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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걷이

반월인더컴2002.10.18 03:35조회 수 236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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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논의 보통크기는 얼추보았을때 운동장크기의 반이 못되었다고 기억한다.
수 많은 동네 어른들,윗아랫집 가족들이 나와서 분주히 움직이고,한 손엔 낫을 들고 허리춤에는 수건을 차고, 가을에 쏟아지는 태양볕을 막으려고 밀집모자를 멋스럽게 걸친 농군들이 논의 형태대로 일열횡대로 도열해서 허리숙여 낫질하며 벼를 베고, 뒤에선 아주머니,동네 형들이 벼를 서,너대 집어 벼를 둥그렇게 묶어놓고 부지런히 한 동아리씩을 옮기던 생각이 난다.

바릿한 한,두 분은 탈곡기를 발로 밟아가며 반 자동식 기계위로 낱가리를 한 덩어리씩 들고  웅웅거리는 탈곡기로 벼를 털어낸다.
털어논 벼는 탈곡기 앞에 깔아놓은 커다란 멍석위로 쏟아지고 큰 말로 벼를 재어 볏집가마니에 집어넣던것이 바로 기억속에 아련한 예전의 가을걷이 풍경이다.

회사에서 점심을 먹고 산책을 나갔다.
회사식당에서 먹는 점심이야 천천히 먹어도 20분이면 충분히 먹을 수 있으니 한 삼사십분정도는 개인적으로 남는 시간이다.
보통 회사앞의 작은 동산을 올라가곤했으나 오늘은 저쪽 왼편의 들판으로 발길을 잡았다.

누런 황금들녁,비록 공단에 접해있고,고압송전탑이 머리위를 지나가지만 이 곳은 분명 넓은 들녁의 누런곡식이 익어가는 황금들녁임에 틀림없다.

가을 걷이가 진행중이었다.
옆의 한 논의 벼가 모두 베어진것을 보니 오전작업시간에 완료한 모양이다.
이제 그 옆 논으로 가을걷이를 할 모양이다.

콤바인이란 문명화된 가을걷이장비로 웅웅대면서 논의 모양에따라 운전하며 곡식들을 생산해내고있다.  
콤바인의 전면에 위치한 벼 인입구로 벼가 빨려들어가면서 자동으로 벼베기가 시작되고 연이어 베어진 벼는 콤바인의 체인레일을 따라 상승 보이자 않는 곳에서 벼가 탈곡되어진다.

탈곡된 벼는 바로 옆에 위치한 토출구로 빠져나와서 멍석이 아닌 대형가마니 -수 백킬로정도의 벼를 담을 수 있는- 에 자동적으로 쏟아져내린다.
가마니가 다 차면 이 수백킬로나가는 것을 트랙터의 고리에 연결해서 운반하여 자동차에 실으면 되는것이다.

온 동네분들이 모여 추수하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콤바인및 트랙터운전하시는분,대형가마니에 봉긋하게 올라오는 낱알을 밀어 평평하게 해주는 분 1명이면 가을 추수걷이가 되는 것이니 참으로 크나큰 발전이다.
시간과 인력이 엄청나게 줄어들어 과거의 1/10 정도도 않걸리는것같다.
나처럼 농사의 문외한이 과거의 기억만을 회상 비교해 볼때 참으로 많이 달라진 우리의 농사문화에 충격을 느낀다면 어찌생각될까?
그래도 달라지지 않은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들녁에서 먹는 점심밥인심이다.

한 30분정도 추수하는것을 보았는데 한 농군께서 함께 식사하자고한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지만 먹는 시간 만큼은 함께 식사하려는 식구로서의 정을 듬뿍갖고있구나하고 느꼈다.
점심을 이미 먹었기에 사양을 하였지만 만일 먹지 않았다면 한 그릇받아 수저를 들고 싶은 심정이었다.

일터로 돌아오면서 그렇게 기계적으로 농사를 지어도 남는것은 얼마되지 않는다는걸 생각하니 농부들의 고생에 미안할따름이다.

반월인더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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