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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랠리에 관한 문화일보 기사(펌)

jblove972003.07.19 09:27조회 수 498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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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조로 280랠리를 함께 호흡한 '산도리'팀의 윤정빈입니다.

뉴스를 검색하다 반가운 기사가 있어 퍼왔습니다.
글을 읽다보니 이번 280을 함께 했던 모든 분들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다음에 또 뵐 수 있기를...


문화일보  2003.7.18(금) AM 8:55  
  
극한 고통을 맛보라 무박 3일 `지옥랠리`


평범하기 이를데 없는 직장인들이 ‘무박 3일’동안 밤잠도 자지 않고 해발 1400m를 넘나드는 가리왕산과 오대산을 넘어가며 차 량도 접근하지 못하는 인적없는 산판길 280㎞를 달린다. 공식대 회도 아니고 완주했다고 상장을 주는 것도 아니다. 기록도 재지 않는다. 1등, 2등 같은 순위도 없다. 결승점에서의 환호도 없다.

그래도 이들은 달린다. 내리막길에서 넘어져 다리에 피를 철철 흘리거나 갈비뼈가 부러지고, 오르막길에서는 숨이 턱에 닿아 쓰 러지면서…. 이들은 왜 달리는 것일까. 이들을 달리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왜 이렇게까지 자신을 극한의 고통으로 내모는 것일 까. ‘지옥의 랠리’. 한 산악자전거(MTB) 관계자로부터 전해들은 ‘ 무박3일 280랠리’는 그야말로 ‘지옥’ 바로 그것이었다. ‘지 옥의 코스’를 개발해 올해로 4번째의 ‘280랠리’를 기획한 김 현(41·자전거대리점 운영)씨는 지도를 짚어가며 280㎞에 달하는 혹독한 코스를 설명해줬다. 김씨는 일부러 지도에조차 나오지않 는 산간지형의 험난한 코스를 찾아내 코스를 짰다. 대회시기도 장 마 한복판에 잡았다. ‘그래야 더 힘들다’는게 이유다. 그는 자 신의 목표를‘완주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길이 워낙 험해서 지프는 물론이고 오토바이도 진입하지 못할 거예요. 일단 1구간이 끝나는 모릿재로 오세요. 그곳은 차량진입 이 가능할 겁니다.”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의 모릿재는 가리왕산이며,중왕산,백석산으 로 둘러싸여 한낮에도 안개가 걷히질 않는 험준한 고갯길이었다.

이곳에서 밤새 78㎞의 산판도로를 달려온 랠리 참가자들을 만난 건 랠리 둘째날인 11일 오전 8시 무렵이었다. 몇몇은 무릎이나 팔꿈치가 깨져 피가 흐르고 있다. 온몸은 땀과 진흙으로 범벅이 됐고 벌써부터 다리가 풀린 참가자들도 있다. 모두 105명이 출 발했다는데 첫번째 구간에서 절반이상이 낙오됐다.

가장 먼저 구간을 주파한 사람은 이번 랠리 참가자중 최고령자인 조정근(57·운수업)씨. 덤프트럭을 운전하는 그에게 날렵한 100 0만원짜리 산악자전거는 젊음으로 되돌아가는 ‘마법의 자전거’ 다. 선명한 원색의 헬멧에다가 오렌지 고글을 쓰고, 사이클복까 지 갖춰입으면 그는 훤칠한 20대 청년의 모습으로 돌변한다. 신 데렐라 같다고나 할까. 단순히 외모만 그런 것이 아니다. 체력면 에서도 그는 20대의 젊은이들을 압도한다.

한번도 빼놓지않고 ‘지옥의 랠리’에 도전했던 그는 그러나 한 번도 완주한 적은 없다. 다리부상으로 자전거를 끌면서 산길을 내려오기도 했고, 자전거 라이트가 고장나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산중에서 비를 맞으며 밤을 새고 새벽녘에야 하산했던 경험도 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꼭 완주하겠다고 했다. 그가 달리면서 찾으려고 했던 것은 바로 ‘젊음’이었다.

조씨에 이어 도착한 홍현배(50·엔지니어)씨는 이미 무릎이 피범 벅이 됐다. 초반 내리막길에서 속력을 내다가 몇바퀴를 굴렀단다 . 상처를 계곡물로 대충 씻어낸 홍씨는 “꼭 완주를 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는 언제나 삶의 목표를 세우면서 살아왔다 고 했다. 홍씨는 “삶이란 ‘자신과의 싸움’”이라며 “이번 ? ?80랠리’완주도 내가 세운 목표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였다. 설악산을 넘는 미시령을 산악자전거로 한번도 쉬지 않고 달려보 는게 다음 목표였다. 무엇이든 목표를 세워 달성해나가는 생활이 피곤하지 않으냐고 물었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게 바로 나를 살아가게 하는 힘인 걸요.” 그는 마지막 코스까지 완주한 뒤에야 자신이 7번과 8번 갈비뼈가 부러졌음을 알게 됐다.

산길을 잘못들어 줄잡아 100㎞쯤을 돌아 대열에 다시 합류한 인 주열(29·회사원)씨는 자그마한 체구지만 폭발적인 힘과 기량을 갖춘 산악자전거 마니아다. 산길을 내려오면서 묘기를 부릴 정도 . 아버지와 두 삼촌이 모두 자전거점포를 하는 탓에 어려서부터 자전거를 타왔다. 그는 보름전에도 친구와 단둘이서 산악자전거 를 타고 서해안과 남해안, 동해안을 모두 돌아왔다. 왜 힘든 산악 자전거를 타느냐고 물었더니 짧은 대답이 돌아온다. “재미있잖 아요”. 그래서 그가 좋아하는 코스도 급경사 내리막길이다. 언 제나 조씨와 홍씨가 모험을 만류하지만 거친 산길을 바람을 가르 며 질주하듯 내려오는 그를 막을 수는 없다.

구간구간마다 랠리 참여자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은 지성양(40 ·유통업)씨는 대학재학중 오토바이 사고로 무릎뒤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사고를 겪은뒤 자전거를 처음 탔다. 처음에는 재활의 목적으로 자전거를 탔지만 곧 산악자전거의 매력에 빠졌다.아직 후유증이 남아있어 무리한 산악주행은 어렵지만 그는 동료들 몰 래진통제를 먹으면서 산을 누비고 있다.

이들은 랠리를 시작한지 3일째인 12일 오후3시쯤 한여름 뙤약볕 속에서 아침가리골, 조침령, 면옥치와 진고개를 넘어 부연약수를 지나 오대산 입구쪽 종착지에 도착했다. 퍼붓는 빗속에서 꼬박 사흘 밤낮을 달려온 시간. 근육이 마비된 다리로 절뚝거리면서 자전거를 끌고 오르고, 쏟아지는 빗속에서 피흐르는 다리를 손수 건으로 질끈 동여매고, 이들은 280㎞의 산길을 돌아 도착했다.

105명의 참가자중 83명이 중도에 포기했지만 나머지 22명의 참가 자들은 280㎞에 달하는‘지옥의 랠리’를 마쳤다. 결승점에는 박 수를 쳐주는 사람도, 환호하는 군중도 없었다. 그렇지만 도착지 에서 탈진해 자전거를 베고 누워버린 이들의 모습은, 다른 사람 들이 되돌아갈 수 없다며 쉽게 포기하는 ‘젊음’과 쉽사리 무너 뜨리고 마는 ‘목표’를 달성한 철인의 모습, 바로 그것이다.

박경일기자 parking@mu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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