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포스티노
- 자전거의 노래를 들어라 3
- 자전거의 노래를 들어라 3
자전거를 타고 양재천을 달린다
逍遙의 페달을 밟으며
루체른 로이스 강가를 달린다
아이거 북벽에 보이는 그린델발트 언덕을 넘어
몽생미셸 해변을 달린다
바람아, 내 고독의 돛을 힘껏 밀어라
흐르는 물처럼 자전거의 길은
낮게 웅크린 모든 것들을 그윽하게 어루만지며
낮은 데로 낮은 데로 임한다
자전거의 길은 스스로 길이라 말하지 않는다
가로막는 산과 다투며 터널을 뚫지도 않는다
자전거의 길은 언제나 우회한다
에움길의 운명을 담담히 받아들이며
직설이 아닌 다만 은유로 존재한다
스치는 바람의 감촉아, 은유로 이루어진 길 위에서
길을 잃는다는 건 행복하여라
이 길은 시를 운반하는 우체부의 길이다
난 하염없이 그 우체부를 기다릴 것이다
프로방스의 햇살과 별들의 소리를 녹음한 테잎을 든
그가 내 마음속으로 들어올 때까지
유하, <<천일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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