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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모> 땡땡이에 대한 답변과 인생의 무상함

tslee642003.09.26 17:02조회 수 390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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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퇴근하여 (물론 자전거 타고 왔으니 땀 범벅입니다.) 샤워하고
있는데 무지 급한 전화라고 해서 아들이 바꿔 줍니다.

" 형 전데요...이런 황당한 일이...."  
전 직감적으로 후배놈들이 쌈질해서 경찰에 들어가거나, 아니면 누구 하나
죽었거나 둘중에 하나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처음 운동하러 나온 친구가 ( 해병대 다녀온 2학년 복학생 ) 같이
운동하다가 갑자기 쓰러져서 죽었답니다.

운동을 무리하게 했냐 ?
운동하기 전에 밥 먹었냐 ?
운동하기 전에 술 먹였냐 ?
기타 등등 문제가 생길만한 것들을 주욱 물어보고...
일단 법적으로는 문제가 생길 것 같지 않기에 그럼 니가 알아서 해라
나는 내일 선배들 모아서 가마..하고 끊었습니다. 그리고 선배들에게
전화를 했지요..좀 늙은 사람들이 많이 있는 모임이라서...여기서
저희 선배들이라 함은 50세 이상들입니다.

일본간 형..전화 꺼놓은 형...전화 안 받는 형...퇴근하다 전철 안에서
받아서 다시하마 하고 끊는 형...결국은 저기 상계동 사는 형만이 통화가
되어 설명하고..내일 보시지요 했지요..

그리고 저한테 전화를 한 후배 ( 이놈도 졸업한지 몇년된
친구 입니다. ) 에게 전화를 하여 넌 신경 끄고 들어가서 쉬어라..
재학생들이 알아서 하게... 니가 있으면 괜히 더 문제가 커질수 도 있다.
설명하고 들여보냈지요..

근데, 30분 후 전화가 오더니 아까 상계동 선배에게 전화가 와서
지금 당장 나오라는 겁니다. 때는 11시 40분..네 하고 옷갈아 입고
검정넥타이 메고, 머리 빚고 차타고 병원에 도착하니 12시 40분...

사고 발생 당시 있던 후배들 중 책임자급은 죽은 학생 아버지와 경찰서에
가서 조서 쓰고 있고, 그 어머니와 친척분들 그리고 동생은 기가 막히지요.
멀쩡하던 친구가 운동좀 한다고 씩씩대다가 죽었다는데....
넋이 빠져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아직 아버님이 결정치를 못하여 영안실을 임대하지도 못하고...
사인이 원인 불명이라 부검을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도 안되고...
같이 운동했다던 후배들은 무슨 죄를 진 것 마냥 고개 푹 숙이고...

나오라고 했던 선배는 나와서 야..나는 들어갈테니 니가 알아서 뒷수습
다하고 와라 ..전 네하고 담배나 주고 가세요. 하고 주저앉았습니다.
후배들 배고플까봐 돈줘서 먹을거 사오라고 시켰고...
조서쓰는 놈에게는 계속 전화를 걸어 언제쯤 끝나냐 물어보고...
시간은 3시가 되었고..

죽은 친구를 운동하자고 꼬셨다던 후배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들었습니다.
요즘 아버지도 편찮으시고..기술고시도 떨어지고..등등
조서를 쓰고 돌아온 그 후배는 얼굴도 제대로 못들더군요..
야이 자식아 그게 니 잘못이냐..인상펴라...맘 편하게 먹어라 ..
너랑은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다. 뭐 효과가 없을 듯한 뻔한 이야기만 했지요

하여튼 대강 정리하고 나머지 후배들 돌려보내고..집이 분당가는 도중에
있는 듯한 두 후배를 태우고 집까지 데려다 주고 들어와 보니 4시 30분...
신문좀 보고 자리에 누우니 5시...
일어나 보니 12시 30분

이게 제 땡땡이에 대한 답변입니다. 양해 받을 수 있을런지요..
시간이 워낙 늦고 이르고 해서 전화도 못드렸네요..

자전거 열심히 타시는 왈바 여러분 23살 먹은 해병대 출신 젊은이도
10분 달리기 하고 저렇듯 갔습니다.

본인 가는거야 뭐 아쉬울게 있겠습니까만은...남아 있는 사람들은
정이 깊은 만큼 아파하더라고요..
전 얼굴한번 본적이 없는 친구라..뭐 맘이 아프겠습니까.. 하지만 그
어머님이 3년 동안은 적어도 냉동보관해서 보고싶을 때 봐야지만
살 수 있을거 같다고 말하는 대목에서 남겨질 나의 자식과 아내 그리고
어머님이 생각 나더군요.

찬바람 갑자기 쏘이지 마시고 무리하게 언덕 올라가지 마시고...
준비운동 충분히 하시고..술많이 드시지 마세요...

먼저간 후배님 즐라하세요...



ps) 자전거 도로 완전 개통입니다.
분당과 서울에서 각기 따로 개통식을 하더군요..
뭐 대단한 일이라고 그렇게들 하는지.. 하여튼 분당쪽은 이미 식등을
다끝낼 을 때 지나가는라고 제대로 못봤습니다.
일단 스카프로 얼굴 가린 아줌마 라이더들이 태반이더군요.
어떤 아저씨는 자전거 타고 와서 경품으로 받은 듯이 보이는 자전거를
뒤에 싣고 가고 ( 200대를 뿌렸답니다.) 사람이 되다 빠진 무대위에서
전혀 가수로 보이지 않는 가수가 양희은의 "행복의 나라"로 부르고...

3시에 시작된 서울쪽 행사는 가락동 패밀리 아파트 진출입 램프앞에서
열리고 있더군요...애국가 제창등의 의식에 대한 차례를 사회자가
소개할 때..좀 보다갈까 하다가 귀찮아서 그냥 왔습니다.
음..이 자전거 길이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었구나 생각했습니다.
개통식이 이토록 성대한 걸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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