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박수.

........2002.01.30 10:48조회 수 285댓글 0

    • 글자 크기


이번 일요일 늦은 오후에, 맘이 허하여 잔차끌고 다시 광교산을 찾았습니다. 눈여겨 봐둔 샛길들을 하나 하나 돌아보리라 마음먹고 아직 눈으로 미끄러운 좁은 길들을 허부적 댔습니다.

별다른 소득 없이 한참을 눈길 속을 헤메다 보니 눈앞에 조그만 약수터가 보였습니다. 몸도 지치고 하여 시원한 물이나 한 모금 먹으려고 약수터로 접근했습니다. 그런데 잔차가 약수터 공터에 내려서기 한참 전부터 한 40줄 돼보이는 한 아주머니가 이쪽을 보면서 "짝..짝..짝.." 박수를 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격려의 박수겠거니 생각하고 괜히 으쓱해져서 앞바퀴를 한번 치켜 들었다가 내려섰습니다. 그리고는 쑥스럽다는 듯 헬멧쓴 머리를 긁적이면서 "아이,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주머니는 걍 웃으면서 저와 눈을 한번 맞추고는 계속해서 규칙적인 템포로 짝  짝  짝  박수를 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내가 저렇게 긴 박수를 받을 만큼 대단해 보이는가... 의아해 하면서 아주머니의 박수소리를 뒤로 한 채 물을 받았습니다. 그때 내 뒤통수에서 중년 남자의 짜증섞인 말이 들려왔습니다.

"여보 아직 300번 채울려면 멀었어?"

전 얼릉 물을 마시고 도망치듯 약수터를 빠져나왔습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드디어 복구했습니다. 와일드바이크 심폐소생의 변!39 Bikeholic 2019.10.27 2881
115799 Re: 5개월에 걸친 자전거 조립을 마치며... ........ 2001.06.17 139
115798 니웜워... treky 2003.11.25 199
115797 유니폼에 관하여.... ........ 2001.06.19 200
115796 -_-;; 날초~ 2003.11.27 380
115795 Flying unevenstone님... ........ 2001.06.22 169
115794 그건 그냥 개인적인 느낌이 아닐까요? 이진학 2003.12.01 186
115793 시너지효과를 위해. deucal 2004.02.24 489
115792 잔차 삐져 있슴!!! ........ 2001.06.26 166
115791 ^^;;;;; 토이 2003.12.03 320
115790 조선것들..?? 상혁 2004.02.26 335
115789 Re: 쪼그만 기둘려 주세요...^^;;; ........ 2001.06.29 149
115788 방한 마스크.. roh013mtb 2003.12.06 279
115787 짱구보쓰각하 karis 2004.02.28 431
115786 Re: 금일 오후 10시, 대모산 어떻습니까? ........ 2001.07.03 144
115785 ㅋ~ 우리동네 병원 이상해요....--;;;;; k3k201 2003.12.10 155
115784 당장을 바라보지말고 멀리바라보는게.. myrrna10 2004.03.02 187
115783 13일에 금요일 ........ 2001.07.05 173
115782 강북 고수부지... plexper 2003.12.13 430
115781 오늘은 전철 타고 가야겠습니다.. 눈이/// Bluebird 2004.03.04 184
115780 Re: 안타깝습니다. ........ 2001.07.07 143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