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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넘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냉무)

........2001.11.02 10:13조회 수 164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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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게티님께서 남기신 글입니다.
: 난 운동을 잘 못했다.
: 특히 달리기나 스피드를 요구하는 대부분의 운동은 잘 못했다.
:
: 대신 힘쓰는 운동은 이상하게도 재미있고, 잘했다.
: 예를 들면 체력장에서도 달리기, 왕복달리기  이런거는 잘 못했는데,
: 투포환 던지기, 턱걸이, 몸일으키기 같은 것은 언제나 만점이었다.
:
: 그러나 이것도 이제와서 그렇게 생각한 것이지, 그때는 왜 잘하고 뭘 못하는지 감도 별로 없을 때였다.
:
: 스포츠를 본격적으로 한 것은 대학교 가서부터인데,
: 신입생 서클에 들려고 기웃거리다가 럭비부에 들었다.
: 하지만 이건 맨 진흙탕속에 뒹굴고, 끝나고 나면 흙투성이에 지저분하기가 이루말할 수 없었다.
: 스타일을 중요시하는 내게 이것은 악몽과도 같았다.
: 운동장 위에는 테니스코트가 있었는데, 여기는 흰 테니스복에
: 산뜻한 스타일로 잼있게 테니스를 치는 남녀커플들이 꽤 있었다.
: 오~ 스타일 되는구만~ (^o^)
:
: 초여름날 럭비부를 탈퇴하고는
: 곧장 테니스 라켓을 샀다. 옷도 사고, 신발도 사고.
: 그렇게 해서 대학교, 대학원 내내 테니스를 쳤다.
: 다른 스포츠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
: 근데, 난 왼손잡이이다.
: 테니스는 오른손으로 배우는 바람에 나중에는 좀 짝퉁비슷해져서
: 나와 같이 시작한 친구들에게 맨날 깨졌다.
:
: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했는데, 테니스보다는 볼링을 많이 치게되었다.
: 난 원체 당구도 잘 못치고 해서 볼링도 같은 것인지 애버리지 150을 넘긴 적이 없었다.  별로 취미가 안 붙었다.
: 사내에 농구 클럽이 있어서 농구도 했는데, 별로 관심이 안 땡겼다.
: 검도도장도 한동안 다녔다.  수영장에도 매일아침 다녔다.
: 별로였다.  왜 이렇게 잼있는 스포츠는 없는 걸까하는 생각만 들었다.
: 그래서 한동안  모든 스포츠를 접었다.  물론 바쁘다는 핑계로..(^_*)
:
: 그러다보니 몸무게가 장난아니게 불어버렸다.
: 이이런~
: 스타일을 중요시하는 내가 이렇게 되어버리다니...
: 그래서 짱구를 굴린 끝에,
: 이 나이에 품위에 맞게 골프를 쳐서
: 살도 빼고, 비지니스 교제도 하고 일거양득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 석달치 수강등록을 하였다.  물론 복장은 완벽하게 하고...
: 흑~  아까운 돈만 날렸다.  10번정도 갔던가?
: 도대체가 취미가 안 붙는다.  이 무슨 고행인가?
: 남들은 누우면 천장이 필드로 보인다던데, 난 누우면 금새 코곤다.
: 그래도 석달 연습했다고 구라를 치고다니니,
: 사장님이 함 치자고 하여 필드에 나가서 머리를 올렸는데,
: 칠때 죽는줄 알았다.  그 땡볕에 이 무슨 고역이람...
: 골프 별로 잼 없어보였다.
:
: 올 가을이 시작될 무렵,
: 문득 잔차를 타고 싶었다.
: 그래서 싼거 하나 샀다가,
: 스타일을 중요시하는 내게 안 어울리는 것 같아서,
: 팔고 좀 비싼거를 샀다. (음...여기서는 그걸 입문용이라고 하더만...-_-)
:
: 요즘 틈만 나면 헬멧에 유니폼에 신발신고 한강변과 양재천변을 막
: 달린다.
: 회사에서도 틈만 나면 왈바에 들어와서 여기저기 기웃거린다.
: 눈을 감으면 내 잔거가 생각나고, 꿈에는 멋진 숲속과 들판을
: 내 자연의 힘으로 누비고 다니는 꿈을 꾼다.
: 심지어는 잔거를 갖고 세계를 여행하는 계획도 세운다.
: 당장은 해외출장에 갖고 갈 수 있도록 이것저것 준비도 해본다.
: 가면 잔거 용품등 잔뜩 사와야지 하면서...
: 내 컴의 백그라운드며, 스크린 세이브도 MTB 사진들이다.
: 집에는 서서히 잔거 용품들이 여기저기 굴러다니기 시작한다...
:
: 얼마전부터 울 마눌님과 사이가 서서히 틀어지기 시작하였다.
: 그전까지만 해도 주말이면 어디 좀 나가라고 등 떼밀어야 겨우
: 나갈까 말까 하던 게으름의 극치였던 남편이
: 이젠 주말도 모자라서 주중의 저녁에도 잔차들고 어디론가 갔다가
: 잠잘때쯤 되야 비실거리면 들어오니
: 마눌님 열 받기 시작하였나니...
:
: 급기야 시비를 걸고 넘어진다.
: 그리고 베란다에 고이 모셔둔 내 잔차 근처로 가서는
: 우선 잔차 용품들을 막 내던진다.
: 한번도 안 부딪친 내 파랑헬멧이 웃기게도 마눌님에 의해
: 박살나는 소리가 난다.  으윽...내 머리에 왜 통증이 느껴지던지..?
: 장갑은 날라가서 어디 쳐박히는지...혹시 밖으로 날라간것 아닌가?
: 베낭이며 유니폼을 들더니 갑자기 가위를 쥔다.
: 으아악~
: 주책맞게도 내 입에서는 비명이 터져나오고,
: 마눌님의 눈에서는 살기와 함께 비난의 웃음이 반짝거렸다.
: 하지만 위협만 할 뿐...
: 지도 그게 얼매나 손해인줄은 아는 모양이지?
:
: 하지만 그 안심도 잠깐...
: 급기야 내 잔차 를 발로 툭툭 차기 시작한다.
: '왜 애꿋은 내 잔차는 차냐?'
: '이놈의 잔차하고 나가 살지, 왜 여기 있냐?  아예 끼고 살아라'
: 그러면서 잔차를 끌고 밖으로 나가 내다버릴려고 그런다.
:
: 잔차를 중간에 두고 갑자기 남녀간에 팽팽한 힘쓰기 한판이
: 장장 5분에 걸쳐 진행되었다.
: 울 마눌 힘이 보통이 아님을 새삼스레 느끼고는
: 항복을 선언하고,
: 복도로 잔차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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