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당황 하게되죠..
마지막 문에서까지 응답 똑똑이가 들리면.........
전에 지하철 화장실서 경험한적 있습니다.
T_T 암울했던 기억이죠.
>
>
>진천 작업실의 새벽..미루고 미루던 일을 마감에 쫓겨 마구 날리다가
>잡지사 편집장과의 점심 약속이 갑자기 떠 올랐다
>
>아이구 미쳐...일을 반밖에 못했는데.. 할수 없지
>겨우 반꼭지를 써서 팩스로 보내고 주섬 주섬 글방을 떠났다
>
>아침안개를 가르고 신나게 달리는데 뱃속이 이상하다
>빈속에 커피를 석잔씩이나 거푸 마셔서 그런가? 꾸르르륵~
>어쩔 수 없이 휴게소로 차를 돌려 화장실로 들어갔다
>
>똑똑...똑똑...똑똑 똑똑..또도독 똑똑..
>간첩 접선신호하듯이 대략 열개정도의 문에서 모두 응답이 왔다
>젠장..아침부터 빈속에 커피 마신 넘들이 왜 이리 많아..
>
>속으로 중얼거린 욕을 들었는지 마지막 문이 열리더니
>착하게 생긴 간첩이 바지를 추스리며 나왔다..
>오 그레잍....아이 러브 유~ 맨!
>
>담배한대 정도를 피우며 느긋하게 일을 보는데 저 끝쪽...
>입구 처음 문짝부터 노크를 해 오는 소리가 들렸다..
>
>똑똑..똑똑.....똑똑..똑똑..노크 소리는 점점 가까워 오는데
>나보다 먼저 들어 앉은 간첩들은 나올 생각들을 않는듯 싶었다
>드디어 내 문을 똑똑....나도 암호를 받듯이 똑똑 ...
>
>마지막 문인 내 칸에서 노크 응답이 들려 오자
>밖에서 노크를 한 사람이 비명을 질렀다...으악~
><큭큭큭~ 되게 급한 모양이군..>
>
>볼일을 다 보고 문을 열고 나오자
>세명정도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
>방금 내문에 노크를 한듯한 사람이 제일 바깥쪽에 서 있다가
>나를 보고 만세를 부르듯이 양손을 번쩍 든다..
>어? 나를 아는 넘인가? 처음 보는 얼굴인데..
>
>그러나 눈치들 채셨겠지만 그 만세동작은 나를 알고 있어서가 아니라
>내가 방금 나온 곳에 자기가 먼저 들어 가겠다는 시위였다
>하마터면 나도 같이 반갑게 손을 들뻔했잖아..짜식
>
>빈 칸으로 쏜살같이 달려가는 그 남자...라고 생각했는데
>그 남자는 양손을 번쩍 든채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어기적거리며....슬로비디오처럼 그렇게 오랜시간을 걸어갔다
>
>기다리던 두사람과...나는 그남자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아아~ 지독히도 급했구나
>교양도 있어 보이고 꽤 젊잖아 보이는 사람인데...
>
>너무나 느린 그남자의 걸음을 보고있던 우리 세사람의 관찰자는
><하지만 저러다가..혹시..> 라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의지의 그 남자는..그러나 성공적으로 화장실 문까지 도달했다
>화장실에 서있던 두사람과 나는 <해내고야 말았어> 하는
>미소와 목례를 말없이 주고 받았다
>
>안도의 숨을 내 쉬며 화장실 밖으로 나서려는 내 귀에 문득...
>한손으로 화장실 문고리를 잡고 한손은 여전히 공중에 든채로
><아....>하고 절망과 분노의 표정으로 내 뱉는
>탄식의 짧은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
>무언가 놓친듯한...그 남자의 신음소리였다
>나는...아아~ 나는 그냥...차마 돌아 보지 못하고
>고개를 외면한 채 밖으로 걸어 나왔다
>
>화장실 밖은 눈부신 가을햇살이 투명하게 흩어지고 있었고
>수 많은 인파들은 핫도그와 우동과 햄버거를 맛있게 먹고있었다
>모두에게 가을은 향기로왔고 아름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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