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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황당했던 하루....

멋대루야2003.03.10 02:14조회 수 233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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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쒸원님 길 헤매셨군요...
난감하셨겠어요..
지난번 대구 참사로 지하철 역무원 아저씨들이 더 예민해 지셨더군요.
암튼... 잘 전해주셨다니 다행입니다. ^_^

꼭! 쾌차하시길 바래요~


>이 자리를 빌어 소중한 피를 나누어 주셨던 여러님들과 비록 받지는 못했지만
>
>여러모로 같이 걱정해주시고 격려해 주신 왈바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때는 토요일 오전이었습니다.
>
>트레키님께 헌혈증을 받기로 하고 강남 구청역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
>만나기로한 시간이 오전 9시30분..
>
>지하철을 타고 갈까 하다가 여러곳을 들려야 해서 영탄이 자전거도 돌려줄겸
>
>영탄이의 빨간색 잔차를 타고 오전 7시30분에 나왔습니다.
>
>양재까지 50분이면 도착하니 시간은 충분하리라 생각을 했습니다.
>
>양재에 8시 30분쯤에 도착해서 그때부터는 길을 잘 모르기 때문에 지나가던
>
>행인들에게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
>"여기서 강남구청역으로 갈려면 어떻게 가야 해요?"
>
>아저씨 왈 "자전거로 가시게요? 이길로 30분은 넘게 가셔야해요"
>
>아~~ 그때까지 전 일반자전거와 저희 엠티비와의 속도차이의 개념에 대해
>
>일반사람들은 전혀 모르고 있다는걸 몰랐습니다.
>
>잔차를 타며 이곳저곳 둘러보며 가야했었는데..아니면 도중에라도 한번쯤은
>
>더 물어봤어야 하는건데..시간이 많이 남아서였는지... 친구 어머님 생각에..
>
>내일 있을 아버지 생신 잔치준비 생각에... 그냥 냅다 달리고 있었습니다.
>
>한 20분 정도 갔을때 뭔가 잘못된 길이란걸 깨닫기 시작 했습니다.
>
>그래서 다른 분한테 다시 물어봤습니다.
>
>" 강남구청역으로 갈려면 어디로 가야해요?"
>
>" 아 이사람아 반대로 왔잖아...."
>
>반대로 왔다... 이 말의 의미가 뭐였을 까요?
>
>반대로 왔다면 왔던길을 되돌아 가란말 아닌가요?
>
>전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가야 했고 이어서 다시 물어 봤을때 또 반대로 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
>어이가 없더군요....반대로 왔다고 하길래 반대로 다시 왔는데 또 반대라니...
>
>그렇다고 제가 강남 구청역을 지나서 왔다갔다 했던건 분명아닙니다.
>
>한참 고민끝에 내방역을 생각해 냈습니다.
>
>내방역에서 몇정거장 안되니.... 구영탄을 만났었던 내방역으로 가자....
>
>거기서 부터 한정거장 한정거장 지나가다보면 나오겠지... 흐흐흐
>
>너무도 쉬운생각에 내방역까지 일단 갔습니다.
>
>시간이 얼추 9시를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
>내방역에 도착해서 주유소에 들어가 물어보고 가르쳐준 길로 5분정도 가다
>
>도저히 시간을 맞출수 없을것 같아 다시 내방역으로 갔습니다.
>
>내방역안으로 잔차를 들고 가니 역무원이 잡더군요...  -..-;;
>
>한참을 사정도 해보고 실갱이를 했지만 막무가내였습니다.
>
>이미 시간은 9시 25분..... 다시 잔차를 들고 거의 뛰다시피 지하철 계단을
>
>올라와서 택시를 잡았습니다.
>
>자전거는 안실어준다는 말에 "아저씨 이거 간단하게 앞바퀴 분리되요..."
>
>라며 큐알을 풀었는데 앞바퀴가 안빠지는 겁니다.
>
