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blus >가슴 찡 합니다 ~! >누구나 가기 싫고 억지로 가는 군대이긴 하지만 >군대에서만이 느끼고 배우는 고생들이 있는거 같습니다 >짧게 보면 2년이란 시간 허비같지만.. 몇십년을 더 살고 >한가정을 이끌 우리 남자에겐 돈주고 경험하지 못할 것들있습니다 > >이어폰으로 음악도 함께 들으세요 >------------------------------------------ > > > >지지리도 미치도록 힘들었던 시간들이였는데.... > > >왜 이렇게 그때가 그리워지는지.... > > >왜 자꾸만 그 때 그 전우들이 보고싶어지는지... > > > > >어디론가 실려가는 군대 트럭에 앉아 지나쳐 가는 길을 쳐다봅니다. > > >우리는 어디에서 어디로 가고 있는 걸 까요? > > >웬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에, > > >제발 이것이 꿈이기만을 간절히 바라면서 > > >이내 청춘을 트럭에 실어 저 멀리 사라져가는 길만 > > >하염없이 쳐다 봅니다 > > > > > > >행복 끝 불행시작. > > >머리하나로 지구를 떠받치는 이 순간. > > >군대란게 왜 있어야 하고, > > >왜 나는 남자로 태어났을까 하는… 부질없는 한숨 속에 > > >그저 몸 건강히 제대하라던 어머님 얼굴만 계속 떠오릅니다. > > > > > >하루종일 고참들의 장난감이 되어 이리 저리 끌려 다니고 > > >정말 이럴 줄 알았더라면 일찍 입대할걸 그랬습니다. > > >이 자식들, 제대하고 어디 사회에서 만나기만 해봐라. > > >소리없이 이를 갈며, 오늘도 나는 장난감의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 > > > > >인간 리모콘이라고 들어보셨나요 > > >TV는 볼 수 없고 병장이 지시하는데로 번개같이 채널만 바꿔야 했던 인간 리모콘. > >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매달아도 돌아간다는데 > > >왜 이리도 시간은 더디기만 한 것 일까요? > >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궁금해 미칠 것만 같습니다. > > > > > >야간초소근무. > > >적군보다 더 무서운 건 뒤에서 나를 감시하는 고참입니다. > > >피곤하고 졸려서 쓰러질 것만 같고, > > >총을 든 팔이 시리고 저려서 미쳐 버릴 것만 같지만 > > >적군이 아니라 고참이 무서워서 정신력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습니다 > > > > > >자대배치 받고 이제 겨우 하루가 지났습니다. > > >정말 시간이 흐르고 있기는 한건가요 > > >고향에 두고 온 친구들이 내 생각은 하고 있을까요? > > >외로움을 느낄 시간조차 허락되지않는 졸병이라 > > >시간이 아예 멈춰버린 느낌입니다. > > > > > > >아아~! > > >드디어 누군가 저에게 면회를 왔습니다. > > >그녀일까요? 아니면 고향에 계신 어머니일까요? > > >행복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 > >비오는 날 먹구름 뒤에서 빛나고 있는 태양처럼… > > >항상 우리를 비추고 있지만 우리가 그 존재를 잠시 잊어버리고 있을 뿐 었습니다. > > >면회실로 달려가는 지금 가슴이 터질 것만 같습니다. > > >이런 것이 바로 행복인가 봅니다. > > > > > >사회에선 양말 한 번 빨아본 적이 없었는데… > > >고참들 빨래까지도 모두 > > >빨아야 했던… > > >진흙물로 얼룩진 전투복에 비누칠을 하다가, > > >문득 어머니 생각이 떠올라 핑 도는 눈물을 참아야 했었던 > > >그때 그 시절이… > > > > > >사회에선 음식투정만 할 줄 알았었는데… > > >추운 겨울, 꽁꽁 언 손을 비벼가며 설거지를 했었던… > > >세정제 하나 없이 오직 수세미 하나로 > > >식기를 깨끗이 닦아야만 했었던 그때 그 시절이… > > > > > >누가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 같은 거지같은 옷들이 > > >다 마를 때 까지 지키고 있어야 했던… > > >뜨거운 태양 볕에 땀을 쏟아내며, > > >빨래보다 내 몸이 먼저 타버릴 것만 같았던 그때 그 시절이… > > > > > >해가 