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다구맨님!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셨군요.
일단 매장이 안전하다니 다행이네요.
저도 아주 멋진(?) 주말을 보냈습니다.
몇 년 전엔가도 비슷한 경험을 했었지만 이번은 정말
최악이더군요.
토요일. 퇴근후 속초에 가기 위해 정선을 출발했습니다.
그 때만 해도 강릉이 400밀리 조금 넘게, 속초는 100 얼마였던것
으로 기억합니다(강우량이...).
물론 비는 억수같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자동차의 와이퍼를 최고
속도로 올려도 시야가 불분명하더군요..
진부를 지나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조금 가다보니 전광판에 대관령
전면 통제 국도로 우회바람... 이라고 적혀 있더군요..
아뿔싸.. 잘못 들어섰구나. 그러나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이미 삽당령쪽은 통제가 되었고..
남은 길은 오대산을 가로 지르는 진고개!
용감히 방향을 돌렸습니다. 저처럼 용감한 차는 거의 없더군요.
세상 날벼락치는 줄 모르는 아이들은 뒷자석에서 잠이 들어 있고...
진고개를 올라갈때만 해도 그럭저럭 갈만했습니다. 계곡물이
엄청 불었지만 도로까지 침범하지는 않았고.. 우려하던 산사태도
아직은 없었읍니다. 문제는 제 차에 있는 기름의 양이었습니다.
아직 경고등이 들어오지 않았으니 괜찮을거야 생각하며 진고개를 내
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앞에 차를 몇 대 세우고, 제 뒤엔 물론 한 대도 없었습니다.
이미 길의 형태는 사라져 버리고, 산쪽에서 흘러 내리는 물은 거의
나이아가라 폭포 수준이더군요...
'저거 한 방 맞으면 끝장이다.' 머리가 쭈뼛한게 소름이 쫙 끼치더군요.
내려갈수록 저 아래도 보이던 계곡물이 점차 가까와 지더니
어느 순간 도로와 수평을 유지하더군요.
경고등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차가 밥 달라고..
'쬐끔만 참아라 이눔아! 저 아래 가면 밥집 있다.
그러나 ㅠ.ㅠ 그 많은 주유소도 이미 문 닫고 모두 대피했더군요.
고립되는 것도 걱정이지만, 기름이 떨어진다면 이 밤중에...
주변의 경치가 하나둘씩 바뀌더군요. 도로 옆으로 보이던 논이며 밭이
점차 사라지고 호수가 나타나더니 오른쪽 소금강 쪽은 완전 바다가
되어 있고... 허허벌판 물바다에 외로dl 떠 있는 도로.
위태롭기 그지 없읍니다.
곡예하듯, 돌더미, 산사태, 통나무, 거센 물결을 지나 겨우 연곡까지 나
와서 7번 국도에 진입하니 반가운 주유소....
기름 든든히 넣고 속초를 향해 가는데 빗줄기는 점점 거세지고, 군데군
데 산사태에 물웅덩이가 복병처럼 숨어 있더군요...
그래도 속초까진 잘 왔습니다.
밥 든든히 먹고 쉬고 있는데 에스오에스가 마구 날아오더군요..
동서 될 친구의 차가 소방서 앞에서 물 먹고 서버렸다는 겁니다.
비상이 걸려서 거진까지 들어가야 한다고, 도와 달라고....
그 때가 10시가 넘었던가... 또 다시 뛰쳐 나갔습니다.
대원마트 앞쪽에 이미 범람하여 통행금지, 하여 부영아파트 단지로 들
어 갔는데 곳곳이 이미 차량통행이 불가능할 정도이더군요..
그래도 찦차의 힘을 믿고 전진, 전진. 소야교 부근은 이미 아수라장...
요리조리 피해 소방서 앞쪽으로 가보니 이미 몇대의 차가 수영을 하고
있더군요. 소방서도 이미 물에 다 잠기고.... 여기저기서 솟아오르는 하
수구 분수... 허리까지 차 오르는 물을 헤치고 힘겹게 지나는 행인들..
동서의 차는 가로수에 로프로 대롱대롱 매달려 있더군요...(떠내려 가
지 말라고..)
어렵게 그 친구를 만나서, 부영 아파트로 돌아가서 옷을 갈아입고...
거진으로 가려고 다시 나섰는데... 다시 소야교 앞 부근 진입...
앞에 차들이 꽉 막혀 있더군요...
근데 갑자기 어떤 사람이 그 쏟아지는 비를 맞고 다가와서 문을 두드리
길래 열어보니 그 분 왈 "여기 통행 못합니다. 지금 차들이 마구 떠 내려
가고 있어요. 얼른 돌아가세요."
허걱!
