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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모를 국가대표선수가....

........2002.06.27 05:38조회 수 294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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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모르는 국가대표 선수가 가명으로 쓴 글인 듯 한 데, 무척 감동입니다.

다음 카페에서 퍼왔습니다.

그것은 알 수 없는 떨림인 듯 했다.

아쉬움일까? 아니면 흥분일까? 만감이 현재 교차하고 있다.

바깥으로는 어두운 야경이 나를 비추인다.

히딩크 감독님이 처음으로 우리에게 눈물을 보이시고야 말았다.

성적이 좋지 않아 감독님께 죄송한 마음으로 얼굴조차 들지 못할 때에도 언제나

혼자 나가셔서 그 무겁고 무거운 고통의 짐을 짊어지셨던 분, 을용이형이

페널티킥을 실축하셨을 때도 경기 후, "힘내라"며 싱긋이 웃으며 힘을 주셨던

아버지 같으신 분.

우리조차도 믿을 수 없을만큼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4강까지 올랐던 그 모든 공을

결코 자신이 아닌, 선수들에게 돌리시며 "너무나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마치

아이처럼 말씀하셨던 분....... 그런 그 분이, 너무나 위대한 그 분이, 나 같은 놈은

죽었다 깨어나도 흉내낼 수 없는, 그래서 늘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계셨던

감독님께서 눈물 몇 방을 마침내 떨구셨다.

그 어떤 것보다 고귀한 그 눈물은 지금 이순간 너무나도 투명하게, 찬란히 빛을

발하고 있다.

실력이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나같은 놈을 국가대표팀 선수로 뽑아주신 감독님의

은혜에 너무나 고마워 죽을 힘을 다해 뛰었던 어제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 것은

왜일까.

결승진출이 좌절된 지금 선배들과 후배들 중 몇 몇은 다소 침울한 기색이 있다.

하지만, 4강이 어딘가? 4강.......

아직도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 어안이 벙벙하다. 그렇다.

그토록 낙후된 대한민국 축구를 여기까지 끌어올린 분은 히딩크 감독님의 탁월한

지도 능력이 아니면 16강도 불가능했을 거라고 나는 감히 생각한다.

아직도 가슴이 벅차다.

지금도 난 하느님께 기도를 한다. 이것이 정말 현실인지.... 라고..... 그리고

감독님과 땀 흘려 함께 뛴 선수들에게, 국민 여러분께....... 너무나 감사한다고

말을 전하고 싶다.

히딩크 감독님......... 그 분은 달랐다.

유럽에서 생활하셨던 분이라서 그런 걸까?

언제나 내가 보아왔던 보편적인 감독님에 대한 인상은 늘 엄하고, 강하셨으며,

때로는 무섭다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히딩크 감독님께만큼은 무한한 존경심과 더불어 어버이에게

느낄 수 있는 깊은 정이 만져진다.

우리 선수들이 따로 돈을 모아 스승의 날에 자그마한 선물을 했을 때도 감독님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며 놀라운 표정으로,"여태까지 이런 선물은 받아 본 적이

없다"고 흐뭇해 하시며 미소를 나타내셨었다.

감독님은 지난 1년 6개월 동안 매일 같이 힘든 훈련을 시키시면서도 선수들을

정성스레 가르쳤고 늘 맑은 웃음과 재치 있는 유머, 때로는 악하지 않는 호령을

쳐가며 함께 동참을 해 주셨었다.

실력이 있든, 없든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선수들의 인격을 존중해주셨던 민주적

이셨던분...........

그런 훌륭한 분과 이제 작별의 인사를 고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하니 가슴 속에

울컥하는 그 무엇인가 뜨거운 느낌이 샘솟는다.

감독님은 가끔씩 선수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까지 그가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여러 팀을 거쳐왔지만, 진심으로 그는

한국선수만큼 애정이 가는 팀은 없었다고......

그것은 그분이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순수함이었고, 자식같은 느낌이라고

하셨다.... 하지만, 자신은 외국인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씁쓸한 미소를 나타내고는 하셨다.

내가 본 히딩크 감독님은 오로지 축구밖에 모르시며 축구에 모든 것을 거신 분이다.

또한 그 분은 몇 몇 선수들에게 " 유럽 프로팀에서 한국인이 선수생활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하시며" 자신이 팀을 떠난다 해도

기회가 닿는다면 이끌어 주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으셨다.

잠이 잘 오지 않는 밤이다.

지난 평가전 때 형편없는 플레이 도중에 부상을 당해 경기 후, 마사지실에 힘 없니

누워 있을 때, 감독님이 날 찾아와 했던 말이 기억난다.

"ARE YOU OKAY?" 나는 풀이 죽어 "SORRY..... GUSS"

그러자 감독님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뜨며 장난스레 "아니다.

나는 네가 성실하게 게임을 뛰었다는 그 자체에 고마워하고 있다.

너는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을거야............" 그 때 그 분의 말 한마디로 인해 그

순간 나는 고개를 감히 들 수가 없었다.

차라리 질책을 하셨다면 마음이라도 후련했으련만..... 그리고 신기하게도 점차

그 분이 커져갔다.

그것은 마치 산을 옮겨 놓은 듯 거대해졌고 높아만 갔다. 나는 그 분의 눈과

마주쳤다. 티없이 밝은 그 분의 눈동자에는 진지함이 가득차 있었다.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사랑합니다...... 감독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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