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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한강 변에서...

........2003.06.08 06:01조회 수 450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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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폴딩맨 입니다.

잠시 왈바에 안온 사이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더군요.모든 것이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랍니다.제3자의 입장이라 이쯤에서 각설하구요.한강 변에서 라이딩 후기를 몇자 적어봤습니다.투어라고 하기엔 많이 부족해서 조금 길지만 여기에다 올려봅니다.  


<어제 밤 한강 변에서...>


1박2일 동안 2개 도시(단양,경주)의 투어를 끝내고 몸도 풀어줄 겸 해서 한강 변에 라이딩하려고 집을 나서는데 문앞에 개똥 3덩어리가 사이 좋게(?) 늘어져 있는 것이었습니다.

잔차를 타면서 생긴 버릇인 작은 눈으로 예리하게 주위를 살핀 덕에 하마터면 앞타이어에 묻을번 했던 상황을 모면하긴 했지만 만약 타이어에 묻었다면 한강변을 라이딩하는 동안 내내 불쾌한 기분이 지속되었을 겁니다.(타이어 중간 틈에 떡처럼 붙으면 잘떨어지지도 않을 뿐더러 긁어낼 때도 엄청 짜증납니다.또한 기분도 찜찜하구요.개랑 산책하는 분들!!! 남의 집 문 앞에선 개가 응가 못하게 조치 좀 잘합시다.!!!)

대방역의 지하도를 통과해 철길 옆 골목길을 지나는데 이번엔 전봇대 옆에 굵은 덩어리 2개가 놓여져 있었습니다.두번째 만나는 거시기였습니다.문앞에서 처음본 덩어리 때문에 조심스럽게 저속으로 달렸기에 망정이지 평상시처럼  빠른 속도로 달렸다면 밟고 지나갈번 했습니다.(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철길 옆 골목을 조심스럽게 빠져 나와 여의교를 지나 시민공원 입구를 통과해 자전거 도로로 진입하는 순간 세번째 얇고 검은 덩어리 3개와 보다 연한색의 덩어리 2개를 발견하고야 말았습니다.(젠장 오늘은 똥만 보이는 날인가?)

바람도 쐬고 몸도 좀 풀러 나왔건만 거시기를 3번이나 보고...에잇~쒸이~
이렇게 혼자 씩씩거리기를 잠시...안밟은것만도 다행이라 생각하고  한강의 바람을 맞으며 폭죽을 터뜨리는 청춘 남녀들의 즐거운 비명을 뒤로한 채 늘 다니던 코스의 반환점인 워터월드까지 살살 달렸습니다.

달리던 도중 엄청난 수의 인라이너들을 볼 수 있었는데 가면 갈수록 그 수가 더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그리고 상대적으로 자전거의 수는 줄어드는 것 같구요.산책이 아닌 속도를 즐기려는 라이더들은 이제 한강변 자전거 도로를 인라이너들에게 넘겨줘야 할 것 같습니다.아니 이미 인라이너들에게 점거 당했는지도 모릅니다.

생각해보면 인라이너들이 갈 곳이라 해봐야 광장이나 자전거 도로 정도뿐이니
MTB라이더들은 차량이 많은 도로나 산을 타기에 한계가 있는 인라인과 비교해서 활동의 폭이 넓다는 것에 위안을 삼으면 기분이 한결 나아질 것 같습니다.

이럭저럭 달려서 반포에 가까워질 즈음 반대편 노선 위에 젊은 남녀가 반대로 다정하게(?) 누워 있어서 속도를 줄이고 잠시 주시해 보니 인라이너 2명이 부딪혀서 쓰러진 것이었습니다.다행히 남자가 먼저 일어나 여자에게 상태를 확인하는 걸로 봐선 괜찮은 듯이 보이긴 했지만 대자로 길게 누웠던 것을 보면 엄청난 충돌이 있었던 것 같은데 두 사람 모두 큰 후유증이 없길 바랍니다.