지던 연병장에 앉아 > > >구두약을 찍어 전투화가 유리가 되도록 번쩍번쩍 > > >광을 내야 했었던… > > >힘겹게 힙겹게 닦아 놓으면, 고참이 와서 발로 짖이겨 버렸었던… > > >손톱 밑에 낀 시커먼 때가 > >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그때 그 시절이… > > > > > >야간근무 갔다 와서 모두가 잠들어있는 한밤중. > > >고물다리미를 힘껏 눌러가며 전투복을 칼같이 다려야만 했었던… > > >뒤에서 지켜보는 고참의 매서운 눈초리가 > > >다리미보다도 더 뜨겁게 느껴지던 > > >그 끔찍했던 시절이… > > > > > >새벽녘에 눈을 좀 붙여보려고 모포속에 기어들어가 > > >벌벌 떨다가 겨우 겨우 잠이 들면 > > >어김없이 야속한 기상나팔이 흘러나오며 > > >또다시 지옥 같은 하루가 시작되던… > > >정말 죽고만 싶은 생각에 이불 속에서 울먹이던 그때 그 시절이… > > > > > >그렇게 군대라는 삶에 힘겨워 하다 > > >어머니께서 보내신 편지 한 통에 그만 감정이 복받쳐 올라 > > >이를 악물고 참았던 눈물을 > > >종내엔 바보같이 흘리고야 말았던 그때 그 시절을… > > >혹시 아주 영영 잊지는 않으셨나요? > > >지금도 눈만 감으면 아련하게 펼쳐지는 > > >절대로 잊을 수 없는 그때 그 시절을 > > > > > >고된 훈련 뒤 땅바닥에 앉아서 먹는 > > >짬밥 맛이 그야말로 꿀맛입니다. > > >이 순간을 위해서 그토록 땀을 흘렸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랍니. > > >건기 없는 된장국, 푸석푸석한 짬밥에 깍두기 두어개가 > > >이록 꿀 맛 일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 > > > > >내차례가 언제나 올런지 조바심이 나서 미칠 것 같습니다. > > >혹반찬이 다 떨어지지는 않을는지, 혹 국이 모자라지는 않을는지... > > >가슴이 두근거려 더 이상 보고 있을 수가 없을 정도랍니다. > > >식사시간 기다리는게 이토록 지루할 줄을 누가 알았겠습니까. > > > > > > >식사를 하는데 짬밥이 줄어 드는게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 > >먹어도, 먹어도 돌아서면 배가 고픈 군바리인지라 > > >밥알하나, 깍두기 한 개라도 더 먹어 보려고 안간힘을 써봅니다. > > >쌀 한톨이 이렇게 소중한 것을 예전엔 왜 몰랐을까요? > > > > > > >먹을 것 걱정이 없는 식당의 > > >짬돌이 녀석이 제일 부럽습니다. > > >아랫배가 나와도 좋습니다. > > >배탈이 나도 좋습니다. > > >비참하게 보여도 좋습니다. > > >정말 배가 터질 때 까지 실컷 먹어봤으면 소원이 없을 것 같습니다. > > > > > >아아~! 이 얼큰한 국물 맛! > > >야간근무 중에 먹는 컵라면은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 유혹입니다. > > >당장 내일 전쟁이 터진다고 해도 이 순간만큼은 정말 행복하답니다. > > >라면하나로 이렇게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걸 진작에 알았더라면 > > >어머니가 차려주신 밥상에 투정을 할 상상조차 못했을 텐데 말이죠. > > > > > >벌컥~ 벌컥 > > >야외훈련 중에 마시는 물 한모금은 군인의 생명수입니다. > > >수통을 탈탈 털어 마지막 한 방울까지 남기지 않고 마셔댑니다. > > >단언컨대 수통에서 '수'자는 물수(水)가 아니라 > > >목숨 수(壽)일 것이 틀림없습니다. > > > > > >하지만 그 어느 것도 초코파이와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 > >여러 층으로 쌓은 초코파이에 초를 세워 불을 밝히고 벌이는 생일파티! > > >군대란 곳은 잊고 사는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일깨워 주는 곳일까요? > > >초코파이 하나 때문에 이렇게 황홀한 행복감을 느낄 줄은 > > >예전 정말, 정말 몰랐답니다. > > > > > >드디어 내일이 입대하고 > > >첫 휴가랍니다. > > >가슴이 벅차올라 터질 > > >것만 같습니다. 