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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200 투어를 가는 이유...

........2002.06.02 01:13조회 수 22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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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모레면 1200 투어네요... 1200 투어를 위해 머리도 짧게 잘랐는데...
떨리는 마음으로 다이어리에 적어놓았던 생각을 옮겨보았습니다. 부끄럽네요. ^^;




나는 왜 1200 을 가는가

내가 1200 투어를 꿈꾸던 것은 작년이었다. 왠지 모르게 "도전" 이라는 단어가 좋았고 그것을 통해 나를 새롭게 발견하고 싶었다. 하지만 작년 이맘때 불의의 사고를 당했고 그로 인해 병원에 있었다. 할 수 없이 병원에서 1200 투어팀에게 화이팅을 외치고 올해의 투어를 기약할 수 밖에 없었다.
왜 하필이면 이 푹푹찌는 더운날 아스팔트 이글거리는 국도를 1200 km 씩이나 달리고 싶어하는걸까. 왜 주위를 둘러볼 여유도 없이 하루에 10시간씩 재미없는(?!) 온로드를 그리도 달리고 싶어하는 걸까?
굳이 대답을 하자면... 그것이 "재미없고 하기싫은" 일이기 때문이다.
1200 투어팀에게는 모두 나름대로의 지향이 있겠지만 적어도 나에게 1200은 하나의 큰 도전이고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대상이다. (요즘 축구가 인기니깐 예를 들자면) 마치 내 인생이라는 월드컵을 앞두고 만만치 않은 상대와 평가전을 하는 기분이랄까? 그 평가전을 통해 나의 위치를 발견하고 보다 큰 자신감으로 무장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한 경험은 내 인생에 소중한 인내력의 우물이 되리라 믿는다.

가끔 생활이 나태해질 때면 1200 투어 후기를 읽고 사진을 본다. 까맣게 그을린 팔과 다리, 피곤이 역력한 모습, 하지만 마지막날 잠실로 입성하는 그 한순간의 사진을 보면 쿵쾅쿵쾅 가슴이 뛴다. 마치 내가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사람들의 환호라기 보다는 내가 나를 이겼다는 기분, 아무리 하기 힘든 일이라 해도 내 정신력이 내 몸을 강하게 지배한다는 느낌은 그 순간을 위해 모든 걸 바쳐도 좋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것이 내가 1200 투어를 가는 이유이다.



1200 투어팀을 응원해 주시는 왈바의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투어중 가장 힘들 때 기억하겠습니다. 토요일날 뵙지요. ^^



PS.
요건 제가 술한잔 걸치고 노래방가서 분위기 잡고 싶을때 즐겨 부르는 노래입니다. 가사가 멋지지 않습니까?  ㅎㅎ  ^^;


[ 민물장어의 꿈 ] - 신해철

좁고좁은 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은
나를 깎고 잘라서 스스로 작아지는것 뿐
이젠 버릴것조차 거의 남은게 없는데
문득 거울을 보니 자존심하나가 남았네
두고온 고향 보고픈 얼굴 따뜻한 저녁과 웃음소리
고갤 흔들어 지워버리며 소리를 듣네 나를 부르는 쉬지말고 가라하는
저 강들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아래 깊이 한번만이라도 이룰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다가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없이
익숙해 가는 거친 잠자리도
또다른 안식을 빚어 그마저 두려울 뿐인데
부끄러운 게으름 자잘한 욕심들아
얼마나 나일 먹어야 마음의 안식을 얻을까
하루 또 하루 무거워지는 고독의 무게를 참는것은
그보다 힘든 그보다 슬픈 의미도 없이 잊혀지긴 싫어 두려움 때문이지만
저 강들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아래 깊이 한번만이라도 이룰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으며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없이

아무도 내게 말해주지 않는 정말로 내가 누군지 알기 위해


해와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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