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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이왕 오늘 시 올라온 김에 하나더~~

........2001.01.05 17:54조회 수 14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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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거 오늘 시 올라오는 김에 하나더.

사랑한다
- 정호승 -

밥그릇을 들고 길을 걷는다
목이 말라 손가락으로 강물 위에
사랑한다라고 쓰고 물을 마신다
갑자기 먹구름이 몰리고
몇날 며칠 장대비가 때린다
도도히 황톳물이 흐른다
제비꽃이 아파 고개를 숙인다
비가 그친 뒤
강둑 위에서 제비꽃이 고개를 들고
강물을 내려다본다
젊은 송장 하나가 떠내려오다가
사랑한다
내 글씨에 걸려 떠내려가지 못한다


가슴이 콱 막히지 않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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