이날을 그 얼마나 기다려왔던가요. > > >입고 나갈 군복을 다리는 이 시간이 너무 너무 행복합니다. > > >칼같이 다린 이 전투복으로 > > >그녀의 굳어진 마음을 싹뚝 베어 버릴 겁니다. > > > > > >깍새에게 잘 부탁한다고 담배 한갑을 쥐어주긴 했지만 > > >불안하긴 마찬가지입니다. > > >이제 그녀와의 멋진 만남은 전적으로 깍새에게 달려있습니다. > > >엄청난 임무를 띤 깍새의 손이 살포시 떨립니다. > > > > > >군대냄새를 말끔히 씻어버려야 합니다. > > >한겨울 찬물이라도 개의치 않습니다. > > >검게 탄 살갗이 벗겨질 정도로 씻고, 씻고 또 씻고… > > >지긋지긋한 군대와 징그러운 고참들을 벗어나 > > >잠시 동안 모두 안녕입니다. > > > > > >짖궂은 고참들이 왜 한군데만 집중적으로 깨끗이 씻냐고 놀려댑니다. > > >오늘만큼은 고참들의 갈굼도 견딜 수 있습니다. > > >야간근무도 힘들지 않습니다. > > >추위도 이겨 낼 수 있습니다. > > >내일은 입대하고 처음으로 자유를 얻게되는 휴가랍니다. > > > > > >오늘밤은 잠이 오질 않습니다. > > >잠들지도 않았는데, 꿈을 꾸는 기분입니다. > > >너무 너무 행복해서 주체할 수가 없습니다. > > >어서 어서 이 밤이 흘러 가기만을 기다릴 뿐입니다. > > > > > >휴가가 번개같이 흘러가고 군대로 복귀하는 이 순간 > > >다시 들어가기가 죽기보다 더 싫어 몸서리가 처집니다. > > >이럴 줄 알았으면 잠 한 시간 덜 자고 > > >그녀 얼굴 한번더 보고 오는 건데… > > >이럴 줄 알았으면 > > >잠 한 시간 덜 자고 > > >맛난 것 많이 좀 먹는 건데… > > >아~! 이것이 악몽이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 > >탈영하는 녀석들의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 > >긴 한숨과 같이 새어나오는 이 담배연기처럼 > > >나도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 > > > > >일요일 아침. > > >정말 하루 종일 늘어지게 잠만 잤으면 좋겠는데… > > >간부는 여지없이 축구집합을 시킨다. > > >월드컵대표선수도 경기를 하고 나면 > > >체력회복을 위해 며칠을 쉬어야 한다는데… > > >군인은 터미네이터라도 된단 말인가. > > >왜 허구, 헌날 축구 아니면 족구냔 말이다. > > > > > >이등병이 일병이 몰고 오는 공을 막아내면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진. > > >일병이 상병에게 패스하지 않으면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진다. > > >병장의 핸들링을 보고 상병이 반칙이라고 > > >항의다가는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진다. > > >세상에 이런 규정이 어디 있단 말인가? > > >이런 건 FIFA측에 알려야하는데... > > > > > >아아! 결국 운명의 시간은 오고야 말았다. > > >부상자가 속출할 정도로 치열한 접전을 벌였는데도 점수가 나지않아 > > >결국은 페널티킥으로 승부가 가려진단 말인가. > > >그냥 무승부로 끝내면 안 될까? > > >왜 한팀은 이겨야만 하고, 한 팀은 져야만 하는 걸까? > > > > > >이번패널티킥을 넣기만 하면 난 영웅이 된다. > > >만약 실패하면? 생각도 하기 싫은 일이 벌어지겠지. > > >아아~! > > >지금마시는 이 물 한컵이 왜 죽기전에 > > >마지인 것 같은 느낌이 들지? > > > > > >이번 패널티 킥만 막으면 난 영웅이 된다. > > >만약 실패하면? 우우… 상상조차 하기 싫다. > > >입대전 그녀에게 처음 프로 포즈 할 때도 > > >이렇게 떨리지는 않았었는데… > > >아아~! > > >왜 등 뒤에 저승사자가 서있는 느낌이 드는 걸까? > > > > > >졌다! > > >내무반으로 돌아가는 이 순간. > > >도살장으로 들어가는 소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 > >내무반에 들어서는 순간 엄청난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겠지. > > >그러게 왜 축구집합을 하느냔 말야. > >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기에 > > >마음속으로 