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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바와 프로크루테스의 침대

........2002.06.20 18:59조회 수 436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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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왈바를 기웃거리노라면 넘치는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마치 노천광장의 활발함과 왁자지껄한 생동감말입니다
오픈 계시판인 왈바와 광장은 그런 점에서 비슷하군요

광장에는 문이 달려있지 않아 다양한 사람들이 기웃 거리기도 하고
슬쩍 들어 와서 으슥한데다 쉬도 하고 가곤 합니다만
그 광장과도 같은 공개성이야 말로 왈바의 가장 큰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광장에는 정치가도 목사도 술주정뱅이도 거지도
사랑하는 연인들도 옵니다만 누가 주인이라고 말 할 수는 없겠지요

광장에 밤낮 오래 앉아있는 사람이 주인 일수도
광장이 있는 도시의 시장이 주인 일 수도 없는 것이고

광장에 오는 모든 사람들의 색채와 목소리가 어울려
광장이라는 정체성이 형성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포괄적이고 잡다한 소요가 싫은 사람들은
취향이 어울리는 사람들끼리 삼삼오오 모일것이고

그런 소모임이 바로 문이 달린 왈바 클럽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소모임이 주는 단체성이나 집합성에 익숙치 못한 분들은
열린광장인 프리보드를 이용하게 되고 말입니다
비록 가끔 지린내가 나긴 하지만 감수할 준비가 된분들일테니까요

각 소모임의 특성이 존재한다면 자유게시판의 광장과도 같은
개성도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스 신화에서...지나가는 행인을 잠시 재워주며

자기 침대보다 키가 큰 사람은 침대 길이에 맞추어 잘라버리고
키가 작은 사람은 키를 늘려서 죽였다는

프로크루테스의 침대가 되어서는 좀 잔인하지요...^^

왈바의 고정손님들로서는 화가 날 일이긴 하지만
자유게시판만큼은 뜨내기에게 약간의 자리를 주시면 어떨런지요

온라인이던 오프라인이던 친분이 쌓인 분들끼리라면
웃으며 넘길 글들에 대해서도..낯선이의 글에 대해서는
약간의 민감한 반응들이 존재하는 건 사실 같습니다

물론 지금의 왈바가 존재하기까지
고정손님들의 물심양면의 도움이 있었고
그러기에 더욱 왈바에 대한 애정이 깊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내기들의 약간의 선망과 질투서린 글에 대해서
조금 더 선배님들로서의 여유가 아쉽기도 합니다

마치 왈바에서는 '자전거 타기' 와 '바이크 라이딩'이라는
같은 단어에 대해 두가지의 뉴앙스가 존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왈바의 선배님들은  '바이크 라이딩'을 하고 있고
다른 이들은 그냥 '자전거를 타는' 듯이 말입니다

물론 이건 제 개인의 느낌일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럴 수록 선배님들이 따스하게 포용하고
잘 가르쳐 주시면 좋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그나마 왈바야 말로 무소속으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편하고 자유롭게 들를 수 있는 '자전거 학교'이기 때문입니다

약간의 심술과 치기서린 뜨내기들의 글일지라도
힘 드시겠지만 선배님들이 잘 이끌어 준다면..
그들도 왈바의 게시판을 더럽히기만 할 분들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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