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이 참 시끄럽다.
얼치가 같은 군수놈 하나 잘못 뽑은 바람에
사타구니밑까지 뜨거운 불길이 치솟앗다.
채석강의 노을은 더이상 아름답지 않고,
월명암 달님도 싸늘한 증오의 향기를 피운다.
원주민들은 낮선 모든 이를 경계하고 믿지 못한다.
그들의 분노는 극에 치달아
어린아이 노인 할 것 없이 으르릉거리는 야수가 되어 밤거리를 배회한다.
수세에 몰렸던 공권력은 냉혹한 사냥꾼이 되어 포획에 나섰다.
무자비한 공격이 시작된 것이다.
마치 20여년 전의 광주가 이랬을까...
맞아! 그때도 '광주사태'라고 했었지....
시간이 지난 오늘 이제 광주항쟁을 어느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최소한 누가 보는 앞에서는 말이다.
정부와 매스컴은 일제히
" 법과 질서를 지키기 위해 부안사태... 운운... 모든 위법행위는 원천 봉새... 운운...."
하고 쌍나발을 떠들어 댄다.
꼴뚜기 제철만난 '인권주의학자'입네 '평화주의교수'입네 자화자찬에 빠진 얼치기 먹물들만 신이 났다.
마치 80년 뜨거웠던 광주를 향해 내뱉었던 멘트와 너무 흡사하지 않는가...?
그때도 지금처럼 참으로 냉혹한 당국자들과, 멍청한 매스컴을 머리에 이고 살았었다.
歷史를 통해 배우는 지혜를 가지기는 커녕
퇴보의 깽깽이를 울려대며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
그 춥고 긴 터널과도 같은 어둠속으로 스스로를 몰아 가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책임이
한사람의 위정자를 잘못 뽑았기 때문이라고 치부해버리기에는
나의 잘못이 너무나 크다.
이미 자신은
이기와 위선僞善의 탈을 쓰고 참담한 위악爲惡을 저지르는데 익숙해져서
차마 내속의 악마를 찾아내기 어렵게 되었다.
이제 어디서부터 해법을 찾아야하나...?
모든 역사가 그랬듯이
저지른 놈은 병원에 누워 거짓 엄살이나 떨며 방관자로 물러나 있고,
신념의 잔에 탄 의기의 쇠주한컵, 단숨에 삼킨
젊은 전사들만이
회색도시부안으로 향하고 있다.
세상은 그렇게 불공평한 것이며, 어리석고 대중은 이를 알리 만무하다.
다만, 역사만이 빙그레 인간을 비웃으며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신은 죽었다
민주주의도 죽었다
아~ 부안의 민초들도 권력에 밟혀 죽는구나..
2003. 11. 21. 새벽 멀리 불타오르는 부안을 바라보며... 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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