그 자리를 지나 고속터미널 육갑문 부근의 자전거용 언덕길을 내려가는데
도로 가운데 초등생으로 보이는 아이 한명이 엎어져 있는 것을 봤습니다.
잠시 멈춰 가만 보니 그 아이는 팔과 다리에만 안전장구를 착용했고 헬멧착용을 안했더군요.그래서 아이에게 헬멧쓰라고 한마디 했습니다.만약 뒤로 넘어져 뇌진탕에라도 걸렸으면 어쩔려고 그랬는지...

주위에 부모로 보이는 사람도 있었는데 자식에게 인라인을 타게 하려면 그전에 헬멧부터 사주고 안전 교육을 철저히 시키는 것을 우선시 해야 이런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음...상황은 다르지만 남의 얘기할 처지가 아닌데...^^;)

두 번의 사고를 목격하고 "나는 별일 없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면서 워터월드에 도착하여 그 옆에 있는 선상 카페인 재즈 스테이션에서 라이브 연주를 듣고 분위기가 약간 업된 상태에서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은 후 다시 여의도를 향해 달렸습니다.

천천히 달리고 있는데 한명의 라이더가 내 앞을 추월해서 가더군요.
그때 갑자기 장난끼가 발동하여 앞선 상대를 추월하지 않으면서 뒤꽁무니만 졸졸 따라 달리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나 자신이 참 한심하게 생각됩니다.처음엔 1박2일의 투어를 마친 후라 무리하지 않으려고 살살 탈 생각이었는데 나를 추월한 그 라이더를 쫓아 타다 보니 몸이 가는 데로 이끌려 처음의 의도와는 달리 힘을 쓰고야 말았습니다.하마터면 이것이 대형 사고로 이어질 발단이 될뻔 했습니다.

그 라이더의 진행 속도에 따라 보조를 맞추면서 뒤를 따라 가던 중 내리막 지점과 코너가 맞닿은 지점에서 과속으로 다운힐 하다 그만 실수 하여 반대편 모퉁이에서 갑자기 나타난 인라이너와 부딪힐 순간 급제동으로 간신히 멈춰 서긴 했지만 그 인라이너는 제동을 걸어 나를 피한다고 한 것이 달리던 속도를 못 이기고 그만 좌측의 벽면에 만화 영화에서나 봄직한 장면처럼 정면으로 부딪히고 말았습니다.(이때 하마터면 웃음이 터져 나올번 했습니다.-.-; 미안합니다.)

만화 영화 속의 등장 캐릭터들이 벽에 부딪히는 장면을 실제로 보니 그 인라이너에게 미안함을 느낌과 동시에 한편으론 코믹함도 느꼈습니다.다행히 그 인라이너는 무사했고 저는 "다친 데 없나요","미안합니다"라고 하긴 했지만 속으론 웃었던 것에 대해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그렇게 했던 나 자신이 용서가 안되고 있습니다.(자신이 실수함으로써 발생된 그런 위험한 상황에서도 인간의 간사한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던 나 자신이 정말 얄밉고 한심하다고 생각되어 공개적인 이 자리를 빌어 저의 바람직하지 못했던 생각에 대해 반성을 해봅니다.앞으로 시정하겠습니다.)  

이렇게 아찔했던 상황을 벗어나 여의도에 도착하여 벤치에서 쉬는데 앞서 3번씩이나 보았던 개들의 x덩어리들과 라이딩중 보고 겪은 3번의 사고들이 뇌리에서 순간적으로 교차되어 묘한 느낌으로 다가오더군요.(마치 암시를 받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죠.평소에 미신을 안 믿는데...믿거나 말거나요.^^;)  

라이딩 할 때 마다 꼭 한가지씩 경험으로 배우게 되는군요.이번 일로 배운 것이 있다면 물론 안전장구도 필히 갖추어야 하지만 이와 더불어 안전에 대한 자신의 주의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겠다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방심으로 큰 사고를 일으킬뻔한 것에 대해서 나 스스로 깊이깊이  반성합니다.

그리고 1박2일(단양,경주)의 투어 스토리는 조만간 올릴 예정입니다.
여러분 모두 즐거운 주말,즐라,안라 하십시오.

-폴딩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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