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까칠해지는 것은 원치 않으니 가벼운 넋두리로 받아들여 주셨으면 합니다. ^_^

일단 핵이 일제를 패망시키고 징용된 식민지 사람들을 집으로 돌려보내 주었다는

것은 명백히 사실이 아닙니다. 일본은 어찌 됐든 패망해가는 중이었고, 핵은 항복을

고작해야 몇 달 앞당긴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대가로 치러야 했던

인도주의적 피해는 인류 역사에 너무나도 큰 상처로 남았습니다.


저는 핵이란 건 무기로써는 물론이고 평화적으로도 인간이 이용해서는 안 되는

물건이라고 봅니다. 그것은 너무 위험하고, 잘못되었을 경우 현장에 있었던

사람만 해꼬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자손만대에까지 해꼬지를 하는 물건입니다.

세계 많은 나라들, 그것도 한국보다 핵기술이 훨씬 발달한 나라들이 점점 핵발전소를

줄여나가는 추세에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교수니 과학자니 하는 사람들이

핵이란 건 절대로 안전하다고 선전하지만 그 말 앞에는 "내가 아는 한에서"라는

말이 교묘히 생략되어 있습니다. 몇 만년이나 써 온 불도 완벽히 제어 못해

사고가 나곤 하지 않습니까?


무엇보다 그런 끔찍한 물건을, 그것도 거기에 직접 당한 적이 있는 나라를

조롱하고 그들의 못된 행동에 항의하는 의미로 쓰기 위해 국가 공인발행물에

도안으로 넣는다는 것은 거미공포증이 있는 이웃 사람 면전에 자꾸 커다란 거미를

들이대는 짓과 똑같습니다. 그 사람이 아무리 못된 개자식이라고 해도 그런

식으로 복수하는 것은 사리에 어긋난다고 봅니다. 물론 그렇게 하면 마음이야

시원할지 모르겠습니다만, 도리를 벗어난 일로 시원함을 얻는다면 그것이

깡패들 주먹질과 다를 바가 무엇이 있을까 의심스럽습니다.


핵이란 끔찍한 물건을, 아무리 일본이 정신이 나갔다 해도, 세계 유일의 전쟁

핵피해 국가인 일본에게 조롱과 항변의 의미로 들이대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그래서 걍 웃자고 만든 합성우표지만, 저는 그것이 장애인의 신체를 농담거리로

삼는 것과 비슷한 아주 부적절한 농담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