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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부 아저씨의 자전거..

........2002.10.09 02:34조회 수 373추천 수 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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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부 아저씨의 자전거..

왠지 따뜻함이 마구 묻어있는 느낌 아닙니까?

물론 요즈음엔 순 청구서와 홍보성 용지만 배달되고 있는게 사실이지만..

사람손으로 쓴 정다운 소식을 접해본게 무쟈게 오래된것 같습니다.

열분들은 친구분 주소를 몇분이나 알고 계십니까?

거래처 팩스번호 김대리 핸펀번호는 알아도 집주소.. 우편번호는 모르시죠?

저도 친한 친구넘들 집알고 전번알아도.. 주소는 몰라요..

아파트 사는넘들 말고는..

다이어리에 주소와 우편번호 적어 넣은게 언제인지 기억도 가물가물 합니다.

왠 이야기냐구요?

어제저녁 양재천 따라 우동 먹으러 달리고 있는데.. -_-;;(전날 술좀 먹었더니 우동이 땡겨서)

탄천을 지날때쯤 이상한 물체가 다가오는게 보였습니다.

오토바이인지 자전거인지.. 속도는 자전거 인데 덩치는 오토바이.. 어허 이상허다..

가까이 지나칠때 보니 우편물 자전거.. ^^;;

기억 하시나요? 커다란 철제 짐자전거 핸들 앞에 갈색 가죽으로된 큰 가방에  하얀색 글씨 '우편'이라고 쓰여 있는..

"수고하십니다." 하고 지나치는데.. 머릿속에.. '아.. 아직도 자전거로 배달하는 분이 계시구나..' 하는 생각이..

우편자전거 못본것도.. 손으로쓴 편지를 못받을때쯤 부터 인것 같은데..

요근래 보신분들 계신가요?

집배 아저씨 지나치고 나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분은 건강을 위해 자전거를 고집하시나?

아니면 혹 가짜배달부는 아닐까? -_-++

이런생각 저런생각을 하며 한강을 달릴때쯔음..

어두워서 얼굴은 뵙지 못했지만..

나이가 지긋하신 할아버지 집배께서 익숙치 않은 오토바이가 싫어서..

인자한 얼굴로 할아버지 만큼이나 오래된 자전거와 가방으로 정감어린 내용들을 배달하고 계실거라는..

그런 상상을 해 보았습니다.

왠지 그 자전거의 갈색 가방안엔 직접 손으로쓴 정겨운 사연들만 가득 들어있을것 같다는..

우편 오토바이의 빨간 프라스틱 바구니 안에든 비닐로 쌓인 홈쇼핑 선전지 같은 것은 없지 않을까 하는..

가끔은 왈바의 글들을 보며 우리모두가 슈퍼 울트라 캡숑화에만 매달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프레임이 어쩌구 03년 XTR이 어쩌구 02년식 2달 탄 기스 없는.. 사정이 생겨.. 눈물의 가격..

튜닝도 좋고 명차도 좋지만.. 내가 왜 자전거를 타는지..

자전거를 탈때 호루라기 땡땡이 처대며 질주하는것도 좋지만..

천천히 길가의 들풀이며 코스모스도 구경하며 자전거만이 누릴수 있는 즐거움을 만끽하고는 있는지..

가끔은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그 우편배달 자전거는 내 옆을 무수히도 지나쳤을지도 모른다는..

나홀로 낑낑대며 질주하기 바빠 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내 인생도.. 가끔은 달리던길을 몸추어 돌아보고 주변도 살피는 여유가 있어야 겠지요.

갑자기 쌀쌀해진 저녁길을 달리다 먹는 따끈한 3000원짜리 즉석 기계우동 만큼이나

따뜻해 보이는 우편자전거 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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