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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디] 그래도 나는 탄다.

아이 서이2003.08.26 18:34조회 수 31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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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동네 골목을 숨어 다니며 슬금슬금 탔다.
자전거를 잘 타는 사람이 골목대장인 동네가 있었다고 하지만
우리 동네는 힘센 놈이 항상 골목대장이었다.

나는 항상 골목대장에게 맞지 않으려고 자전거를 숨어 다니며 탔다.

그 때는 지금처럼 동네 아이들이 저마다 자전거를 가질 수
있는 시절이 아니었다.

잠깐 집 앞에 자전거를 세워놓고 집에 들려 물이라도 마시고 나올라 치면 고물장수 아저씨가 자전거를 집어가 버리는 동네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지만, 잃어버린 자전거를 동네 고물상에 가도 찾을 수 있는 경우는 없었다.

이제는 아이를 키우다 보니 자전거가 애물단지가 되었다.

출퇴근 할 때만 타기로 하고 자전거를 샀지만,
제법 실력이 늘고 스피드가 붙자 각종 심부름에 타고 나가라고
마누라가 고집을 부려 전쟁은 시작된다.

하지만 힘이 딸리는 나로서는 애엄마에게 양보
하지 않을 수 없다.

자전거가 일상생활의 이동 수단으로 다
시 변신중이다.

TV에 비춰지는 다른 나라들처럼, 그리고 자가용이 보편화되기
전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자전거로 통학이나 출근을 하고 쇼핑을 하러 다니자
고 흥을 돋우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간도 배달업체나 일부에서는 중요 교통 수
단이었지만 이제는 국가 차원에서 매연없는 자전거를 타자고 요란스럽다.

‘1주일에 하루만 자동차를 쉬게 하자’는 서울시의 환경 캠페인과 맞물려선 동
네 곳곳에 자전거 타기를 호소(강요?)하는 문구가 심심찮게 눈에 뛴다.

'우리고장 맑은 공기 자전거가 일등공신’ ‘자전거 이용 내가 먼저 자전거 문화
우리 함께’

그러나 나는 그런 것 때문에만 자전거를 교통 수단으로 이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내가 아끼는 사람들의 이용도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뽐뿌질 하려고 한다.

일본의 자전거 문화를 훔쳐보자. 그들은 좁은 골목 덕에 마을 구석구석의 작은
골목도 모두 일방 통행이다. 그런데 그 자동차 일방통행이 잘 이루어지고 있기
에 자전거를 타고가다 예기치 않은 골목에서 차가 튀어나와 놀랄 위험이 줄어
든다.

또한 산길에 흔히 있는, 사각지대를 보기 위해 설치되어 있는 동그란 볼
록 거울이 골목마다 설치되어 있어 작은 골목에서 달려나오는 차량이나 자전거
와의 충돌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자전거를 하나의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마음 자세 또한 굳어있어서 자전거는
사람 다음으로 보호받는 이동수단이다. 비오는 날 우산을 걸 수 있는 우산걸이
가 자전거에 설치되어 있는 것은 부럽다고 할 수도 없다.

지하철 역 부근의
넓은 자전거 보관소와, 자동차처럼 동사무소에 신고를 하면 등록 번호를 받아
분실시 경찰로부터 분실물 습득이 가능하다는 것도 샘이 난다. 일본에서는 일
단 자전거를 등록하면, 자전거 좌석과 바퀴의 이음새 부분에 등록 번호가 새겨
진다고 한다. 물론 세금 은 없다.

우리도 지금 거주자 우선주차제와 함께 자동차 일방통행을 추진하고 있지만 과
연 잘 지켜지고 있을까. 일방통행로를 자신만만하게 거꾸로 진입하고도 상대편
의 진입차량에게 경음기를 울리고 삿대질을 하는 모습들을 아직은 흔히 볼 수
있다.

자전거 라이트 또한 지금은 계절이 계절인지라 아직 그 필요성이 절감되
않으나 이제 곧 찬바람이 불면 오후 5시만 되어도 어둑어둑하다.

나는 모든 자전거가 의무로 설치하는 전조등이 하나도 부럽지 않다.
라이트가 설치되어 있어도 야간 주행에 위험을 방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
퇴근하는 사람들이나 저녁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 그리고 야간 자율학습이나
학원 수업 후 하교하는 학생들은 그만큼 위험에 노출된다. 자전거 이용, 아주
좋은 생각이다. 자전거는 환경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훌륭한 교통 수단이다.

그러나 나는 안전이 잘 보장되지 않아서 잔차 타는 사람이 없는 이 때를 찬스로 생각하고 '자전거는 닥치는대로'를 고수할 것이다.

==============

뽕맛을 들였는데..
어떻게 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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