절규하듯 목놓아 부르짖는다. > > >'음~~~~메~~~~!!' > > > > > >저 그림자도 나 만큼이나 힘들까요? > > >요즘 따라 군생활이 너무 너무 힘듭니다. > > >그녀는 요즘 왜 아무런 연락이 없는 걸까요? > >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 > >오늘은 웬지 그녀에게 편지가 와 있을 것만도 같은데 > > > > > >그녀에게 편지가 왔습니다. > >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이별 통지서였습니다. > > >이제 1년만 더 기다리면 제대인데 어떻게 이럴수가… > > >그녀만이 이 힘든 군대생활을 견딜 수 있는 > > >유일한 버팀목이었는데 어떻게...어떻게 이럴수가… > > > 당장 그녀에게 뛰어가고 싶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이기에 > > >애꿎은 담배만 물고 멍하니 서 있습니다 > > > > > >시간 날 때마다 총기를 깨끗이 닦고 나사를 조이고 기름을 칩니다. > > >고참이 그러는데 총은 애인처럼 다뤄야 한다고 합니다. > > >하긴… 내가 그녀에게 많이 모자란 남자였나 봅니다. > > >조금만 더 잘해주고, 조금만 더 신경 써 줬어야 하는 건데… > > >우리의 사랑도 깨끗이 닦아내고, 튼튼하게 나사를 조이고, > > >기름을 듬뿍듬뿍 쳤었다면 > > >이별따윈 없었을 텐데 말이죠… > > > > > >태권도를 시작하기도 전에 허구 헌날 다리는 왜 찢는 걸까요? > > >다리만 찢으면 태권도는 저절로 알게 된단 말인가요? > > >사랑을 시작하기도 전에 그녀는 왜 내 가슴을 찢어놓는 걸까요? > > >아픔을 겪어봐야지만 사랑의 정체를 알 수 있단 말인가요? > > >하지만 그녀는 모를 겁니다. > > >시퍼런 멍이 들 때 까지 찢어야 하는 내 다리보다도 > > >찢어진 내 가슴에 더 많은 피멍이 들어있다는 것을 > > > > > >아아~! 외롭다. > > >미치도록 외롭다. > > >그녀를 생각하면 할수록 가슴에 사무치도록 외롭다. > > >사랑이 이렇게 힘든 것일 줄이야. > > >그녀가 다시 돌아만 와준다면… 돌아만 와준다면 > > > > > >오래 살기 위해선 이놈의 담배를 끊어야만 하는데… > > >그녀처럼 큰 맘먹고 모질게 끊어야만 하는데… > > >다시는 돌아보지도 말고, > > >미련도 가지지 않도록 완전히 끊어 버려야만 하는데… > > >이것마저 끊었다가는 단 하루도 버틸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에… > > >오늘도 하루종일 담배연기 핑계를 대고 눈물만 흘려 보냅니다. > > > > > >어색해진 짧은 머리를..♬ 보여주긴 싫었어… 손 흔드는 사람들 속에… > > >그댈 남겨두긴 싫어… > > >3년이라는 시간동안…… 그댄 나를 잊을까…♬ > > >기다리지 말라고 한건… 미안했기 때문이야… > > >그곳의 생활들이… 낯설고 힘들어…… > > >그대를 그리워 하기전에… 잠들지도 모르지만… > > >어느날… 그대 편질… 받는다면… ♬ 며칠동안 나는 잠도 못자겠지… > > >이런 생각만으로 눈물 떨구네…… > > >내 손에 꼭 쥔 그대 사진위로……♬ > > >크흐흑… 시펄. > > >쪽팔리게 시리 왜 자꾸 눈물이 나고 난리야. > > > > > >그녀와 헤어지는 일 따윈 없었을 텐데… > > >제대 후에 그녀를 만났었다면 말이죠… > > >그녀와 헤어지지 일 따윈 없었을 텐데… > > >타들어가는 이 담배만큼 군생활이 빨리지나 갔다면 말이죠. > > >아무런 소용이 없을텐데… > > >이렇게 목놓아 운다고 해서 그녀가 돌아올 것도 아닌데 말이죠… > > > > > >울다 지쳐 결국 잠이 들었습니다. > > >꿈에서 그녀를 보았습니다. > > >너무나 행복하게 살고있는 그녀를 보게 되었습니다. > > >이젠 저도 그만 그녀를 놓아주렵니다. > > >그녀가 행복하면 저도 행복해야 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일테니까요. > > >이제야 사랑이 뭔지 알 것 같습니다. > > >그대를 사랑합니다. 