 희안하게 걸을 때는 무릅이 아프지 않은데 페달링만 하면
내릴때 욱신거리는 겁니다. 초반에 너무 무리했나 봅니다. 하여튼 쉬엄
쉬엄 걷고 타고 하면서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기분 좋은 일을
만났습니다. 바로 앞 3,40m 앞에서 성민님 초보맨님도 잔차를 끌고
올라가는 광경을 본 것입니다. "그럼 그렇지, 여기를 한번에 다 올라가면
사람이 아니지." 안도했습니다. 열심히 끌고 타고해서 정상에 올랐지요.
홀릭님이 박수를 쳐 주시더군요. 아, 얄미워라. 또 가자고 그러겠지.
저는 여기서 고개가 하나 더 있는 줄로 생각했거든요. 근데 이게 정상,
마지막 업힐이랍니다. 이런 기분좋은 일이... ^____________^
지나가는 등산객들이 저희를 보고는 "여기를 잔차를 타고 올라왔어요?"라고
묻더군요. 속으로 말했습니다. "그럼요, 부럽죠?"

마지막으로 down-hill, 저는 정말 down-hill 체질인가 봅니다. 신나게 내려
왔습니다. 겁도 없이, 씽----씽. 올라오는 등산객을 조심하면서 폼나게 좍
좍 내려왔습니다. 이 맛보러 저는 또 이 코스 오기로 속으로 다짐했습니다.
정말 화장실 갈때와 올때의 마음이 이렇게 차이가 납니다. 그죠?

이렇게 해서 오늘 tour는 끝이 났습니다.
잠실 선착장에서 떡라면 먹고, 초보맨 님과 소주 한잔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운 이별을 했습니다.

오늘 가신 홀릭님, 성민님, 초보맨 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정말 좋은 경험과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거에요. 고맙습니다.

홀릭님, This plus만 너무 믿지 마시고, 치과 찾아 보세요. ^^

첫 투어라 말이 많았습니다. 다음번에는 요점만 간단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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