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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차 도난에 대한 긴 한풀이.. 홈즈 뺨치는 추리군요.

청아2004.02.04 12:31조회 수 250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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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록 홈즈 뺨치는 추리군요,
범인 꼭 검거하여 이땅에 잔차 도선생이 발붙이지 못하게 해주시기 바람니다.
나도 잔차 계단에 놓는데 이젠 집안에다 들어놔야 할까보네요.



>수원사는 이상발이라고 합니다.
>
>잔차를 도난당했습니다.
>
>도난 일시 : 2004년 1월 31일 오후 1시 30분 부터 2004년 2월 4일 오전 7시 사이로 추정
>
>도난 장소 : 우리 집 (아파트) 비상계단
>
>도난 자전거 : 2002년식 삼천리 넥스트 3300(철티비) 개조 많이 되었음.
>
>특  징 :  
>   1) 소위 말하는 "풀샥"임
>   2) 안장은 프로코렉스 완성차에 기본으로 달려 나오는 안장을 이식하였음.
>   3) 핸들바의 바엔드는 제거된 상태로 일자바임.  
>   4) 체인은 아세라급 체인이고, 체인링크 장착되어 있음.
>   5) 일반 철티비에 달려있는, 앞에 헤드셋 부근의 반사판이 없음.
>   6) 타이어가 흔히 보는 1.95가 아니고, 2.1정도로 보이는 무지막지한 것임
>       (평지에서 레이싱하면 속도 잘 안남)
>   7) 앞뒤 휠셋 모두 QR 레버 장착되어 있음.
>   8) 프레임의 왼쪽과 오른쪽 모두에 2003년에 제작 배포된 왈바 스티커(노란색 바탕과 투명바탕 스티커) 붙어 있음.
>   9) 페달은, 지금은 거의 잘 안 쓰는 토우 클립 페달임.
>  10) 자전거 스탠드 없음.
>  11) 앞의 좌측(자전거 라이더가 안장에 앉아서 봤을 때) 포크에 초록색 청테이프를 덕지덕지 감아놓았다가 떼어 낸 테이프 자국이 지저분하게 있음.
>  11) 앞 뒤로 흙받이 없음.
>  12) 기본 완성차에는 핸들그립과 그립쉬프트 기어 뭉치 사이에 얇은 필름막이 있는데, 여러 차례 분해 하면서 필름막을 버렸음.
>  13) 그립쉬프트가 핸들에서 아래 위로 움직이지 말라고 고정하는것은, 완성차는 아주 작은 육각볼트로 되어 있는데, 제 차는 여러차례 조립하면서, 아주 작은 십자 나사로 바뀌어 있음.
>
>범인 윤곽을 잡기 위한 기본 추리 내용
>
>  1) 범인은 자전거 전문 털이범은 아닐 것이다.
>     --> 비상계단에서 20여 미터 (우리 아파트는 복도식입니다) 떨어진 우리집 정문 앞 복도에는 프로코렉스 자전거 두 대가 나란히 있습니다. 안 가져갔더군요. 평소 열쇠를 안 채웁니다. 믿고 사는 우리사회를 만들자는 변명이었지요.  
>
>  2) 범인은 폐 자전거나 고철 등을 주워 가는 사람은 아닐 것이다.  
>    --> 없어진 자전거와 나란히 아들 녀석의 자전거가 있었습니다. 다만 아들 녀석의 것은 앞 뒤 타이어 바람이 빠져 있습니다. 또한 그 바로 옆에는 뒷 타이어 바람 빠지고, 안장이 없고, 핸들 테이프가 너덜너덜 해진 저의 오래된 싸이클 랠리도 있었는데, 그냥 잘 있습니다.
>
>   3) 범인은 자전거를 탈 목적으로 가져 간 듯 하고, 덩치가 큰 중학생이거나 혹은 고등학생이지 않을까 싶다.
>   --> 아들 녀석의 자전거는 바람은 빠졌을 망정, 모양으로는 없어진 자전거보다 더 새 것입니다. 그런데 바퀴 사이즈가 작습니다. 즉 24인치 짜리입니다.  
>
>앞으로의 수사(?) 계획
>   1) 초동수사가 중요하다.
>      --> 발생현장이 13층 이므로 자전거 이동은 엘리베이터로 했을 것입니다. 그 무거운 철티비로 13층에서부터 계단으로 이동하지는 못했을 것이고, 말만 풀샥인 자전거로 계단 다운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당연히 엘리베이터에 실었을 것인데, 엘리베이터 내에 달린 감시 카메라가 녹화되는 것인지 확인하고, 경비실에서 비디오를 재생해 볼 것입니다.
>
>   2) 탐문 수사의 단계
>      --> 자전거를 계속 타려고 하면, 아마도 자전거 스탠드를 장착하러 잔차 포에 들렸거나 혹은 들릴 것입니다. 자전거 수배 전단을 만들어 인근의 잔차 포에 돌리고 협조를 요청해 놓을 계획입니다. 그냥 타려고 하면 페달도 좀 불편하겠죠.  
>
>   3) 경계 근무의 강화
>      --> 짬 나는대로 인근의 학원가, 중고등학교 어귀, 인근의 공원 등지를 찾아봐야겠습니다. 와일드바이크의 노란 스티커가 달린 잔차가 눈에 띄면 좋겠지만, 주도면밀한 범인이라면 스티커를 떼느라 고생했을 것이고, 지저분한 스티커 자국이 있을 수 있고, 햇빛의 작용으로 스티커 붙인 자국의 색 바램 정도가 다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
>
>왜 이 자전거에 목숨을 거나?
>
>이 자전거는 매너리즘에 빠져들려고 하는 30대 초반의 아저씨가 삶의 활력을 찾기 위해 거금 13만원을 주고 구입한 자전거 입니다.  이 자전거를 통해서 잔차 세계를 접하게 되었고, 이 자전거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자전거로 서울도 몇번씩이나 다녀오고, 이 자전거를 타고 와일드바이크의 번개에도 따라 붙어, 유명산도 다녀 오고, 이 자전거로 강원도 수재 현장에도 돌아 다녔습니다. 마룻바닥 넘치도록 이 자전거를 다 분해했었고, 자전거 정비의 기초는 다 이 자전거를 통해서 익혔습니다.
>이 자전거 한대로 나 뿐만 아니라 내 아들과 아들의 아들까지 잘 타고, 자전거 박물관에 기증하고자 했던 자전거입니다.
>
>이 자전거를 꼭 찾아야 합니다. 반드시 찾아야 합니다.
>
>혹여 여러분들도 오며 가며 이상한 잔차 보이거든 꼭 알려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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