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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이야기

bloodlust2004.02.02 16:42조회 수 199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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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는 '자유무역 협정'을 의미합니다만, 실제로는 자유무역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또한 가입국들끼리 원활히 물건을 사고 파는 것과도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몇몇 국가들끼리만 짜고 그 블럭 안에서만 관세를 면제/감면해주는 협정인 것이지요.

좀 더 따라서 좀 더 본질적인 용어로 서술하자면 '공동 보호무역 협정'쯤 되려나요?

여튼 현재 한국과 FTA 문제로 시끄러운 나라는 칠레입니만, 멕시코의 경우는 제가

아는 것이 없어서 모르겠군요.


이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정말 안타까운 것은, FTA 체결의 당위를 주장하며

여론몰이에 나서는 사람들의 논리가 철저하게 피상적인 경제논리로만 점철되어

있다는 겁니다.


물론 국가 신인도 추락이 어떻고 국내 공업의 손실과 이득이 어떻고 하는 얘기가

완전히 그른 얘기는 아닙니다만, 문제는 이것이 한국 농업의 입장에서 보면 죽기/살기의

게임이란 것입니다.


FTA체결은 한국 농업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농민단체에서는 주장하고 있으며

이것은 어느 정도 사실입니다. 왜냐면 칠레와 체결한다는 FTA는 칠레 농산품

수입의 전면 개방을 뜻하는데, 미국 농업 회사가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칠레 농업의

특성상, 결국은 미국과 다이다이로 농산물 수입 협정을 체결하는 것과 동일한 결과가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농민들, 겨울에 노는 거 아닙니다. 농사철보다는 한가하긴

하지만 내년 농사 준비해야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농사 작파하고서는 서울까지

올라와 죽기살기로 데모하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농민단체의 선동에 속아서?

언제 국회의원들이 지역구 서민들 말 들어주는 거 보셨습니까? 근데 이번에는

욕 먹어가면서도 그랬죠? 왤까요? 일단은 표가 무서워서지만 그 뒤를 들여다보면

그만큼 농민들이 시쳇말로 빡돌아있다, 이겁니다. 그게 무서운 거죠. 이놈들은.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희생도 필요하다고 하실 수 있을 겁니다. 경쟁력이 없는

산업은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고 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농업 발전기금으로 수많은

자금이 들어갔고 그래도 자생력을 지니지 못한 농업은 가망이 없다고 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벌써 양 국가간에 구두 양해가 된 사항을 번복하면 국가 망신이라고 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국민의 일부를 길바닥에 내앉히고 얻는 이득이 과연 '국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그런 논리는 집안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좀 덜 떨어진 자식 하나를

길에 갖다 버리자는 것과 같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런 논리에는 중요한 허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농업에는 '경쟁력 부재'라는

딱지를 서슴없이 붙이면서 관세로 가격이 뛰면 판매량이 줄어드는 공업 생산품에는

그런 잣대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한 마디로 이중 기준이라는 것이죠.

한국 공산품을 폄하하자는 게 아니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서 말해야 하는데

그 허울 좋은 '경쟁력'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농업에만 들이대더라는 얘깁니다.


일천한 경험의 결과, 저는 농민회의 주장이 100% 사실이 아닐지라도 국제사회에서

욕을 먹더라도, 농업을 국가적으로 보호하는 것이 사회 전체에 이익이 된다고 봅니다.

사실상 이건 욕먹을 일도 아닌 게, 소위 자유무역을 소리높여 외치는 나라들도 모두다

농업에 대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간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국가적으로 보호하고 있거든요.

심지어는 세계 최강의 농업국인 미국에서조차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저는 도시가 고향이라 농촌에 대한 유년 시절의 좋은 기억이나 농촌에 사시는 친척에

대한 기억은 없습니다만, FTA 이야기가 나올 때면 농활 가서 만난 생활에 찌든 형님들

아저씨들 생각이 들어 가슴이 아픕니다. 물론 제가 가슴이 아프고 그 분들이 안 되었다고

해서 제 이야기와 그 원본인 농민단체의 주장에 진실성이 더해지는 것은 아닙니다만,

적어도 그것은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가 될 수는 있을 겁니다. 그런 안타까운 생각에서

잠시 써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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