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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고 또 부끄럽습니다.(대구화재참사를 보고 =명복을 빕니다)

........2003.02.20 14:52조회 수 22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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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재참사를 보고
기가 막히고 억장이 터지는 마음이다.
아니 이제는 체념과 냉소가 이어져 단련이 되었으련만...
그 아비규환의 껌껌한 지하철 전동차안에서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를 피하기 위하여 부모, 형제자매, 연인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마지막으로 "사랑한다"라는 가족에 대한 절절한 절규를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아니 텔레비전을 외면하고 싶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러한 크나큰 잘못을 숙명처럼 생각하면서 살아야 하는가.  우리 흔히 하는 얘기 " 죽을 운명이야""왜 그 자리에 있었냐"라고 하며 술자리에서 아무일도 아니란 것처럼 떠드는 사람이 있다면 (그래왔던 것이 우리의 현실이지만) 그도 그러한 운명을 비켜나가지 못할 것이다. 비록 현세에는 비켜 나갈 수 있더라도 내세에 다음생에 그러한 운명을 지고 갈 것이다.

나는 이러한 한국사회의 풍토가 싫다. 터지면 대형이고 책임도 없고 책임질 사람은 더더욱 없는 우리사회풍토.  
원칙과 정의가 살아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입으로는 그토록 절절히 떠들어도 情이라는 것으로 포장하여  쉽게 용서하고 쉽게 잊는 한국민족성..

이러한 것이 되풀이 될 때마다 조국이 싫어 이민을 가는 사람들이 있었던 사실을 까맣득히 잊어 유비무환이라는 구호는 한낱 군사독재정권에 쓰던 유물로 쓰레기통에 버린지 오래이다.

그리고 우리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민족성이 사회저변에 깔려 있다. 즉 수치를 가장 큰 부끄러움으로 알아야 되는데  이 사회는 "먼저 본놈이 임자다""밀어 붙이면 돼'하는 논리가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들이 오히려
사회한구석으로 몰리고 융통성이 없는 부류로 홀대받는 그런 사회성을 가지고 있다.

나는 일본의 저력에 대한 서적을 많이 읽었다. 물론 그것은 아무 재미없는 인문서적이지만 왜그리 하나 하나가 가슴에 와 닿는지 그리고 우리는 언제 그렇게 되나 부러움도 많이 가지고 지금도 살아가고 있다.

오늘 이야기는 부끄러움(수치)과 책임에 대해서 풀어 나가고자 한다.

우리사회 저변을 돌아보면 부끄러움을 모르는 厚顔無恥(후안무치)한자들이 이 사회를 좀먹고 있고 오늘같은 대한민국자화상을 만들고 있다
두가지 예를 들어본다.

조선일보에 보니 우리나라 위증(거짓증언)사범과 무고(거짓고소)사범이
가까운 일본의 671배나 된다. 그것도 너무 많다보니 처벌도 솜방망이 수준이라 그 사범이 나날이 늘어간다.  2000년 기준으로 위증은 우리가 1198명인데 일본은 5명이고 무고는 우리가 2965명인데 일본은 2명이고  사기는 우리가 5만 386명인데 일본은 8269명이다.

이러한 것을 보면서 얼마나 부끄러운지.. 이런 것 하나만 봐도 우리사회가 후안무치한 자들로 인하여 병들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사회저변의 인식으로 오늘과 같은 지하철참사가 난것임을 결코 무관하다 할 수 없다.

교통사고가 나면 "목소리 큰놈이 장땡이야"라는 방식이 통하는 사회 남의 돈을 횡령하고도 버젓이 활동하면서 상대방의 약점을 잡아 무고를 하거나 위증을 하고 "빼째라"라는 통념이 만들어진 사회.

그러고도 모자라 뻔뻔하게 사과 한마디 없이 활동하면서 "힘의 논리"를 내세워 피해자에 대한 악의에 찬 모략을 떠들고 다니는 사회, 또한 그러한 자를 용인하는 사회. 피해자나 신고자가 "의리없는 놈'이거나
"나쁜놈"으로 몰아 가면 그것이 통하는 사회..

가까운 일본이 왜 그렇게 우리보다 인구는 2배 더 많으면서 단지 위증 무고사범이 2명일까를 생각하면 많은 교훈이 얻어진다. 일본에서는 그러한 행위를 할 생각도 못하지만 만약에 그러한 것이 판명나면 그 사회에서 매장이 되버린다.  사회구성원이 그러한 것을 용서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한번 신용을 잃어 버리면 경제활동자체가 힘들어 지는 것이 일본사회이다.

우리는 쉽게 용서하는 버릇이 있다.  가해자가 잘못을 안빌어도 "에이 내가 참고 살지""다른사람 눈이 무서워"하고 피하는 사회성. 그리고 정의와 원칙을 강조하기 보다 "情"이란 교묘한 포장을 하여 무원칙과 무정의가 조장되는 사회..

일본사회에서의 가장 큰욕은 "하시 지라즈" (수치를 모른자)라는 소리를 들었을때이다. 우리는 정치인부터 초등학생까지 한국적 논리를 내세워 부끄러움을 모르고 오로지 목소리 크고 우기고 빽내세워 파워로 상대방을 누르면 그것이 정의로 포장되는 사회인 것이 나는 싫다.

