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8시경 한 간병인이 환자를 모시고 오셨는데...
침대에 코마상태로 누워있는 어르신을 간병하는 분입니다.
그 간병인과의 인연은 그러니까 제 큰 딸랑구가 초등 1학년 때 그네를 타다 떨어져서 이마가 깨진 적이 있습니다.
큰 수술을 했고 물론 지금은 다소곳하진 않지만 잘 크고 있습니다. 지금은 4학년인...
그 아이가 입원했을 때 한 병실에 다른 환자의 간병인으로 있었고 전 까마득히 잊었는데 저를 기억하면서 딸아이는 건강
한지 물어주셔서 어렴풋한 기억을 되살렸던...
근데 그 간병인이 오늘의 환자 전에 간호하던 할머님 한 분이 있었는데... 나이는 70 중반의.
그 환자분은 폐렴이었는데 폐사진을 보아도 아주 좋지 않았습니다.
촬영 방법중에 decubitus라는 방법이 있습니다. 한문으로 풀자면 측와위(옆구리가 바닥에 닿게 누운)
폐에 물이 차는 폐수종일 경우 주로 촬영하는데...
그 어르신은 몸도 많이 불편하고 힘든 분입니다.
항상 휠체어로 내려오셔서 검사를 받으시는데 한번은 검사 테이블에서 실례를 하셨습니다.(변을 보셨다는)
기저귀를 차긴 했지만 옆으로 흘러서 테이블에도...(당연히 제가 POLY GLOVE를 끼우고 치웠지요)
당시 어르신의 정신은 또렸해서 많이 미안해 하셨더랬지요.
옆으로 누운 촬영을 할 때는 주 테이블이 아닌 별도의 테이블에 다시 올라가야 하는데 그게 좀 높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 힘든 몸으로 "으이쌰~~" 기합을 넣으며 용을 쓰고 올라가시곤 했지요.
제가 아침 F/U할 때는 DECUBITUS촬영은 제 방에서만 합니다.
이유는 다시 말씀 드릴 기회가(길어지니까)
그렇게 몇 번을 제와 대면했고 어르신께서 하루는 "아이구 청년 전에 미안했는데... 내가 이따가 쵸콜릿이라도 사다 줄께"
하시더군요. 아마도 어르신의 주 간식거리가 쵸콜릿이었나 봅니다.
그에 "어르신 그건 제가 당연히 치워야 했던 거고 그리고 저 쵸콜릿 거의 안 먹어요. 그냥 마음만 받을께요~~!"
그렇게 출근하는 다음 날 아침에 항상 저를 만나게 되는 상황이지요.
폐에 물이 찬 환자는 거의 매일 촬영을 합니다.
보통 아침 F/U환자가 120명~많게는 177명까지도 했습니다.
그 중 위와 같은 촬영을 하는 환자는 약 10여명 정도 되는데... 이게 촬영시간도 오래 걸리고 눕는 자세가 힘들고(고통 수반) 또한 환자의 상태도 힘든 분들이 많습니다.
그 이유로 시간이 오래걸리지요.
말이 길어졌는데...
간병인이 간병하는 환자가 바뀌었다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호전되어 퇴원했거나, 아니면 중환자실로 옮겨졌거나, 아니면 하늘나라로...
아까의 그 간병인이 그러십니다.
"그 할머니 돌아가셨어요~~! 돌아가시면서 많이 미안해 하고 아쉬워 하셨어요~~!"
얼마나 미안했으면 가족들과의 임종의 순간에 간병인에게 그런 말을 했을까요...
사주신다던 쵸콜렛 그냥 성의로 받을 껄 그랬나 봅니다. 쩝...
씩씩하고 아픔도 잘 참는 어르신이었는데...
어르신~~! 부디 좋은 나라로 가셔서 행복하게 잠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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