영원히…! > > > > > >군인의 한이 서려있는 연병장! > > >지난 3년간 그 얼마나 뒹굴고, 뛰어 다니고 땀 흘렸던가 > > >무수한 저 발자국들을 새기기 위해 > > >그 얼마나 인고의 세월을 견디어 냈던가 > > >황량한 연병장이 3년간의 군대여정을 대변하는 듯 하여 > > >볼 때마다 괜시리 가슴 한복판이 시려온다. > > > > > >그러던 내게도 제대하는 날은 오고야 말았다. > > >앞으로 한달 뒤면 난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야 한다. > > >두려움 반, 셀레임 반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 > >이런 기분을 그 누가 알겠는가. > > > > > >내무반에 누워 담배도 피고, > > >TV와 가장 가까운 자리를 차지하고선 전국노래자랑을 보고 있다. > > >남자가 人生을 살면서 군대 병장시절만큼 > > >대접을 많이 받을 때가 없다고들 하지. > > >하지만 편안함만이 다는 아닌가 보다. > > >그토록 원하던 말년병장이 되었는데도 > > >가슴한복판이 뚫린 듯 뭔가가 허전하다. > > >이 허전함의 정체는 뭘까? > > > > >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끈따끈한 신병이 새로 들어왔다. > > >으이구, 내가 너라면 자살한다 자살해… > > >난 군생활을 어떻게 견디어 냈을까 ! > > >오늘은 귀여운 신병녀석이나 데리고 놀면서 시간을 보내야겠다 > > > > > >"얌마! 신병. 너 여자친구 있어?" "예, 있습니다" > > >"사랑하냐?" "예, 그렇습니다" > > >"그래? 사랑이 뭔데?" "……………………" > > >"그래 바로 그거야. 쉽게 정의 할 수 없는 것. > > >그것이 바로 사랑이지." > > >" ……………………………." > > >"후훗. 너도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나면 사랑이 뭔지 조금은 알게 될꺼야" > > >정, 사랑이란게 대체 뭘까? > > > > > >군대가 내게 가져다 준 것은 '그녀와의 이별'뿐이라고 한탄했었다. > > >하지만 그동안 깨닫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 > >그녀를 떠나보낸 대신 평생 잊을 수 없는 전우들이 생겼다는 것을.. > > >3년간 미우나 고우나 동고동락한 나의 전우들. > > >세상은 역시 공평한가 보다. > > >그릇에 물을 담기 위해선 먼저 그릇을 비워야 한다는 말이 > > >오늘은 제법 와 닿는다 > > > > > >내일이면 제대랍니다. > > >지긋지긋한 이 국방색 모포도, > > >지긋지긋한 이 군대냄새도, > > >지긋지긋한 이 내무반풍경도, > > >이젠 모두 영원히 안녕입니다. > > >참 우습지 않나요? > > >막상 떠나려니깐 - 아쉬움, 섭섭함, > > >그리워 질것 같은 느낌이 드려고 하네요. > > >이런 기분 일줄은 꿈에도 상상 못했는데 말이죠. > > > > > >아직도 실감이 나지가 않습니다. > > >내일도 똑같은 하루가 반복될 것만 같은데… > > >정말로 제대하긴 하는 걸까요? > > >햐얗게 지새웠던 입영전날 밤처럼 > > >제대 전날밤도 역시 잠이 오지를 않습니다. > > > > > >드디어 제대하는 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 > >모자에는 전역을 상징하는 개구리마크를 박았습니다. > > >제 자신 스스로가 너무도 대견스럽습니다. > > >3년간의 댓가로 훈장을 탄 느낌입니다. > > > > > >크흐흑… 크흑… > > >극과 극은 서로 맞닿는다고 했던가요? > > >이렇게 기쁜날에 왜 눈물이 나는 걸까요? > > >연병장이 그만 눈물바다가 되어 버렸습니다. > > >건강해라… 귀여운 나의 쫄따구들아… > > >잘 있어라… 정든 군대여… > > >잘 가거라… 사랑하는 나의 동기들아… > > > > > >지금 당신 앞에는 어떤 길이 놓여있나요? > > >그 길을 통과할 준비는 되어 있나요? > > >무슨 일이 벌어질지 많이 두렵나요? > > >자신의 운명을 한탄하고 있지는 않아요? > > >하지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 > >그 길을 당당하게 맞이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 > >왜냐구요? > > >이것이 바로 우리에게 놓여진 '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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