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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

........2002.05.17 01:28조회 수 166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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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
 
                                          - 황지우 -
 
初經(초경)을 막 시작한 딸아이, 이젠 내가 껴안아줄 수도 없고
생이 끔찍해졌다.
딸의 일기를 이젠 훔쳐볼 수도 없게 되었다.
눈빛만 형형한 아프리카 기민들 사진:
"사랑의 빵을 나눕시다"라는 포스터 밑에 전가족의 성금란을
표시해놓은 아이의 방을 나와 나는
바깥을 거닌다. 바깥;
누군가 늘 나를 보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사람들을 피해 다니는 버릇이 언제부터 생겼는지 모르겠다.
옷걸이에서 떨어지는 옷처럼
그 자리에서 그만 허물어져버리고 싶은 생;
뚱뚱한 가죽부대에 담긴 내가, 어색해서, 견딜 수 없다.
글쎄, 슬픔처럼 상스러운 것이 또 있을까.

그러므로, 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주점)에 혼자 않아 있를 것이다.
완전히 늙어서 편안해진 가죽부대를 걸치고
등뒤로 시끄러운 잡담을 담담하게 들어주면서
먼 눈으로 술잔의 水位(수위)만을 아깝게 바라볼 것이다.

문제는 그런 아름다운 廢人(폐인)을 내 자신이
견딜 수 있는가, 이리라 먼 훗날 제가 그물을 내린 자궁에서 燐光(인광)의 항아리를 건져올 사람을 누구일까요.


오늘같은 날 추천해주고 싶은 시집 입니다.

이 시집을 통해서

삶의 무거움과 가벼움 그리고 깊이를 헤아릴 수 있죠...
                                         
                                      [ 샤니조아 ]

진빠리님께서 남기신 글입니다.
: 대체합니다...
: http://www.wildbike.co.kr/wildclub/soju.ht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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