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금 제 옆에는 미군이 술을 마시며 즐기고 있습니다.

앵벌이소년2002.12.01 11:59조회 수 401추천 수 4댓글 0

    • 글자 크기


저희집은 미군을 상대로 술 장사를 합니다. 미군이 우리나라에 주둔할적부터 이곳에 살았고 장사를 시작한지는 30년 좀 더 됬습니다. 어릴적에는 미군들 따라다니면서 사탕이나 초코렛 같은거 받아 먹으면서 자랐습니다. 미국사람이 아닌 미군을 제일 가까이서 보고 상대하는 사람으로서 지금의 제 심정을 말씀드리고 싶군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우리나라 추석과 같이 미국은 추수감사절이 있습니다. 이번주에 추수감사절 연휴입니다. 어떻게 날짜도 이리 잘 맞추었는지 모르겠지만. 재판이 끝나고 시끌시끌할 시점에 추수감사절이 딱 끼어 있더군요.

가슴에 손을 얹고 우리 곰곰히 생각해 보지요. 우리 소녀들이 사고 났을당시 우린 월드컵 축제 기간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저도 태어나 처음으로 보는 축제였습니다. 소녀들이 사고난 저녁 뉴스에 잠깐 나오더군요. 그리고 가끔 눈에 띄더군요 가슴에 리본을 단 몇몇 붉은 악마들이요. 그러면서 작년 미군 고압선에 감전되어 생명을 겨우 유지해 오던 한분이 돌아가셨습니다. 그때 한참 떠들었죠 60만원짜리 목숨이라고. 그러면서 다시터진 서해교전. 우리의 군인 몇명이 말도 안되는 교전수칙 지키다 전사하셨죠.
그러면서도 우리는 축제를 즐겼습니다. 저또한 그랬습니다. 미선이 효순이, 팔다리를 절단하고 겨우 목숨을 연장하던 아저씨. 우리를 지키다 전사한 우리 군인들 모두 월드컵의 열기에 가려져야만 했습니다. 전 세계가 우리나라 국민을 주목하고 있을때 그랬습니다. 아직도 아쉽기만 합니다. 그때가 지금이라면..
전 우리가 이때 미선이 효순이를 생각 안했던건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한번씩 다시 죽인거나 마찬가지 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제 옆에서는 미군들이 추수감사절 연휴를 즐기며 웃고 떠들며 술마시고 있습니다. 우리가 월드컵 축제때 그랬듯이 이들또한 자기와 똑같이 불리는 "미군" 이 깔아죽인 소녀들 생각은 벌써 잊은듯 합니다. 아마도 미국에 사는 미국 시민들도 똑같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 부끄러운 놈입니다. 나서서 미군을 욕할 용기는 없습니다. 이 글을 쓰는것도 저로서는 모험입니다. 몇달 미군을 영외 밖으로 못나가게 한다면 저희 집을 포함한 이곳에서 30년 넘게 장사 하신분들은 그들이 나올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미군을 옹호하거나 감싸주지는 않겠습니다. 전 대한민국 시민입니다.
단지 대한민국의 청년으로서 나서서 욕하지 못하는 제가 부끄러울 뿐입니다.

우리 정부, 정치는 코메디 말장난 보다 못하다 라는것을 직접 몸소 보여주고 계시는 정치인들, 그리고 몇몇 국민들이 미선이와 효순이를 다시 죽이려 하고 있더군요.
서로의 요구사항이 각기 제각각인 시민단체들, 그 시민단체를 개패듯 패는 우리 정부, 대선 개싸움에 바쁜 각당 그리고 일부 국민....등등
지금 미국국민들과 미군들 우리가 대한민국국민들이 뭔가 보여주지 않는 이상 우리 여중생들의 죽음은 잠깐 지나가는 국제부 20초짜리 뉴스에 지나지 않습니다.
게시판들을 읽다 보면 그러시더군요. 요새 세상에 반미운동이 미제 물품 안쓰기로 되냐.... 전 다르게 생각 합니다. 이런 사소한 운동 하나하나가 뭉쳐서 큰 이슈가 되면 적어도 미국국민들이나 미군중 우리 여중생들의 불쌍한 죽음을 애도하는 사람한 사람이라도 생겨나게 되고 그들또한 자국 정부 미군을 상대로 진실을 요구 할지도 모르는겁니다. 비록 미국이란 나라가 자국민 우월주의가 강하긴 나라이긴 하나 그걸 아주 비난하고 싫어 하는 사람도 상당히 많습니다.

지금 이런시기에 전쟁광 부시가 후세인과의 전쟁을 시작한다면 영원히 묻어야 할것입니다.

우리 산자전거를 즐기는 왈바식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이거 같습니다. 우리가 타는 자전거중 상당수가 미국 메이커 입니다. 사지말라는 소리는 하지 않겠습니다. 군인이 총이 없으면 어떻게 싸우겠습니까. 단지 뭘 구매 하시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분수에 맞지도 않는 고가를 사는건 아닌지 꼭 필요한건지.

부디 부탁드립니다.

우리 여중생들의 죽음,불평등한 SOFA 조약, 미국 국민들이 우리의 몸부림을 봐줄때까지 서로 단결해야 할겁니다. 비록 그들에게는 일본 옆의 작는 반토막짜리 나라라 여겨질지 모르지만. 결코 우린 미국의 속국이 아니다라는걸 보여줘야 합니다.

지겨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드디어 복구했습니다. 와일드바이크 심폐소생의 변!40 Bikeholic 2019.10.27 3105
188103 raydream 2004.06.07 389
188102 treky 2004.06.07 362
188101 ........ 2000.11.09 175
188100 ........ 2001.05.02 188
188099 ........ 2001.05.03 216
188098 silra0820 2005.08.18 1474
188097 ........ 2000.01.19 210
188096 ........ 2001.05.15 264
188095 ........ 2000.08.29 271
188094 treky 2004.06.08 264
188093 ........ 2001.04.30 236
188092 ........ 2001.05.01 232
188091 12 silra0820 2006.02.20 1565
188090 ........ 2001.05.01 193
188089 ........ 2001.03.13 226
188088 물리 님.. 이 시간까지 안 주무시고 .. 물리 쪼 2003.08.09 215
188087 물리 님.. 이 시간까지 안 주무시고 .. 아이 스 2003.08.09 245
188086 글쎄요........ 다리 굵은 2004.03.12 540
188085 분..........홍..........신 다리 굵은 2005.07.04 712
188084 mtb, 당신의 실력을 공인 받으세요.4 che777marin 2006.05.31 1505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