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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이 동강....

아킬레스2003.04.10 03:17조회 수 627추천 수 4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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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말하기를 산에서 손가락이 부러지면 119구급대를 부를 만큼 무지하게 아프단다.
물론 아펐다. 그러나 그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무지하게 아프지는 않았다.
에이씨원 님에게서 배운 페이핑을 했더니 좋아지는 것도 같고, 아들놈이 비틀기 전에는 참을만도 했다. 그래서 며칠동안 병원에도 가지 않다가 일요일에 구영탄님의 우면산 소풍을 따라가려고 집사람에게 정당성(병원에서 그러는데 별 것 아니래...이렇게 집사람에게 이야기하려고)을 확보하기 위해서 병원에 갔더니 손가락이 금이 간 것도 아니고 동강 부러졌단다.
연필부러진 것처럼 부러져서 살을 찌르고 있는 사진을 보니 그때부터 통증이 생기는 것 같다.
의사는 "이정도면 참을 수 없는 통증이 왔을텐데..." 하면서 날 프랑켄슈타인 보듯 한다.
아펐다. 그러나 난생 처음 손가락이 부러졌는데, 손가락이 부러지는 통증을 알 수가 있단 말인가? 남자가 애 낳는 고통을 모르듯이.....

오늘은 사람들이 날 바보 취급한다. 집에 돌아와서 "나 로봇캅 됐다"라고 기브스한 손가락 을 보여주니 집사람은 날 영구취급한다. 기브스한 손가락 왈바에 올리게 디카로 사진 찍어 달랬더니 차라리 스캔을 받으란다.

난 지금 로봇캅 손가락으로 워드를 친다.
아마 누군가 일부로 내 손가락을 이렇게 만들었다면 그 인간은 아마도 손목이 부러졌을 것이다.
아마 누군가 산에 가라고 했다면 그 인간은 아마도 틀니를 하도록 했을 것이다.
그런데 난 지금 나를 이렇게 만든 원인을 제공한 왈바에 글을 올리면서 웃고 있다.
다만 한동안 자전거를 못타게 된 것을 아쉬워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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