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다리 (내 인생의 자전거 中 에서...)

........2002.10.17 10:00조회 수 314댓글 0

    • 글자 크기


나와 처음으로 함께 자전거를 타게 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길을 나서면서 맨 먼저 그 사람의 다리를 눈여겨봅니다. 우리가 어떤 속도로 달려야 할지,그리고 그가 나보다 잘 달리는 지를 가늠해 보기 위해서지요.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다리로 평가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루의 일정을 시작하기 전 이른 아침에 자전거 선수들의 매끈한 구릿빛 다리는 정말 장관 입니다.

자전거는 근육을 길고 둥글게 발달시킵니다. 다리를 회전시킬 때의 움직임이 클수록 근육은 더욱 단단해집니다. 게다가 지방과 불순물을 분해시켜주기 때문에 <자전거타기>는 마치 해부학 실험과도 같습니다.

자전거 선수들은 미용상 다리의 털을 면도하기도 하는데,그러면 그들의 다리는 더욱 순수한 구릿빛으로 보입니다. 만일 다리의 털을 면도한 사람과 맞닥뜨린다면 조심하셔야 할 겁니다. 대부분 그러한 사람들은 몸 관리를 잘하며,빠른 속도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입니다(몸 관리를 잘 하지 않는 선수들은 다리털이 다시 자라도록 내버려두기도 합니다). 그와 반대로 약간 통통하고 윤곽이 흐릿하며 무겁게 느껴지는 다리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고 자전거를 더 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장딴지가 아주 가늘고 불필요한 지방이 하나도 없는 다리는 오르막을 잘 오르는 선수의 다리입니다. 허벅지가 굵은 다리는 단거리 경주에 뛰어난 선수의 다리입니다. 길고 균형 잡힌 다리는 빠르고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는 자전거 선수의 다리입니다. 넓적 다리의 길이가 짧은 선수는 어떤 경우에 속할까요? 아주 날렵한 선수일 것입니다. 엉덩이가 둥근 경우라면 아마 스타트에 강한 선수일 것입니다. 발목과 무릎이 날씬한 사람이라면 재능을 타고 난 사람일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반대로 장딴지가 굵은 것과 자전걸르 잘 타는 것은 아무 상관도 없습니다. 자전거 선수의 힘의 원동력은 등, 엉덩이, 허벅지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한창 자전거를 탈 계절이 돌아오면 다리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리는 신비한 생리학적 현상이 일어나는 장소입니다. 가장 놀라운 것은<허벅지가 뚱뚱해질>경우입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피로가 쌓였다면, 허벅지는 붓고 단단해집니다. 그래서 덧바지나 바지가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한동안은 허벅지가 아주 거북하게 느껴질 것입니다.사실 자전거 선수들의 허벅지는 적어도 며칠 동안은 변화가 심합니다.

그런 상태에서 꼼짝 않고 서 있는 일은 아주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나는 한 친구의 결혼식 미사에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 미사는 나에게 익숙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나는 신자들이 하는 것처럼 움직이지 않고 계속 서 있는 것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마치 두 다리가 다시 몸통속으로 비집고 들어가고 싶어하는 것처럼 고통스러웠습니다.

이런 경우의 고통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자전거를 타는 것밖에 없습니다. 몇 킬로미터를 달리다 보면 다리의 통증은 사라지거나 적당한 경련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내 꿈은 마사지를 받는 것입니다. 마사지를 받으러 갔던 자전거 선수들이 기분까지 좋아져서 돌아오는 것을 보면서, 나는 마사지가 만병통치약이라고 중얼거리곤 했습니다. 마사지사는 선수들에게 특별합니다. 그들은 믿을 만한 친구이기도 합니다. 마사지사들은 근육을 살짝 만져보기만 해도 그 날 하루가 힘들었는지,자신의 선수가 잘 달렸는지를 알아차립니다. 오랫동안 그들은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았었고 신비의 대상이었습니다. 나는 근육을 풀어주고 경련을 완화시켜주며 좋은 말을 나누면서 나를 편안하게 해줄 수 있는 마사지사가 있었으면 하는 꿈을 꿉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아마 내 두 다리는 아주 멋있어질 것입니다.


    • 글자 크기
여전하시군요..^^ (by ........) 홍조도, 새해 복 많이 받아요 (by 바지씨)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드디어 복구했습니다. 와일드바이크 심폐소생의 변!39 Bikeholic 2019.10.27 2883
149399 왈바에 박공익님이 현제 이백열여덟분.. @_@ (냉무) 날초~ 2004.12.16 210
149398 Re: 음..멋지군요 ........ 2000.03.23 140
149397 [re]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입니다. 많이들 오세요~그리고... ........ 2002.09.27 185
149396 분명한게 좋슴니다 kidjo 2004.12.22 589
149395 [re] 이유는... 살살폭주 2002.10.01 185
149394 지금 바로 아시아로 갑니다 . 요술풍선 2004.12.24 433
149393 Re: 미루님..... ........ 2000.04.12 165
149392 [re] 쿨럭.. 성우 2002.10.05 212
149391 카메라..저랑 비슷하네요 shim0402 2004.12.28 367
149390 Re: 제주투어 사진 올렸습니다. ........ 2000.04.22 173
149389 전화주세요.. 날으는짱돌 2002.10.09 171
149388 올 한해... www.5kia.com 2004.12.31 234
149387 Re: 흐흐...언덕위에 하얀집.. ........ 2000.04.26 144
149386 [re] 사이클중계를 꼭 보고파요 균택 2002.10.13 255
149385 오늘부 터 3일 연짱... treky 2005.01.04 429
149384 여전하시군요..^^ ........ 2000.05.02 174
다리 (내 인생의 자전거 中 에서...) ........ 2002.10.17 314
149382 홍조도, 새해 복 많이 받아요 바지씨 2005.01.07 180
149381 몸에 좋은 뽕 ........ 2000.05.08 139
149380 트레키님... 혜정*^.~* 2002.10.22 231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