>다시 큐알을 돌리고 그래도 안빠져서 또 돌리고 큐알이 거의 다 돌려서 흔들흔들하는데도 안빠지는 겁니다.
>
>아저씨 퉁명스럽게 천천히 하세요..기다릴께요..
>
>이런...브레이크 레버도 풀지 않고 바퀴를 잡아 당겼으니...이런 원초적인 실수를.....
>
>간신히 택시를 타서 택시기사 아저씨한테 물어봤습니다.
>
>"아저씨 도데체 강남구청역이 어디에요?..저는 저쪽에서 왔는데.."
>
>이 기사아저씨가 머라그런줄 아십니까?
>
>"반대로 오셨잖아요...."
>
>뜨악.... 그놈의 반대....반대란 도데체 무엇이란 말인가.....
>
>알고 보니 제가 아주 큰 원을 그리며 뱅뱅 돌고 있었더군요...
>
>더 황당한 것은 강남 구청역은 그 뱅뱅 돌던 원안에 없었습니다.
>
>완전히 다른곳에서 뱅뱅 돌고 있었던거죠....   ㅠ.,ㅠ
>
>한참 잘 달리더니 차가 막히기 시작했습니다.
>
>으메~~ 트레키님 댁으로 전화를 하니 아직 기다릴거라 말씀하시고....
>
>그때가 9시 50분...
>
>안되겠다싶어서 택시에서 내렸습니다.
>
>다시 앞바퀴를 조립하고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
>드디어 웬수같은 강남구청역에 도착해서 내려가 보니 한분이 시계를 보며
>
>서 계시더군요....
>
>너무도 죄송해서 ...  아~~ 트레키님 이시죠? 에이쒸원입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
>숨도 헐떡헐떡 하며 간신히 인사했더니..
>
>그 아저씨..힐끔 보더니..저 아닌데요?   -..-ㅋ
>
>트레키님은 거의 30분을 기다리시다 지쳐 집으로 다시 들어가신것입니다.
>
>트레키님을 기다리며 돌의자에 앉아있는데 그제서야 정신이 들더군요..
>
>두시간동안 완전히 바보가 됐었던 거죠...아~~ 누구를 원망해야 합니까?
>
>처음에 30분이나 가라해서 완전히 존에서 벗어나게 만든 그 아저씨를 원망해야
>
>하는지..아님 계속 반대로만 가라했던 행인들을 원망해야 하는지..
>
>막무가내로 안된다고 했던 내방역 지하철 역무원을 원망해야 하는지..
>
>끝까지 반대방향을 갈켜준 그 주유소 직원을 원망해야 하는지...
>
>주유소 직원이 갈켜준 방향으로 계속 갔더라면 도데체 어디로 갔을까요?
>
>거기는 택시타고 가던길의 이른바 그 ""반대길"" 인데...
>
>결국 32년을 서울에 살면서도 그토록 길눈이 어두운 제 자신을 원망했습니다.
>
>이거 거의 자폐수준아닙니까? 길눈이 그토록 어둡다니...
>
>그날은 트레키님도 늦었다며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악수도 못하고 왜 늦었는지
>
>자초지종도 설명못드리고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
>트레키님 정말 죄송합니다....일이 이렇게 된겁니다...
>
>트레키님을 만나고 나서 구영탄이 다니는 샵에다 영탄이 잔차를 돌려주려고
>
>다시 내방역으로 왔습니다.
>
>거기서 사과나무가 있는 양재역을 물어봤는데 5km 정도 밖에 안떨어졌다는 겁니다.
>
>잔차로 15분이면 족히 갈수 있을 거란 말에 머리가 띵하더군요...
>
>도데체 난 한시간이 넘게 어디를 그렇게 헤메고 다녔는지.....
>
>여러사람들이 잔차로 갔다 오라고 했지만...심지어 인터넷으로 약도도 보여줬지만..
>
>저는 그냥 지하철타고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
>또 양재로 갔다간 해가 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ㅋ
>
>사과나무에 들러 무사히 헌혈증을 가지고 병원에 갔습니다.
>
>여러분들의 걱정과 염려와 격려의 마음이 담긴 헌혈증을 건넬때
>
>친구의 표정과 친구 아버님의 표정 그리고 그 여동생....
>
>오늘 오전에 있었던 힘들었던 일들이 모두 말끔히 사라지더군요...ㅎㅎ
>
>끝으로 다시 한번 여러분들께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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