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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 글] 황색저널의 `황수정 테러`

........2001.11.17 00:21조회 수 395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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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에서 퍼온 글이며, 저 개인적으로 매우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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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색저널리즘, 무엇으로 사는가?'

황수정의 구속 뒤 4대 스포츠신문들이 쉬지 않고 일제히 대서특필한 머릿기사는 황색저널리즘의 정수(正手)이며 교과서격이다.


히로뽕을 복용해 전격구속된 황수정이라는 화제의 인물을 토대로 써내려 간 그 기사들은 한마디로 저널리즘의 알 권리 충족과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목적이 얼마나 잔인하고 야비한 것인가를 새삼 일깨워 준 셈이다. 물론 스포츠 신문들로 대표되는 황색저널리즘의 이중성은 이미 99년 초 'O양 비디오 사건'과 작년 '백지영비디오 사건' 등을 통해 백일하에 드러난 바가 있지만 말이다.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오양과 백양 비디오의 뛰어난 '對 국민 홍보마케터'는 바로 황색저널리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당시 황색저널리즘들은 사건발단의 도화선을 제공한 장본인으로 출발해 2차 가해자로 순식간에 탈바꿈해 갔다.


'오양 사건'을 특종처럼 캐내고 이후 1년 후의 도피생활까지 집요하게 추적했던 신흥 스포츠연예지 S신문이 그 기회를 빌어 눈에 띄는 판매고를 올리더니 결국 스포츠신문 시장의 강자로 입성한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비단 그 S신문 뿐만 아니라, 비디오의 실체니 근황이니를 연이어 끄집어 내기 위해 혈안이 되더니, '장날도 한때' 인 것처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뒤에는 졸지에 피해자인 동시에 사회적 죄인이 되버린 문제의 연예인들을 옹호하는 척하며, 사회의 도덕적 이중성과 관음증을 고발하는 세태기사를 연재하곤 했던 것이다.


'치고 빠지기식 전법'이 그렇게 치밀할 수가 없으며, '병주고 약주고' 하는 이중성이 그렇게 뻔뻔할 수가 없었다. 황색저널리즘에 대한 숱한 비판의 목소리는 번번이 '소귀에 경읽기'로 그치고 말았다.


하기사 애초에 언론의 기본 소명의식 이전에 흥미와 폭로 위주의 가십거리(gossip)를 상업성의 밑천으로 삼아 생명력을 유지하는 황색저널리즘의 반성을 기대했다기보다는 최소한의 자제와 균형감각을 바랬다는 것이 솔직한 표현일 것이다.


곧이어 계속되는 악성루머부풀리기 보도와 특정 연예인 편들고 죽이기로 계속되더니 오늘에 이르러 결국 황수정이라는 한 개인에 대해 입에 담지도 못할 항간의 소문까지 여과없이 흘려 보내고 있는 야비함마저 스스럼없이 선보이고 있다.


오! 수정?, 황수정!


11월 15일자 4대 스포츠신문의 머릿기사는 황수정에 관한 숱한 의혹과 비리파일로 도배질 되어 있었다.


헤드라인은 "황수정, 왕내숭?", "황수정-O양의 그 남자들, 묘한 인연", "황수정, 환각연기?", "황수정 파문확산, 정계누구냐?" 등이며 소제목으로 들어가면 그아먈로 점입가경이다.


'드라마 촬영중 돌출행동 히로뽕 후유증 의혹-혹시 뽕 맞고 연기?','H양 비디오 있나?', '황수정 리스트 있나?'...


항간에서 떠도는 '뭣뭣~하더라' 라는 식의 연예인을 둘러싼 3류 가십거리와 하등 다를 바 없으며, 사실 여부에 대한 전제없이 선정적으로 터트려 놓은 제목 뒤에 고작 물음표 하나로 궁색하게 빠져나갈 구멍만을 만들어 놓고 있는 셈이다.


여기엔 공인으로서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한 개인에 대한 비판적 안목이나 이해의 노력이 없으며, 계속되는 연예인 사회의 향락주의에 대한 예리한 분석은 당연히 없다.


승승장구하던 여자연예인의 청초한 이미지를 팔아먹던 시절과 한순간에 몰락해버린 그녀의 숨겨진 퇴폐의 이미지를 여과없이 과대포장해 팔아먹는 시절이 같은 신문, 같은 지면에서 시간의 차이를 두고 존재한다는 것은 황색저널리즘의 기회주의 속성과 비도덕성, 상업주의적 본색을 여지없이 드러낸 예일 뿐이다.