정직하고 순한사람들이  부끄럼없이 살려고 했어도 돌아오는 소리는 "나쁜놈" "인정이 없는놈" "융통성이 없는 놈"  그리고 직장에서도 찬밥신세. 한직에만 떠돌고 출세와는 거리가 먼 그런 한국풍토

일본사회의 가장 큰 준칙은 "수치심"에 있다라는 글을 본적이 있다.
우리는 언제 수치심을 가장 큰 수치로 느낄때가 되는지  요원할 뿐이다.

다음으로 책임을 안지는 사회풍토이다. 정치,경제. IMF를 거치면서 봤듯이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다. 그러다 보니 사회저변에 한탕주의와
공직에서는 공과 사의 구별이 불분명하고 사회구성원끼리도 모략과 중상이 난무한다.

선진국이 되려면 먼저 책임을 질줄 아는 사회풍토가 되어야 된다고 본다. 언론은 감각적인 언동으로 사람들을 현혹하고 재벌, 정치가도 마찬가지이다. 심지어는 그러한 책임을 안지는 풍토가 초등학교에 까지 깔려 있음은 통탄할 일이다. 그러다 보니 무슨 사건이 나면 신고를 기피하고 옆에서 사람이 죽어 자빠져도 모른체 하는 것이 우리네 자화상이다.

미국은 영웅을 만드는 사회인데 반해 우리는 다 아다시피 영웅을 죽이는 사회이다.  누가 잘되면 축하하기 보다 뒤 돌아서서 비난과 핏대를 올리는 사회풍토.

이런 생각을 해봤다. 만약에 금번 대구 지하철참사가 미수에 그쳤다면하는 가정을 해봤는데  그때 범인을 경찰관이나 승객들이 저지하면서 가해자가 무수하게 다쳐 의식불명이 됐다거나 죽었으면 아마 언론이나 사회단체에서 인권을 들먹이며 들고 일어 났을 것이다.

무엇이든지 동기,과정이 중요한데 우리는 결과만 보고 이렇게 통곡을 하고 있다.  그렇게 범인의 범행을 미미하게 대처하다보니 이러한 큰참사가 일어 났다고 나는 생각한다.

정치적으로 봐도 그렇다. 가까운 일본같으면 벌써 매장되었을 정치인들이 아직도 새로운 논리를 달고 나오면 추종자들이 들끓고 그를 받아 들이는 풍토는 이러한 책임을 안지는 사회풍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내가 꼭 이회창씨를 지지해서라기 보다 5년동안 남한번 헐뜯지 않고 묵묵하게 입이 무거운 사람을 "냉정하니, 그릇이 작니, 정치성이 없니, 편협하니"하고 매도하고 세상에서 제일 나쁜사람으로 만들었던 사회

나는 그의 은퇴기자회견을 보면서 울었다. 그의 아름다운 퇴장을 보면서 인간 이회창이 불쌍해서 운 것이 아니라 한국사회의 암울함에 소리없이 가슴으로 울었다.

쑈나 즉흥적이고 감각적으로 대중에게 감동주는 것이 아니라 그가 살아온 원칙과 소신을 보면서 지지를 보냈는데 그 역경을 못넘고 가는 그를 보고 한국사회의 한계를 느꼈다. 그의 퇴장은 미사여구의 포장이 아니라 책임을 질줄 아는 아름다운 퇴장이어서 더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일본의 가장 큰 저력은 책임을 질줄 아는 사회풍토이다.
일본의 리더들에게 공통된 것의 하나는 와비( )와 사비(叔=한문이 없어서 비슷한 것을 사용)이다. 와비는 청정한 한거를 즐기면서 깊고 괴로운 생각에 잠긴다이고 사비는 무언가 오래오래된 전통속에서 외롭고 한적한 분위기에 잠긴다의 뜻인데

일본의 지도자들은 지금도 위와같이 와비와 사비에 젖어 있으면서 사치스럽고 경박한 분위기를 배척하고 하라하치부(腹八分=위장의 팔할이 되게만 식사를 하는 습관=배가 부르면 생각에 잠길 수 없다)를 생활신조처럼 지키면서 공과 사를 엄격히 구별해서 생활하다 보니 흔히들 도교가 꽃피운 나라라고 우리와 중국의 식자들은 질투어린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이렇게 생활하는 사람들이 리더이기에 세계의 최고의 국가를 이끌고 있고 책임을 질 줄 아는 그런 풍토를 사회저변에 심어 놓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나 개인적으론 "忠信藏"이란 책을 읽고 한동안 뒤통수를 얻어 맞은듯한 충격을 받은적이 있다. 거기에는 사소한책임의 댓가로 주군이할복을 명받는 장면이 나오고 그것을 스스럼 없이 받아 들이고
벚꽃이 날리는 나무밑에서 배를 갈라 할복하고 주군을 따르던 47인의 무사들이 주군의 복수를 위하여 후일 적들을 해치운다음  전원다 할복을 하는 내용을 보고 너무나 큰 충격과 감명을 받았다.

우리는 그러한 역사가 없다. 아니 있었도 큰전쟁때나 있었지 이렇게 한낱 필부들까지도 책임을 지는 것을 보고 나는 문화적충격을 받았음을 고백한다.

지금 이렇게 얘기하는 조차 우리사회는 허용을 안한다. 대뜸 친일파니 국수주의자니 하며 매도되는 것이 우리사회의 현실이다. 나는 그러한 것이 서글프다.  최소한 우리사회도 정의와 원칙이 크게 살아 있지 않아도 먼저 부끄러움을 알고 책임을 질줄 아는 그런 사회풍토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아프게 너무나 아프게 가신 영혼들께  천상으로 가시어 영생하시라고 기도드리고 기도 올립니다. 살아 있음을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br>음악출처 벅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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