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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강도로를 달리면서... ^^

........2002.09.03 16:24조회 수 417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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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강을 거쳐서 잠실에 다녀왔습니다. 전 학교내에서 숙식하는 대학원생이고, 학교는 서울 상도동에 위치하고 있죠. 강남역에서 식사 약속이 있고 그후에 잠실에서도 약속이 있어서 운동 겸해서 한강도로를 이용해서 다녀왔습니다.

시원한 바람에 상쾌한 기분으로 가던 중간이었습니다. 위치는 동작대교 부근인듯 한데 정확히는 생각이 안나네요. "이곳에서의 폭주 행위를 금지합니다."라는 플랭카드가 붙어있네요. 지나치는 순간 아주 기분이 이상해졌습니다.

이 플랭카드가 말하는 "폭주"란 과연 무슨 의미일까요??

알록달록하고 딱 달라붙는 옷입은 사람들이 빠른 속도로 휙휙 지나가는 것인가요??

아니면 수도 없이 붙어있는 오토바이 통행금지 표지판을 버젓이 무시하고 다니는 오토바이를 말하는 것일까요??

갈지자 걸음에 주위의 자전거나 보행자는 아랑곳않으며 한강도로를 점령하는 인라인 이야기인가요??

딴에는 산책한다면서 일렬횡대로 도로를 막아놓는 보행자 이야기인가요??

이도 저도 아니면 모든 교통수단 내지는 이동 도구를 불문하고 40km/h 이상을 내면 안된다는 것인가요??

양재천 문제도 마찬가지이지만, 이 플랭카드와 한강의 현실을 보면 왜 우리나라에서 자전거가 환영받지 못하는지 그 이유 중의 하나가 보이는 듯 합니다.

현재 한강도로의 문제는 저의 소견으로는 전혀 질서나 일종의 통행의 법칙이 없다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즉, 상대이동속도가 전혀 다른 보행자, 자전거, 인라인, 오토바이가 아무런 구분없이 한 도로위에 올려져 있어서 서로 언제든지 충돌 내지는 혼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강을 타시는 분들 어떻게 생각하실지 아직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습니다만...

저의 경우에는 일반도로(국도, 시내의 차길...)와 한강도로를 비교해보면 한강도로가 훨씬 더 위협적이라고 느껴집니다. 일반도로의 경우 일단 차선의 넓이가 충분(??)하고 적어도 맞은편의 차량과 정면충돌할 위험은 거의 없습니다. 같은 차선의 경우 상대속도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무엇보다 차량은 전후좌우를 주시하면서 주행하며 자전거도 항상 차량을 조심합니다. 아무리 우리나라 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고 해도 한 차량이 차선을 갈지자로 오고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봅니다. (전 아직 운전면허가 없습니다. 이 부분이 틀렸다면 지적을 부탁드립니다.)

한강도로의 경우는 중앙선이 거의 의미가 없는데다, 정방향 주행, 역방향 주행에 대한 개념이 확실하지 않아서 언제든지 정면충돌의 위험이 존재합니다. 또한 보행자, 마라토너, 자전거, 인라인의 주행 성질이 서로 전혀 다르고 상대속도의 차이또한 몇 배나 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저는 2가지의 접근 방법이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주행방향과 자전거, 인라인, 보행자를 확실하게 구분하는 경계를 지워서 서로 동일선상에서 접촉을 가능한한 막는 것입니다. 실제로 부분 부분 그러한 구분이 지워진 곳이 있습니다. 다만 그러한 구분을 한강도로 전체로 확대하고 구분을 더 확실하게 짓자는 것입니다. 아스팔트나 시멘트 포장은 반드시 자전거, 인라인 같은 상대적으로 속도가 높은 이동수단에만 허용하며 반대로 높이를 약간 높이고 거칠게 포장하거나 블럭을 설치한 보행자 전용 산책로를 설치하면 어떨까요?? 당분간 중간 중간에 계도문이나 표지판등으로 안내를 할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도 압니다. 실제 저의 생각이 타당성이 있다하더라도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공사 수주를 하고 실제 완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말입니다.

즉, 획기적인 대안이 나오더라도 현실적으로는 현재의 도로에서 최대한 공유를 해가는 쪽으로 타협할 수 밖에 없습니다. 페인팅으로 주행방향을 표시해주고, 일반도로의 갓길과 같이 점선으로 일정부분을 보행자, 마라토너용으로 구분을 하는 것이라든지... 자전거의 주행속도 제한을 (40km/h이상은 제한한다거나...) 두거나, 중앙선에 가벼운 블럭을 박아두는 것... 그리고 이러한 유형의 대책과 함께 서로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도록 주행하는 에티켓의 홍보등등... 여러가지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저의 글을 읽으시면서 제가 오버를 하고 있다거나, 그냥 알아서 잘 하면 될일을 공론화한다거나, 아예 관심이 없으신 분도 계실 줄 압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현재 휴일 및 야간의 한강의 모습을 (특히 자전거도로에 한해서) 생각해보시면서... 더 나은 자전거도로의 모습을 찾아볼수 있을 거라는 사실에 희망을 걸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어쨌든간에...

모든 일을 해결함에 있어서 가장 좋은 방법은 다수를 기쁘게(??)하되 절대 소수를 무시하지 않는 타협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현재 "폭주"(도대체 폭주가 뭔데요??)를 "금지"하거나 일몰 시간에 특정 대상을 아예 배제하도록 하는 조치는 좋게 말하면 "왕따", "탁상행정", "누이(공무원)좋고 매부(그 동네 사람들)좋고이며 나쁘게 말하면 소수나 신규집단에 대한 "보이코트" 내지는 "파쇼"입니다. "금지"란 어떤 행위나 대상이 사회적으로 심각하게 일방적으로 폐해를 끼치되 현실적으로 개선이 불가능한 경우에 써야하는 아니 쓸수있는 최후의 수단입니다.

제가 가장 슬픈것은...

"폭주"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과, 양재천에서 일몰후에 자전거를 못탄다는 것이 아닙니다. 만일 양재천에 존재하는 문제에 해결방법이 오직 자전거를 추방하거나 금지하는 것뿐이라면... 그럼으로서 소수보다 많은 다수가 만족한다면... 양재천을 기꺼이 우리는 양보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작금에 일 돌아가는 모양새는...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만이 판단을 내리는 결정권자에게 먹혀들고 있으며, 그 결정권자는 그로 인해서 무시당하고 한 영역에서 추방될 소수에 대한 고민이나 고려없이 아주 쉽게 "금지"라는 철퇴를 휘두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민주주의는 90명의 사람이 100%만족하고 10명의 사람이 모든것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100명 모두가 51% 만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너무도 쉽게 "금지"라는 말 한마디로 소수(때로는 다수...)의 모든 것을 빼앗아가는 현실이 진실로 저는 슬픈것입니다...

긴글... 두서없는 내용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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