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8242234355&code=940202
대학 시절이 생각나네요. 학내에 경찰이 상주하던 80년대 초.
우연한 계기로 경찰서에 끌려 가고, 밤샘 조사를 받고, 제적 당한 친구도 있었고, 전 학사 경고를 받았습니다.
학내에 상주하는 경찰들 중 담당형사가 그럽디다.
'너, 앞으로는 학내 문제 있으면 알아서 다 보고해라. 안 그러면.....' 이른바 프락치로 이용하려는 시도였죠.
지금도, 그 형사의 얼굴이 기억납니다. 밤샘 조사를 할 때, 새벽 2시 정도던가, 집에 전화를 해서 아내랑 통화를 하더군요. 아이들 잘 있냐고 묻고, 자상한 남편의 모습을 보여 주던 그 형사가 우리를 대할 땐 완전히 독사 같았습니다.
링크된 기사를 읽으면서 그 때 그 형사의 얼굴이 문득 떠올라 소름이 끼쳤습니다. 생존권을 쟁취하려는 절박한 노동자를 협박하고 죽음으로 몰아넣는 저 형사도 분명히 가정이 있고, 형제 자매와 친구들이 있을 겁니다. 인간으로서 할 짓이 못 되는 짓을 태연히 저지르는 저들도 분명히 인간일 겁니다. 껍데기는 분명 인간인데, 과연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
인간을 대하는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저 좀비들에게도 인정을 베풀어야 하는 건지, 아직도 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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