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저속주행모드 & 보호대

바람2003.06.12 17:36조회 수 414댓글 0

    • 글자 크기


목요일 수업 끝나고 이제 레포트가 없다는

가뿐한 마음으로 기숙사로 가려는데.... 어느 새 비가 그치고 도로가

말라 있었다. 그래서 들뜬 마음에 자전거로 신나게 날라(?) 내려갔다.

그러나 학교 버스 타는 곳에는 나무가 울창해서 그 부분만 안말라 있었고

거기다 기숙사로 들어가려고 오른쪽으로 도는 순간 버스를 타고 집에 가려는

많은 사람들이 북적대고 있는게 보였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코너에서는 브레이크 잡으면 안된다는

불문율(초보에게는)을 무시한채 눈물을 머금고 잡고 말았다. (젠장~)

결국 뒷바퀴가 드레프트 되면서 밀려 넘어졌는데..

사람을 치지는 않았지만 나는 집에 가려는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넘어진 채로.....-_-;;;

그래서...
.
.
.
.
.
.
.
그래서 아스팔트 바닥에 엎어진 채 몸에 힘을 축 빼고


잠시.......................죽은체 했다. -_-;


(그 때는 정신이 없어서 그러고 있으면 다들 "신경 끄겠지"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아마도.. -_-;;; )

눈을 감아서인지 땅바닥에 널부러져서인지 곧 출발 하려는 버스의

엔진 소리와 사람들의 말소리가 더욱 뚜렷하게 잘 들려온다.

볼에 닿은 물기를 먹은 아스팔트는 정말 촉촉했다.

잠시의 평온...

헉! 몇 초 후 나는 정신이 들었다.

(젠장~ 내가 왜 그랬을까? 내가 생각해도 황당하다.) -_-^

넘어진 채로 보니 내 사고를 목격했던 여자애가 잠시 딴짓 하다 못본

친구들을 툭툭 치며 "얘! 저기봐 저기!" 그런다.

날 보는 눈길이 더 많아졌다. 다시 한번 죽은 채 한것을 후회 하며 얼른

일어나 나는 의대 보건소으로 냅다 자전거를 밟았다.

빽밀러 깨지고 엄마가 저번 주에 사준 츄리닝 찟어먹고 팔꿈치 까지고..

손목과 무릎 시리고.....가관이다.. -_-;;

자전거 타면서 턱 꼬맨 후 소독하러 들락날락 거려서 이제 거기 직원이

방가운지 낮익은 나를 친절하게 맞아준다. -_-;

익숙한 솜씨로 진료카드 작성하고 의사를 보러 들어갔다.

저번에 있던 그 의사는 어디 갔나보다. 낮선 3번째 의사가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 사람이 컴퓨터로 진료카드를 보더니...

뭐하는데 이렇게 자주 다치는지 물어본다.

"자전거 타다 넘어졌는데요..."

의사 왈 "X 게임 준비하세요?"

"아니요. 그냥 평범한(?) 라이더인데요.....(목소리 작아지며 쭈삣)"

의사가 이해 안간다는 표정으로 잠시 쳐다본다. -_-;;;;;


깔아진 팔꿈치에 과산화수소를 바르자 콜라 거품 같은 것이 팔에서

마구마구 일어난다. (아프다.) 그리고 솜으로 다친 팔을 닦아 내기 시작한다.(이건 더 아팠다.)

(그 때 이미 나는 반대쪽 손가락을 입에 꽉! 물고 있었다. 아픈데...

근데..근데 웃음은 왜 나오는지 "하핫!" "하핫!" 모르겠다. ^^;; )

손가락을 입에 물고선 진땀을 빼며 웃고 있던 나를 의사가

힐끔 보더니..

"웃는 걸 보니 더 아프게 해도 괜찮겠네!" 하고

씩 웃으며 알콜솜으로 다친 곳에 이물질들을 문질러 떨어낸다.

어쨋든 치료 받고 나왔는데 또 당분간 그 의사랑 친하게 지내야겠다.

소독하러 자주 가야 할테니까....-_-;

그리고 기숙사에 도착해서 유심히 자전거를 살펴 봤더니 타이어 트레드가

많이 닳아 있었다.

(도대체 누가 나 몰래 세미슬릭으로 교체했지?)

평소였다면 넘어지지 않았을텐데 비가 와 미끄러운데다 타이어가 닳아서

접지력이 좋지 않았던것 같다. 그래도 장갑을 착용해 손은 하나도 안 다

쳤다. 다음부터는 팔목 보호대도 하고 다녀야겠다.

여러 분들도 조심하시길......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드디어 복구했습니다. 와일드바이크 심폐소생의 변!39 Bikeholic 2019.10.27 3056
188096 raydream 2004.06.07 389
188095 treky 2004.06.07 362
188094 ........ 2000.11.09 175
188093 ........ 2001.05.02 188
188092 ........ 2001.05.03 216
188091 silra0820 2005.08.18 1474
188090 ........ 2000.01.19 210
188089 ........ 2001.05.15 264
188088 ........ 2000.08.29 271
188087 treky 2004.06.08 263
188086 ........ 2001.04.30 236
188085 ........ 2001.05.01 232
188084 12 silra0820 2006.02.20 1565
188083 ........ 2001.05.01 193
188082 ........ 2001.03.13 226
188081 물리 님.. 이 시간까지 안 주무시고 .. 물리 쪼 2003.08.09 215
188080 물리 님.. 이 시간까지 안 주무시고 .. 아이 스 2003.08.09 245
188079 글쎄요........ 다리 굵은 2004.03.12 540
188078 분..........홍..........신 다리 굵은 2005.07.04 712
188077 mtb, 당신의 실력을 공인 받으세요.4 che777marin 2006.05.31 1505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