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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에관한 단상......

........2002.08.15 08:50조회 수 377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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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자전거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국민학교시절, 나는 자전거를 사달라고 몇날며칠을 조르다가는 결국
포기하고 렌트의 길로 들어섰다. 용돈을 아껴 학교앞 자전거포에서
자전거를 빌려타고는 친구와함께 신나게 동네를 타고 다녔다, 당시
에는 30분에 얼마씩주고 자전거를 빌려탔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아마도 30분에 오십원인가 한것으로 기억된다.
물론 부모님께 가끔 삥땅(?)도 쳤다, 준비물 산다고....
한번은 친구와 함께 자전거를 빌려타고는 너무나 멀리가서 시간안에
돌아오지 못하였다.자전거포에 돌아오니 시간이 훌쩍 지나버려서 결국은 군것질도 안하고 소중히 아껴두었던 비상금을  톡톡 털어 자전거포 아저씨께 드리고 나왔다.
그리고는 중,고등학교를 지나면서는 자전거와 잠시 떨어져 있었다.
시간도 시간이려니와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것이 더 좋았기 때문이었다.
자전거와의 만남은 그렇게 멀어져 갔다, 군대를 갔다오고 학교를 졸업하고,사회생활에 적응하면서 퇴근후에 이어지는 술자리, 일요일은 낮잠아니면 비디오시청, 그것도 아니면 아이들과의 억지외출등....
일상에서의 권태로운 마주침에서 평범한 생활을 영위하던중 자전거와의 재상봉은 우연하게 이루어 졌다. 회사에서 추석인가,구정선물로
성인용MTB 자전거가 지급되었다.
잠시 자전거와의 만남을 잊고지냈던 나에게 그것은 새로운 충격이었다. 날렵한(?) 차체와 매끈한 파란색 몸매 그리고 멋진변속기어등...
오호라! 자전거야 너 참 오랫만이다!
그렇게 자전거와의 재만남은 기쁨속에서 이루어지고 그때부터 어릴적
꿈을 기억한 나는, 주말마다 그 멋진놈을 타고 교외로 쏘다녔다.
그러기를 일년여.....
점차 자전거 타기에 익숙해질무렵, 자전거 수리차 몇번들른 자전거가게에서 진짜로 멋진놈을 보았고,나는 정신을 잃고 헤메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은빛몸체,앞바퀴에 달린 역시 은빛의 서스펜션포크, 은빛휠, 그리고 와일드한 타이어까지도.....
나는 그때부터 밤잠을 설치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한달여.....
결국 나는 아내몰래 일을 저지른다.지금 생각해도 거금, 일백수십만원을 들여 은빛나는 그 놈을 내집마당안으로 끌어들였다. 물론 아내에게는 그당시 타던 자전거를 주고 약간의(?)돈을 더주고 바꾼 최신형의 자전거라는 어설픈 멘트와 함께....
그리고는 액세서리를 준비해 나갔다.
헬멧,유니폼,신발......
그 비용은 술을 줄이고 피우던 담배끊고(아내 엄청 좋아함),기타 용돈을 줄이면서.....
그래도 무척이나 즐거웠다, 그때가 97년인가로 기억된다.
물론 지금도 담배는 안피운다.

어느날인가 어릴적 자전거를 빌려타고 친구와 갔던길을 다시 찿아갔다. 멋진애마와 완벽한 차림으로 바뀐 날렵한 모습으로....
지금의 4.19탑 까지의 삼양동길 그곳이다.
그 곳에서 나는 어린시절로 돌아갔고, 주변은 이미 한적하고 고즈녘한 서울의 변두리길로 변한다.
그때 그길을 함께갔던 친구는 지금 어디서 무얼할까?
그렇게 추억을 더듬고 돌아왔다.

자전거를 홀로 타보았는가?
함께하는 투어도 좋고, 동호인끼리의 라이딩은 더욱 신난다.
그러나 나는 홀로 타는것을 좋아한다, 왜냐고?.....
묻지마라, 그냥 그게 좋을 뿐이다.
언젠가도 홀로 투어를 떠났다.
지금의 아침가리골, 방동약수 있는 곳이다. 당시에는 정확한 지명은 모르고 어디의 방태산과 그 부근이 절경이며 오지라는 소문만 듣고 찿아갔던 곳이다.
험한곳 이었다는 기억이 새롭다,멋모르고 간곳이기에 더욱 그럴지도 모른다.
홀로 산을 올라가 보았는가?
숨은 턱에 차오르고, 온몸은 땀에 젖어 흐르고, 험한길은 가도가도 끝이없다.
보아주는 사람? 더더구나 없다.
인적이 끊긴듯한 적막감......
깊은 산속에 나 혼자다.
그냥 산을 오른다, 끌기도 하며 타기도 하면서.....
그냥 오른다. 무아지경이다.
내려간다, 끝이 없는듯 이어지는 다운힐......
역시 생각없이 내려간다, 무념무상의 세계다!

그렇게 자전거를 타고 돌아왔다.
온몸은 물에젖은 솜처럼 무겁고, 흙과 먼지에 땀에....모양새가 말이아니다. 힘드냐고....?  물론이다. 밥먹고자 수저들 힘도 없는 듯 하다. 그런데도 왜 정신은 맑고 또렷한 것일까??????

자전거를 홀로 타보아라, 또다른 무엇인가가 있다.
행여나 무엇인가를 찿지못하였다고 실망은 하지마라,찿지 못한것이 찿은 것이다.

오늘도 나는 거울앞에서
헬멧을 고쳐쓰며, 홀로 라이딩을 준비한다.
유니폼, 신발, 장갑, 선글라스, 배낭을....그리고 비상식량(?)까지도....  완전군장(?)이다.
그리고는 나의 애마에 올라 저멀리 산등성이를 응시한다.
가자!!!!
일상을 털고 나를 찿아가는 여행으로......

* 바이시클라이프 8월호 독자에세이에 게재되었던 제가 투고한 글의 원문 입니다, 글재주는 없지만 그냥 자전거에 관한 짧은 생각을 두서없이 적어서 보냈는데...운좋게 뽑혔습니다, 그런데 너무 많이 짤려서리....여기에 다시한번 옮겨 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로 당선선물로 자동차용 진공청소기를 받았습니다...웬 진공청소기????? 자전거용 선물을 기대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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