정말 텔레비젼에서 보던 것을 제 눈으로 확인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소야교 위로 물이 범람하더니 눈 앞에 있던 차들이 하나 둘 떠 내려 가더
군요.
다른 생각 할 게 뭐 있습니까?
그냥 핸들 꺾었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정전이더군요. 촛불대신 얼마 전 구입한 손전등을 켜 놓
고 잠을 청했습니다.
토욜 밤은 어떻게 지났는지 모릅니다.
일요일. 눈을 뜨니 언제 태풍이 왔었냐는 듯 하늘에 구름만 끼어 있고
사방이 고요했습니다. 바람도 없고....
뉴스를 보니 강릉도 그렇지만 속초도 고립되었더군요..
7번국도, 구룡령, 한계령, 진고개, 미시령, 진부령...
움직일 수 있는 길이 없습니다. 출근해야 하는데...
여기저기 시군 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보아도 뾰족한 수가 없었습니다.
오후가 되자 미시령에 부분통행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저녁 여섯시가 훨씬 넘어 만류하는 아내의 부탁을 뿌리치고 짐싸들고
나왔습니다. 일단은 미시령을 넘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미시령은 크게 훼손되지 않았더군요..
미시령을 넘어 원통쪽으로 진행하다보니 설악생수 공장 부근에서 도로
유실. 산쪽으로 차들이 올라가길래 무작정 따라가며 원통있는 친구에게
전화해서 도로 사정을 물어보니 인제쪽은 도로 사정이 괜찮다더군요..
하여 원통-인제- 현리-상남-창촌-운두령-속사-진부-정선-함백..
이렇게 빙 돌아서 평소의 두배가 넘는 시간에야 도착했습니다.
피곤하더군요...
정선읍도 일부 저지대가 침수되어 이재민이 발생했다던데...
정말, 정말,
난리도, 난리도 이런 난리는 없더군요...
한순간에 모든 생활의 터전을 잃은 분들에게 무어라 해야 위로가
될까요...
정말 '힘내세요.'라는 말밖에는....
저는 정말 참 비하고 인연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쯤 태풍이 또 온다는데.. 이번엔 아무런 피해 없이 그냥 지나
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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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스 : 전화가 불통이라 어제 아무리 연락해도 안되더군요..
토요일날 대금 결재해드리려 했는데 거길 도저히 갈수가
없었습니다. 아마 오늘이나 내일쯤 제 집사람이 찾아가서
계산해 드릴겁니다. 죄송!
일단 매장이 안전하다니 다행이네요.
저도 아주 멋진(?) 주말을 보냈습니다.
몇 년 전엔가도 비슷한 경험을 했었지만 이번은 정말
최악이더군요.
토요일. 퇴근후 속초에 가기 위해 정선을 출발했습니다.
그 때만 해도 강릉이 400밀리 조금 넘게, 속초는 100 얼마였던것
으로 기억합니다(강우량이...).
물론 비는 억수같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자동차의 와이퍼를 최고
속도로 올려도 시야가 불분명하더군요..
진부를 지나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조금 가다보니 전광판에 대관령
전면 통제 국도로 우회바람... 이라고 적혀 있더군요..
아뿔싸.. 잘못 들어섰구나. 그러나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이미 삽당령쪽은 통제가 되었고..
남은 길은 오대산을 가로 지르는 진고개!
용감히 방향을 돌렸습니다. 저처럼 용감한 차는 거의 없더군요.
세상 날벼락치는 줄 모르는 아이들은 뒷자석에서 잠이 들어 있고...
진고개를 올라갈때만 해도 그럭저럭 갈만했습니다. 계곡물이
엄청 불었지만 도로까지 침범하지는 않았고.. 우려하던 산사태도
아직은 없었읍니다. 문제는 제 차에 있는 기름의 양이었습니다.
아직 경고등이 들어오지 않았으니 괜찮을거야 생각하며 진고개를 내
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앞에 차를 몇 대 세우고, 제 뒤엔 물론 한 대도 없었습니다.
이미 길의 형태는 사라져 버리고, 산쪽에서 흘러 내리는 물은 거의
나이아가라 폭포 수준이더군요...
'저거 한 방 맞으면 끝장이다.' 머리가 쭈뼛한게 소름이 쫙 끼치더군요.
내려갈수록 저 아래도 보이던 계곡물이 점차 가까와 지더니
어느 순간 도로와 수평을 유지하더군요.
경고등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차가 밥 달라고..
'쬐끔만 참아라 이눔아! 저 아래 가면 밥집 있다.
그러나 ㅠ.ㅠ 그 많은 주유소도 이미 문 닫고 모두 대피했더군요.
고립되는 것도 걱정이지만, 기름이 떨어진다면 이 밤중에...