결국 황수정은 황색저널리즘의 또 한 번의 호재가 되었으며, 그 마케팅의 희생양이 되었다.


어쨌든 황수정을 둘러싼 일련의 기사들은 한때 정치권에서 유행하던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공세와 너무도 흡사하다.


결국 따지고 보면 황색저널리즘의 언론의 자유란 오늘자 신문 판매부수만 오른다면 사실여부에 대한 책임없이 일단 터트릴 수가 있으며, 내일자엔 또다른 기사감으로 채워 어제의 책임에 대해 오로지 묵묵부답할 수 있는 자유만 존재한 셈이다. 그에 반해 '취재원'이 될 개인의 인권은 애초에 고려의 대상이 아닐 뿐더러 그 개인이 말할 자유는 거대한 미디어 권력에 의해 애초에 차단되어 있는 상태이다.


그 무책임하고 야비한 보도행태는 여태까지 숱한 명예훼손고소/고발, 언론중재신청에까지 이른 적이 있었지만, 그 후로 자제와 반성을 통해 균형감각을 회복했다는 소리는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으며, 불행히도 오늘날까지 지하철 가판대에서 여전히 현란하고 자극적인 문구로 세간의 눈길과 발길을 모으는 얄미운 행태만을 목도해야만 했다.


이 시대의 저널리스트여, 대답해다오!


황색저널리즘(Yellow journalism)이란 말은 원래 19세기 말 미국에서 윌리엄 허스트의 <모닝저널>이 경쟁지인 J.퓰리처의 <뉴욕월드>에 게재 중이던 인기만화 [옐로우 키드]의 제작진을 스카웃해 양신문이 똑같이 [옐로우 키드]를 통해 극한 경쟁을 하던 선정성을 일컫는 데서부터 비롯된 말이다.


당시에도 무책임한 폭로성 기사와 경품제공, 흥미위주의 가십성 기사, 선정주의 행태가 비판의 도마에 오르곤 했지만, 결국 대중의 하향평준화 추세와 맞물려 폭발적인 인기와 상업적 성공을 거둔 뒤 소수에 의한 이론적 비판과 별도로 사실상 오늘날 모든 신문의 운영과 보도행태의 모범답안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우리가 배웠던 "공정성/정확성/공적 책임(Public accountability)" 등 언론의 교과서적 명제는 도대체 이 시대 어느 신문에서 찾아 볼 것인가?

결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을 위한 이윤추구의 전략/전술을 누가 탓할 것인가' 라는 말은 과연 사회의 공기(公器)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언론 역시 기업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적용되는 것일까?


올 상반기를 강타한 신문세무조사 때 세무비리를 저지른 언론을 옹호하던 지식인과 정치인들은 하나 같이 이윤의 논리를 들어 그만한 세무추징액이면 거대 신문사가 무너진다는 협박 아닌 협박을 공공연히 일삼았고, 그 협박 아래 언론의 본연의 임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정작 아무도 언급한 적이 없었다.

자유를 가로막고, 곡필을 일삼은 언론에 책임을 지우는 일보다 곡필을 휘두를 자유를 보장하는 일이 그렇게 중했던가?


궁색하게 내밀었던 항변이란 고작 이런 것이었다.


"시장경제에서의 이윤추구가, 생존을 위한 관행을 여태까지 잘 해왔는데 이제 와서 그게 무엇이 잘못됐느냐고?"


도대체 언론의 역할이란 무엇인가?

헷갈려 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우리들 평범한 장삼이사(張三李四)에게 그 잘난 저널리스트들이여 말하라!


도덕과 진리, 정의를 얘기하는 고매한 일간지 저널리스트부터 그 일간지가 낳은 자식들인 흥미만점의 스포츠 저널리스트까지 함께 답해다오.

과연 이 시대 저널리즘의 역할이 무엇인지...


적어도 당신들이 한 몸에서 태어나 한 배를 탄 운명이라면 말이다.

만일 떳떳이 대답할 수 없다면, 어느 철없는 몽상가의 단말마의 절규라고 피식 웃어 넘긴다면 그 누구도 황색저널리스트의 본능적 혐의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O양에서 B양으로, 다시 S양에서 H양까지 골고루 오늘의 사냥감으로 삼던 그 손으로 내일은 또다른 사냥감을 찾아야만 될 그 비열한 '원죄적 본능'으로부터...


하니리포터 박기원 / shia2004@ko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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