주변의 경치가 하나둘씩 바뀌더군요. 도로 옆으로 보이던 논이며 밭이
점차 사라지고 호수가 나타나더니 오른쪽 소금강 쪽은 완전 바다가
되어 있고... 허허벌판 물바다에 외로dl 떠 있는 도로.
위태롭기 그지 없읍니다.
곡예하듯, 돌더미, 산사태, 통나무, 거센 물결을 지나 겨우 연곡까지 나
와서 7번 국도에 진입하니 반가운 주유소....
기름 든든히 넣고 속초를 향해 가는데 빗줄기는 점점 거세지고, 군데군
데 산사태에 물웅덩이가 복병처럼 숨어 있더군요...
그래도 속초까진 잘 왔습니다.
밥 든든히 먹고 쉬고 있는데 에스오에스가 마구 날아오더군요..
동서 될 친구의 차가 소방서 앞에서 물 먹고 서버렸다는 겁니다.
비상이 걸려서 거진까지 들어가야 한다고, 도와 달라고....
그 때가 10시가 넘었던가... 또 다시 뛰쳐 나갔습니다.
대원마트 앞쪽에 이미 범람하여 통행금지, 하여 부영아파트 단지로 들
어 갔는데 곳곳이 이미 차량통행이 불가능할 정도이더군요..
그래도 찦차의 힘을 믿고 전진, 전진. 소야교 부근은 이미 아수라장...
요리조리 피해 소방서 앞쪽으로 가보니 이미 몇대의 차가 수영을 하고
있더군요. 소방서도 이미 물에 다 잠기고.... 여기저기서 솟아오르는 하
수구 분수... 허리까지 차 오르는 물을 헤치고 힘겹게 지나는 행인들..
동서의 차는 가로수에 로프로 대롱대롱 매달려 있더군요...(떠내려 가
지 말라고..)
어렵게 그 친구를 만나서, 부영 아파트로 돌아가서 옷을 갈아입고...
거진으로 가려고 다시 나섰는데... 다시 소야교 앞 부근 진입...
앞에 차들이 꽉 막혀 있더군요...
근데 갑자기 어떤 사람이 그 쏟아지는 비를 맞고 다가와서 문을 두드리
길래 열어보니 그 분 왈 "여기 통행 못합니다. 지금 차들이 마구 떠 내려
가고 있어요. 얼른 돌아가세요."
허걱!
정말 텔레비젼에서 보던 것을 제 눈으로 확인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소야교 위로 물이 범람하더니 눈 앞에 있던 차들이 하나 둘 떠 내려 가더
군요.
다른 생각 할 게 뭐 있습니까?
그냥 핸들 꺾었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정전이더군요. 촛불대신 얼마 전 구입한 손전등을 켜 놓
고 잠을 청했습니다.
토욜 밤은 어떻게 지났는지 모릅니다.
일요일. 눈을 뜨니 언제 태풍이 왔었냐는 듯 하늘에 구름만 끼어 있고
사방이 고요했습니다. 바람도 없고....
뉴스를 보니 강릉도 그렇지만 속초도 고립되었더군요..
7번국도, 구룡령, 한계령, 진고개, 미시령, 진부령...
움직일 수 있는 길이 없습니다. 출근해야 하는데...
여기저기 시군 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보아도 뾰족한 수가 없었습니다.
오후가 되자 미시령에 부분통행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저녁 여섯시가 훨씬 넘어 만류하는 아내의 부탁을 뿌리치고 짐싸들고
나왔습니다. 일단은 미시령을 넘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미시령은 크게 훼손되지 않았더군요..
미시령을 넘어 원통쪽으로 진행하다보니 설악생수 공장 부근에서 도로
유실. 산쪽으로 차들이 올라가길래 무작정 따라가며 원통있는 친구에게
전화해서 도로 사정을 물어보니 인제쪽은 도로 사정이 괜찮다더군요..
하여 원통-인제- 현리-상남-창촌-운두령-속사-진부-정선-함백..
이렇게 빙 돌아서 평소의 두배가 넘는 시간에야 도착했습니다.
피곤하더군요...
정선읍도 일부 저지대가 침수되어 이재민이 발생했다던데...
정말, 정말,
난리도, 난리도 이런 난리는 없더군요...
한순간에 모든 생활의 터전을 잃은 분들에게 무어라 해야 위로가
될까요...
정말 '힘내세요.'라는 말밖에는....
저는 정말 참 비하고 인연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쯤 태풍이 또 온다는데.. 이번엔 아무런 피해 없이 그냥 지나
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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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스 : 전화가 불통이라 어제 아무리 연락해도 안되더군요..
토요일날 대금 결재해드리려 했는데 거길 도저히 갈수가
없었습니다. 아마 오늘이나 내일쯤 제 집사람이 찾아가서
계산해 드릴겁니다.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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